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항공기 지연이 부쩍 늘어났다. 직접 체감하기에도 지난해보다 항공편이 지연되는 경우가 늘었다. 과장 좀 보태 저비용항공사들의 동남아 노선은 이용했다하면 지연이다. 이유는 매번 같다. 항공편 연결 사정 때문이라고. 올 들어서만 네 번을 겪고 나니 이제는 모든 여행일정의 항공예정 스케줄이 의심스러워 질 정도다.
국제선뿐만이 아니라 국내선의 고질적인 지연운항 문제는 이미 숱하게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국내선 항공기 지연율은 전년 대비 80% 이상 늘었고, 항공기 5대 중 1대꼴로 30분 이상 이착륙이 지연됐다고 한다. 그야말로 항공사들의 약속 시간은 의심부터 하고 봐야 되는 상황이다. 늘어나는 수요 따라 공항도 혼잡해져 생기는 지연이라니 어쩔 수 없다고 치자. 다만 아쉬운 점은 항공사서비스에 이같은 불편에 대한 공감은 배제됐다는 것이다.
올 초 본인이 이용한 세부행 항공편도 출발이 2시간가량 지연됐다. 당황한 본인에게 체크인 카운터 직원은 아주 능숙하게 밀 쿠폰을 꺼내더니, 식사를 공짜로 하고 기다리라 한다. 두말 할 나위 없이 미안한 기색은 없었고, 밀 쿠폰을 건네는 손길은 ‘매번 그래왔다는 듯’ 했다.
또 다른 경우는 마카오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항공기 탑승을 기다릴 때였다. 출발 예정시각이 넘어서도록 탑승조차 시작되지 않았다. 체크인시 어떤 안내도, 게이트 앞에서의 어떤 고지도 없었다. 출발시각을 10여 분 넘겼을까 그제야 탑승이 시작됐다.
아니나 다를까 항의 소리가 들려왔다. 한 남성은 항공기에 오르자마자 승무원들에게 “약속을 어기는 건 둘째 치고, 늦으면 늦는다고 말이나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다들 영문도 모르고 기다리지 않나”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한국 고객센터에도 이미 항의했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어렵사리 출발한 항공편은 예기치못한 기상환경으로 도착 시간이 예정시각보다 3시간 가량 늦어졌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승무원들은 외국어로는 더더욱 설명하지 못했을 뿐더러, 승객들이 표출하는 불편한 기색에 대처할 준비가 돼있지 않아 보였다.
지난해 전 세계 항공수요가 전년 대비 6% 가량 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9% 증가했다. 세계평균 성장률보다 높은 수치다. 앞으로도 지연운항은 늘어날게 불 보듯 뻔하다. 환경이 바뀌니 새로운 문제들이 생긴다. 여기에 꼼꼼하게 대처해나가고 있지 못한 모습이 자주 목격되니, 잃지 않아도 될 점수를 잃고 있는 건 아닌지 노파심이 앞선다.
<조재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