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들을 지켜보노라면 참 안타까운 부분도 많습니다. 예전에는 조중동이라는 종합일간지에 상품광고 내서 모객만 하면 됐으나, 이제는 포탈이니 카페니 홈쇼핑이니 TV니 심지어는 자체 방송까지 만들어 모객에 나서고 있으니 말이죠.
그것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광고비도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과도하게 지출돼야 하니 혹자들은 말합니다. 이제 패키지 여행업에 진출하려면 최소 1000억원의 자본금이 필요하다고 말이지요.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여행사들은 대형패키지사들이 놓치고 있는 틈새를 찾거나 자사만의 특이상품을 만들어 모객에 나서고는 있으나, 이 역시 몇 달 지나지 않아 경쟁사 혹은 대형사들로부터 카피를 당해 신상품을 개발해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놓여 있습니다.
특허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유일한 사각지대가 여행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변상품을 슬쩍 베껴도 누구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지적소유권 자유지대로 남아있는 유일한 업종이 여행업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렇듯 치열한 경쟁으로 모객에 나서다보니 중소여행사들은 물론이고 대형사들도 갖은 머리 써가며 수익을 올리려 안간힘을 씁니다.
어차피 여행업에서 인건비 인하를 통한 수익률 올리기는 전업종 대비 바닥이나 마찬가지니 불가능한 현실이고, 이리저리 쥐어짜고 머리 굴려봐야 수익 올리기는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는 사실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죠.
그러나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정도를 벗어나면 안되지 않겠습니까.
최근 모여행사가 VI(볼륨 인센티브)제도를 신설해 랜드사들로부터 VI를 받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분기별로 지상비를 합산해 수익의 일정부분을 내놓으라는 얘기죠. 다수의 항공사가 커미션제도를 없애고 VI를 통해 여행사를 다스리고 있습니다. 그것도 문제가 참 많지요. 매년 실적이 오르지 않으면 VI를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당하게 항공사 대신 항공좌석을 팔아주는 댓가로 수수료를 지급해야함은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수수료제도는 폐지하고 무슨 상여금 주듯이 VI제도를 만들어 운용해오고 있지요. 그것도 제도화된 것이 아니라 여행사별로 얼마를 받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참 기이한 제도지요. 그런데 여행사가 이를 모방해 랜드사에게 VI를 받겠다고 나선겁니다. 더욱이 동남아 랜드들은 쇼핑 등으로 수입이 더 짭짤하니 VI를 더 내놓으라고 했다지요.
아실만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동남아 지상비 바닥입니다. 쇼핑과 옵션 모두 풀어 지상비를 낮추었기 때문에 저가상품 난무한지 오래고 근근이 버티고 있다는 것이 랜드와 현지로컬들의 강변입니다.
아마도 추측건대 일부 직원들의 그릇된 행태를 양성화 시키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판단은 해봅니다. 일부직원들이 지상비에 일부금액을 얹어 준뒤 다시 돌려받는 불법적인 행태가 포착돼 문제가 됐었던 적이 있었지요. 이를 음지서 양지로 끌어내겠다는 의도같긴 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현재의 최저가 지상비를 통한 행사가 만연된 상황에서의 VI정책은 그릇된 정책임이 분명합니다.
랜드에게 정상적인 지상비를 제공하고 양질의 서비스로 리피터 고객을 유치하는 그런 정상적인 거래가 우리네 여행업을 발전시키는 올곧은 여행문화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