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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호 2024년 11월 18 일
  • [창간 18주년 관광학 교수에게 듣는다_인덕대] ‘관광업 종사자 자부심’ 느끼는 풍토 만들자

    서 선 인덕대 관광서비스경영학과 교수



  • 류동근 기자 |
    입력 : 2017-03-27 | 업데이트됨 : 7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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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업계입문에서 교직생활까지 과정은.

 

초등학교 교사이신 아버지 영향이었을까? 교직과목 이수와 교생실습 후 중·고 교사가 되는 것을 계획하게 됐다. 하지만 교생실습을 하면서 20대 중반의 나는, 자라나는 새싹들 모두에게 선(善)영향을 줄 능력이 있는가? 차별 없이 대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교직을 포기했다. 다른 준비 없이 갑작스런 노선변경으로 6개월의 백수생활을 지나, 신문에서 대한항공 채용공고를 보았고, 운 좋게도 발권부서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발권에서 9년 반, 종합직 선택과 함께 서울여객지점 여행사 판매팀으로의 이동은 내 인생의 가장 큰 터닝 포인트가 됐다. 남자들만 할 수 있는 일로 치부되어 왔던 항공사 판매업무는 여자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세일즈랩은 ‘회사의 대표’라는 판매팀장의 말씀은 회사상품과 회사 전반에 대한 시각을 달라지게 했다.

 

특히 지점에서의 가격담당 업무는 회사수익을 본인이 책임이라도 지고 있는 양 스스로에게 짐을 지우며 한껏 주인의식에 차있었던 시간이 됐다.

 

판매부서 경험은 삶의 태도를 좀 더 능동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고, IMF 영향으로 선배들의 비자발적 사직 등 갑작스러운 환경변화는 평생직장의 틀을 바꾸고 장래에 대한 조바심을 갖게 했다.

 

친구 권유로 결정한 대학원 진학은 주경야독 결과물. 석·박사 취득과 함께 인생의 두 번째 선택, 인덕대학교 관광서비스경영학과 선생으로의 변화로 이어졌다.

 

 

업계 재직 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발권부서 신입사원 시절, 선배들은 결혼과 이사 등이 있으면 단칸방이어도 집들이라는 것을 하곤 했다.

또 발권부서 내 카운터 발령이 나면 ‘가는 정 오는 정’이라고 하는 행사를 수시로 하곤 했으며, 친구들로부터 그 회사는 허구한 날 ‘가는 정 오는 정’이냐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다. 그리고 판매 부서에는 큰 수요를 타 항공사에 빼앗긴 날에, 진급발령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날에 동료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나누는 날들을 보낸 시절이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독립된 연구실에서 지내는 학교생활에서는 찾기 힘든 일이라 정을 나누던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Q. 업계를 떠나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나.

 

업계를 떠났지만, 제자들을 관련업계로 보내는 일을 하다 보니 언제나 업계에 대한 관심을 멈출 수가 없게 됐다.

업계의 건승만이 관광 전공자인 우리 아이들의 장래라 생각하니, 업계에 몸담고 있을 때 보다 더 발전하기를 기원하게 됐다.

2008?2009년 세계 경제위기로 관광업계가 침체되어 채용공고를 찾아보기 힘들 때는 졸업을 앞둔 아이들에게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업계를 일자리로만 보는 아이러니한 측면도 있다.

 

Q. 재직 시 업계의 문제점이나 개선점은.

 

다른 어떤 회사보다 여직원의 비중이 많았던 회사임에도 임원은커녕 여자 부장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던 시절에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아쉬웠다. 결국은 사직서 작성 시 회사에 바라는 점에 한줄 남기게 됐다.

다행스럽게도 퇴사 후에는 여자후배가 임원이 되었다는 소식이 간혹 들려와 기뻤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듯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Q. 업계의 바람직한 발전상은.

 

최근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을 차치하면, 관광산업은 유커 덕에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있었다.

 

업계의 목표에 경제적 이익이 배제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 여서는 안 될 것이다. 적어도 업계에 몸담고 있는 종사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조직으로써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만 한다. 다른 업종의 사람들에게도, 관광업계 종사원의 가족에게도, 종사원 본인에게도,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대우와 배려가 존재하는 가치가 보편화되길 기대해본다.

 

 

Q. 강의를 하며 느낀점은.

 

토익점수, 자격증, 해외연수, 봉사경험 등 책임감 강한 인성의 소유자. 요즘 청년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너무나 많다. 대학생으로서 누려야 할 낭만을 쫓다보면 혼자만 도태되는 것 같아 초조해하고, 결국은 취업에 도움이 되는 무엇인가를 찾아 나선다.

 

내가 가까이에서 본 학생들은 너무나 순진하고 순수해 놀랄 정도다. 하지만 세상에서는 ‘요즘 청년들은 이기적이고, 참을성이 없고 등등….’이라 한다.

 

업계에서는 취업하고 바로 실무를 잘 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NCS 접목 등 노력하지만 학교교육만으론 한계가 있을 것이다.

 

처음 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서툴고 실수도하기 마련이다. 전공자가 그것도 못하냐며 재촉하고 몰아붙이지 말고, 조직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보듬어서 입사 후 바로 퇴사하는 일이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Q. 업계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보다 관광산업이 발달할 수 있는 여건이 지속되었으면 한다.

 

처음 학교로 옮기고 아이들이 중·소 여행사, 호텔에 취업할 때 낮은 초임으로 놀라고 당황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10여년이 흐르면서 인센티브제도 도입 등으로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있다. 어느 여행사 사장님께서 가장 높은 연봉으로 업계에서 욕을 먹는다고 하셨는데, 이런 분위기가 업계에 좀 더 많은 업계에 번져가길 바란다.

 

그 중에 한국의 관광산업 종사자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가치가 함께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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