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업계입문에서 교직생활까지 과정은.
지난 1984년 아주관광에 입사해 약 15년간 해외여행부, 특수사업부 등에 근무하면서 올림픽 관련사업, 사회주의 국가와의 신규사업, 크루즈 챠터 사업 등 중장기 프로젝트 성격의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이러한 업무 대부분이 철저한 준비와 계획을 필요로 하고 있어 사업기획과 매니지먼트에 관한 이론 습득을 필요로 하게 됐고, 이를 위해 회사에 근무를 하면서 대학원 학업을 병행하게 됐다. 후에 독립해 회사를 설립해서 운영하던 중 대학에서 교수 초빙공고가 있었다.
업계 출신으로 후배양성에 좋은 기회라 생각해 지원했는데, 운이 좋아서 전임교수로 임용돼 19년째 학생들과 함께 하고 있다.
Q. 업계 재직 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우선 열심히 일 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당시 모든 분들이 그러했지만 늦은 밤까지 일하던 날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시차가 있는 유럽, 미국 등의 회사들과 다급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밤늦게까지 자리를 지켜야했던 것이 일상이 되었던 적이 많았다. 요즈음 젊은 세대들은 그 때와는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으니 그렇게 일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시간과 노력을 바친 것은 삶의 여유와 여가, 그리고 가족과의 시간을 빼앗아 가긴 했으나, 좋은 점도 있었다.
특히 다양한 국가와의 업무수행을 통한 국제 감각의 형성,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을 때의 업무성취와 보람, 업무수행을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경력개발과 자아개발 등 많은 것을 제공해주기도 했다. 업무수행 중 관련 바쁜 시간을 쪼개어 새벽과 점심시간에 여러 어학 학원을 다녔던 것도 지나고 보니 즐거운 추억 중 하나다.
Q. 업계를 떠나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나.
업계를 떠나고 보니 다양한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것 같다. 종전에는 당면한 사업의 범위 내에서만 예측과 전망을 했었으나, 강의와 연구를 수행하면서 사업의 다양한 관점에서의 해석을 인용하게 됐고, 이는 좀 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분석하는 기회가 됐다.
또한 업무성과 중심의 이성적 리더십만큼이나 개인의 역량과 상황을 존중하는 감성적 리더십도 중요하다는 시각의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시각을 업계 재직 시 지니고 있었다면 좀 더 훌륭한 관리자가 되지 않았을까 종종 후회하기도 한다.
Q. 재직 시 업계의 문제점이나 개선점은.
과거나 지금이나 치열한 경쟁상황이 문제인 것 같다. 자본주의 국가의 기업은 어느 업계에서나 그 형태가 과점적 경쟁이던, 독점적 경쟁이던 경쟁은 치열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합법적 범위 내에서 권익 보호의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경쟁이 너무나 치열하다보니 이러한 업계 권익까지도 위협받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외환위기로 외국환의 가치가 높아지자 그만큼의 환율 상승분을 모두 가격 경쟁에 사용해 외국 여행사에게는 이득이 되고, 국내여행사에게는 손실이 되었던 일부 케이스는 이를 대표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과다한 저가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유통구조 변화에 따른 미래 업계의 수익구조 개선 등은 장단기 업계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다. 따라서 업계 권익 보호를 위해서는 모든 업체가 단결해야 하고, 무엇 때문에 어떻게 단결해야 하는지는 협회와 같은 공식 기구뿐만 아니라 클럽이나 포럼 등의 캐주얼한 모임에서도 꾸준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 아울러 세계여행신문과 같은 업계 전문 매체들이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를 해결해야 하는 시점에 시그널을 업계에 보낼 필요가 있다.
Q. 업계의 바람직한 발전상은.
업계의 바람직한 발전상을 논할 정도로 현명하거나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업계 내 공동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해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해결, 위기에 대한 공동 대처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과도하지 않은 적절한 경쟁과 협조,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업계가 단결하고 여행 소비자를 위한 진정한 가치 창조를 추구한다면, 좀 더 신뢰받는 산업으로서의 위치를 만들어갈 것이다.
Q. 강의를 하며 느낀점은.
많은 것을 느낀다. 특히 배우고 연구하고 소통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고 본다. 흔히 말하는 ‘이론’이란 업계의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영 노하우가 축적돼 그 틀을 갖춰 놓은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이론’의 근간이 되는 것은 현장에서의 업무이다. 이 때문에 좋은 이론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산학연계가 매우 중요하며, 항상 여행 산업의 현장 흐름을 읽고 있어야 한다. ‘관광’이라는 실용학문의 울타리에서 좋은 강의를 위해서는 늘 현장 흐름의 동향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가끔 업무현장에 초청해 따뜻한 차 한 잔 대접하면서 업계동향을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특별히 고맙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Q. 업계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산학연계가 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결국 지금의 학생들은 향후 업계를 이끌어갈 미래의 직원이자 간부들이고, 미래 업계의 운명을 결정지을 소중한 인적 자원들이다.
이처럼 사랑스런 후배들에게 취업 뿐 만 아니라 업계를 경험할 수 있는 실습, 아르바이트, 비공식적인 만남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상호 이해와 소통의 길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요즈음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교과내용을 학교에서 반영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있으므로 업계의 의견과 충고가 학교로 전달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의사소통을 해줬으면 한다. 이를 통해 업계와 학계의 상호 관심이 양측 발전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