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 관심 있는 야구팬이라면 삼성 라이온즈의 총체적 위기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봤을 것이다. 줄곧 1위를 하던 삼성이 지난 정규시즌에는 끝에서 두 번째를 하더니, 올해는 아예 승률이 1할 대의 꼴찌에 머물고 있다.
1위 기아 타이거즈와 무려 16.5게임 차이가 난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34번 경기를 해서 겨우 6번 승리에 그쳐 초라하다 못해 애처롭기까지 하다.
예년에 그렇게 위풍당당하던 삼성이 왜 이렇게 무너졌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투타 중심기둥이 사라진 점, 외국인 부진과 재정적 이유를 들고 있다. 이러한 표면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한 야구 해설위원은 ‘헝그리 정신이 없어서’라는 의외의 분석을 내놨다.
과거 잘나가던 시절 삼성은 팀 분위기로 봐서 잘 못하면 이상할 정도였고, 재정적인 지원과 더불어 팀워크가 좋았다. 속된 말로 각 선수들 모두 배가 부르다 보니 헝그리정신이 무뎌졌다.
그 결과 지난해 불법도박에 에이스 투수들이 연루되고 경력이 낮은 선수들은 마치 자기가 잘난 것처럼 연습을 게을리하다보니, 오늘의 삼성이 되고 말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요즘 여행시장의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마치 삼성의 현재 모습과 흡사하다.
글로벌 OTA의 공습에 국내 여행업계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는 데다, 대형업체는 대형업체 대로 자기네 살길만 궁리하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현상은 갈수록 더 간극이 넓어지고 있고 다 같이 뭉쳐서 외세를 방어하고 파이를 키워낼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중소형 업체들은 대책 없이 뚫어지라 하늘만 쳐다보는 무미건조한 시간들만 흘러가고 있다.
예전 오프라인으로 영업을 하면서 배부르던 시절을 아직까지 머릿속에 넣어두고 그 시절이 다시 오기를 간곡히 고대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탓이다.
삼성이 왜 이 지경이 됐는지 우리 여행업계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