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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호 2024년 11월 18 일
  • [창간 18주년 관광학 교수에게 듣는다_부천대] ‘건전한 경쟁 ? 상식적인 경영’이 필요하다

    이 인 희 부천대 호텔관광경영과 교수



  • 류동근 기자 |
    입력 : 2017-03-27 | 업데이트됨 : 7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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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업계입문에서 교직생활까지 과정은.

 

90년대에 코오롱에서 상용여행을 담당하며 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이 후 LG카드 해외여행팀에서 일하며 카드 회원을 대상 여행상품 개발 및 임직원 인센티브 투어를 담당했다. 업계에 있는 동안은 주로 B2C보다는 B2B를 맡았다. 지금으로 치자면 MICE 담당이었다. 그러다 범한여행(레드캡투어 전신)으로 이직했고 부장으로 일하며 대학원을 다녀 교직생활의 첫 디딤돌을 놓았다.

 

 

Q. 업계 재직 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한국 관광산업의 초창기부터 업계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업계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지켜봤다. 여행업은 세계의 크고 작은 변화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경제적 변수 및 국가 간의 정치적 관계는 물론이고 질병, 테러, 하다못해 자연재해와 같은 것들에도 한 지역의 여행 산업이 휘청인다.

 

현업에 있으면서 가장 큰 위기라고 느낀 시기는 1997년 IMF와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때다. 달러 환율에 변동이 생기면 여행업계 파장은 어마어마하다. 미국권 국가로의 여행이 감소하는 것은 둘째 치고, 당장 현지 업체들과 대금을 처리하는 것부터 삐그덕 거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큰 위기들을 겪고 느낀 것은, 여행업은 절대 사장되지 않을 시장이란 거다. 여행은 이제 사람들의 삶의 일부가 됐다.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처럼 여행을 가는 것이 현대인들의 기본적 욕구가 됐다고 생각한다. 잠시 상황이 어려워져도 그때 뿐, 또 금방 회복된다. 현재 AI, 사드, 경제위기 등 위협적인 요소가 다수 존재하지만 이 시기만 지나면 업계는 다시 활발한 발전을 이뤄갈 것이다.

 

 

Q. 업계를 떠나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나.

 

여행업계는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매일 쉴 틈 없이 일들이 쏟아지고 닥치는 대로 일을 처리해내기 바쁘다. 또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감정소모도 심하다. 이렇게 몰아치듯 일을 하다 보니 그간 쌓인 노하우나 지식을 차근차근 정리할 시간이 없었다. 현업에서 보고 느끼는 것은 많은데 그 아까운 지식들을 그냥 흘려보내게 된다. 또 현업에 있을 때는 공부할 시간이 없다보니 오히려 트렌드를 파악하기가 어렵기도 했다.

 

현재 교직에서 업계를 바라보면, 본인이 현업에 있을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다.

 

업계 후배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개인적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소비자들은 SNS의 접촉으로 점점 똑똑해지고 있는데, 오히려 대중에 앞서 트렌드를 이끌어 가야할 업계가 소비자들보다 뒤쳐지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현재 교육자로서 일하고 있는 만큼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의 교육을 위해 힘써야할 필요성을 많이 느낀다.

 

Q. 재직 시 업계의 문제점이나 개선점은.

 

항공사-여행사 간의 수직적인 관계와 업계의 과당 경쟁은 예나 지금이나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지금이야 외항사도 한국에 많이 들어오면서 과거보다 업계 내부가 유연하게 변했지만, 앞으로도 ‘상생’을 도모해야 업계 전반의 파이가 커질 것이다.

 

과당 경쟁 문제도 결국은 패키지가 존속하는 대신에 온라인 노출로 방향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정적인 영향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직원 각자가 ‘전문 지식인’이 돼야 한다.

 

여행업 최고의 자산은 상품도, 가격 경쟁력도 아닌 사람이다. 한편으로는 업계내 가격경쟁이 과열되다보니 제살깎아먹기 식 경영을 하며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이 고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여행업계 이직률이 두 자릿수를 웃도는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당장 직원들의 복지와 급여를 개선하라고 업계에 읍소하는 것은 아니다. 여행업의 파이가 커졌지만 수익모델이 변변치 않다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이렇게 급여가 작고 힘든 업종일수록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회사에 대한 직원의 로열티를 키우는 데는 복지 및 급여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같이 일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 당장 오늘부터라도 직원을 돈벌어오는 기계가 아닌, 동생처럼 생각하고 대해보길 권한다. 사람이 재산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니.

 

Q. 강의를 하며 느낀점은.

 

흔히 우리 세대는 젊은 세대를 ‘멘탈이 약하다’고 평가하곤 한다. 교직에서 젊은 친구들과 함께 호흡하는 사람으로서 그 생각에 완전히 반박할 수는 없다. 확실히 우리 세대와는 다르게 여린 면이 있다. 하지만 우리 세대도 아버지 세대와 비교해 보면 나약하지 않은가. 이렇게 시대가 흘러가고 사람 모습이 변하는 것이다. 그것을 거스르면서 젊은 친구들에게 우리 세대와 같은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업계의 인력 회전률이 높은 만큼 사람도 자주 뽑을 것이고, 신입사원의 연령도 계속 낮아질 것이다. 그들에게 기존의 문화를 강요해 놓고 ‘왜 요즘 애들은 이렇게 나약한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할 때가 아니다. 세대의 흐름에 맞춰 그들의 단점은 보듬어주고 장점을 살려줄 수 있는 업무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업계 선배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업자들이 정상적인 경쟁과 상식적인 경영을 했으면 좋겠다. 여행업계 파이는 계속 커지고 있는데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만족감은 점점 떨어진다면 얼마나 모순된 일인가. 회사 차원에서 직원 교육과 복지 질의 향상이 꾸준히 이뤄지길 바란다. 그래서 여행업계 파이 뿐 아니라 그 속에서 일하는 개개인의 행복도 증대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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