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업계입문에서 교직생활까지 과정은.
돌잡이로 연필을 잡았다고 하더니, 이렇게 학교에 와 있다. 1982년 여행업에 처음 입문해 2007년 까지 25년 동안 여행사는 행복하고 즐거운 직장이었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기 이전 출장을 다녀오면 주변에 출세한 사람으로 보여 지기도 했던 때였다. 정신없이 일을 하던 와중 IMF가 터지면서 업무가 줄어들고 그 기회를 틈타 시작한 공부로 2005년부터 대학에 출강을 시작했다.
여행사 재직시절 발권 카운터 직원과 OP 구하기 힘들었던 기억에 여행사에서 필요한 인재를 집중 배출해 보고 싶던 중 경복대학교에 2011년 임용이 됐다.
경복대학교 국제관광과는 여행사 업무를 중심으로 한 여행사 전문학과다. 발권 업무를 중점으로 매학기 CRS자격증을 취득하게 하고 실습을 시킨다. 그리고 NCS(국가직무능력)에 기반한 OP업무와 고객관리를 중점으로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그 결과 이제 매해 졸업생 75%가 여행사로 자력 취업을 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
Q. 업계 재직 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재직하며 기억에 남는 것을 생각해 보니 소중한 것도 기억에 남아 있는 것도 사람들과의 인연이다.
여행사 업무는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지만 보람 있고 즐거운 기억도 모두 사람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한창 일하던 시절 항공권을 찾으러 여행사로 오셨던 노신사 분께서 바쁘게 전화를 받으며 일하는 내 모습을 보고 “너무 바쁘게만 살다보면 세월이 덧없이 가니 꼭 자신의 미래를 위한 시간 계획을 세우고 살라”라고 하셨는데 지금도 마음에 그 말씀을 꼭 간직하고 있다.
20대에 그런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과의 만남이 삶에 큰 도움이 됐다. 인간을 성장시키는 것은 질책 같은 교훈이 아니라, 독려와 칭찬의 박수 그리고 잘 할 수 있다는 힘 있는 응원인 것 같다.
Q. 업계를 떠나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나.
여행자유화와 더불어 성장기를 여행업계에서 보내서인지 지금도 전화를 받으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척척 해낼 것 같은 자신감이 남아 있는 건 뭔지 모르겠다.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고 여행업의 환경도 크고 작은 변화를 끝없이 해나가지만 시장은 수요와 공급, 일은 ‘고객과 나’라는 관계는 변함이 없다.
여행업에서 활발하게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선·후배님들을 보면 항상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업계 학생들을 보내고 있는 입장에 있다 보니 떠났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여행사 전문학과를 운영하고 업계에 계신 분들과 좋은 교류를 하며 관광인으로 자세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Q. 재직 시 업계의 문제점이나 개선점은
재직하던 때 가장 큰 문제였던 것은 역시 과다한 경쟁으로 인한 리베이트 영업이었다. 리베이트 영업이 시작되던 초창기여서 오래 거래하던 거래처가 리베이트 영업으로 넘어갈 때 충격이 너무 컸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다. 이런 일을 서로 반복하며 제 살 깎기가 만연할 때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다.
지금도 패키지 여행상품이 적정 이윤이 지켜지지 않고 현지 랜드사에 이윤은커녕 랜드 피도 없이 손님을 넘기는 일부 시장을 구조를 볼 때 너무 걱정스럽다.
수업시간을 통해 학생들에게 ‘공정여행’에 대한 내용을 꼭 강의를 한다. 작은 노력이지만 업계의 바른 거래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Q. 업계의 바람직한 발전상은.
여행과 관광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방송프로그램을 보면 여행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어 너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OTA를 포함 여행관련 온라인 커뮤니티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 이미 확산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보이는 것과의 싸움이 아니라, 전 세계 보이지 않는 것들과 전투를 해나가야 하는 여행 업계의 환경을 보면 걱정이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오며 꾸준히 발전해 온 우리 여행업계가 다시 한 번 건강하게 대처 할 수 있길 바란다.
Q. 강의를 하며 느낀점은.
여행을 전공으로 택한 학생들의 특징은 대부분 자유로운 생각들과 밝은 성격을 갖은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내가 느낀 여행업 종사하시는 분들의 특징은 일단 외모 면에서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고 성격은 긍정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강의를 할 때 학생에게 우리들이 하는 일에 대한 긍지와 업계 종사자로 자존감을 갖도록 강조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개인적으로는 나를 위한 것이지만 나를 통해 타인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다소 원론적이고 교육적인 이야기지만 결국은 직업에 대한 자존감을 가지고 있어야 더 행복하게 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여행이란 비즈니스는 삶을 더 행복하게 하기 위한 수단을 제공하는 일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무한한 가능성의 소유자들이기 때문에 자기가 하고 있는 일들 통해 개인의 성장 할 수 있는 방법도 많이 얘기한다.
Q. 업계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여행업 밖에 모르는 사람이고 여행사에서 일을 하면서 성장했고, 학교에 와서도 여행사만 가르치고 있다. 가정교육을 받아 인성을 만들고 학교 교육과 사회교육은 합하여 전문가를 만들어 낸다.
지금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업계로 배출 시키는 입장에 있다 보니, 미래를 맡아 끌고 갈 후배들에게 선배님들의 좋은 지도와 편달을 부탁한다.
여행 업계의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풀어나갈 힘도 역시 사람이다. 생각의 색깔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는 젊은 후배들이 결국은 해결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풍운의 뜻을 가지고 여행업계에 입문하는 후배들에게 업계 선배님들이 좋은 멘토가 돼 준다면 언젠가는 큰일을 해 낼 사람들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