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기업들에게도 하나의 트렌드가 된 ‘Open Innovation(오픈 이노베이션)’ 이라는 개념이 있다.
Open Innovation이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친숙하지 않기 때문에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이러한 예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애플의 앱스토어를 들 수 있다. 애플은 내부적 혁신을 통해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OS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외부 기술자들이 애플의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애플의 플랫폼에서 판매 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수익을 공유하는 앱스토어를 만들어 냈다.
Open Innovation을 위한 행보는 IT업계뿐만 아니라 해외 여행업에서도 상당히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국내 여행사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EAN이 좋은 예시 중 하나다. 익스피디아 그룹은 EAN(Expedia Affiliate Network)를 설립하고 익스피디아가 가지고 있는 인벤토리를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특히 EAN은 API를 공개해서 전 세계의 여행사뿐만 아니라, 여행 관련된 미디어, 블로그,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의 유관 업체에서도 익스피디아의 상품을 제공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로써 유관업체들은 자신들의 트래픽을 활용해 수익화를 할 수 있으며, 익스피디아는 API 공개만으로도 사용자 접점을 크게 확대 시킬 수 있게 되었다.
프라이스라인 그룹 역시 PPN(Priceline Partner Network)를 통해 자사의 상품들을 API 형태로 글로벌서비스 중이다.
숙박 인벤토리를 중심으로 제공하는 EAN과 PPN 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스카이스캐너의 경우 B2B 서비스를 2년 전부터 일반에 공개해 왔다. 실시간 항공권 검색 API와 기존 사용자들의 검색 기록인 캐시 데이터(cache data)를 오픈해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외부 개발사들과 공유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UX를 통해 항공 및 교통시장에 접근하고 있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스카이스캐너의 B2B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여행 콘텐츠 기업인 트립어드바이저는 로컬 상품들의 평가, 상품정보, 위치정보 등을 API 및 위젯을 외부에 오픈해, 여행지 관련 콘텐츠가 필요한 개발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OPEN API를 통한 개방이 여행업에서는 주된 흐름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GDS와 글로벌 OTA 사들에서 기술구매 및 M&A, 투자, JV 등의 형태로도 많은 시도들을 하고 있다. 또한 이를 위해서 해커톤, 스타트업 행사지원 등 문화적 활동들도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유수의 글로벌 여행기업들이 자신들의 정보를 외부에 오픈 하고 외부의 역량을 끌어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로 단정 짓기는 어렵겠지만, 적은 비용으로 서비스 영역과 사용자 접점을 다각화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 하더라도 모든 사용자의 입맛에 맞출 수는 없다. 그렇다고 모든 사용자들을 위해 개별의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기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글로벌 OTA들은 자신들의 정보를 공유하는 대신 외부의 리소스와 아이디어로 많은 사용자들에게 다가가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다. 협력사의 입장에서도 인벤토리 형성, 기술개발 등의 비용을 크게 절감 할 수 있고 빠른 수익화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협력이 계속 될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의 본질적 역량에 집중하며 그 기술을 공유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갈 수 있는 Open Inno-vation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아쉽게도 아직 한국 여행업에서는 이러한 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외부조직과의 협력 경험이 많지 않고 내부의 지식을 외부와 공유하는 것에 부정적인 조직문화가 지배적이다 보니 개방적 모습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 특히 한국 시장의 규모적 한계로 인해서 역량이 공유된다 하여도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의 수가 많지 않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을 것이다.
반면 이러한 조직적 어려움과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Open innovation은 전 세계 기업의 큰 흐름인 것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는 여행업에서 역시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다. 한국의 여행업계에서도 각 업체의 본질적 기능에 집중하고 이외의 부분에서는 개방성을 강화해 외부적 동력을 활용한 혁신을 도전해 본다면, 더 빠른 성장과 더 넓은 사용자 접점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