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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8호 2026년 05월 04 일
  • [GTN칼럼] ‘골프 블록버스터’ 미션힐스 10개 골프코스 180홀 완주 후기

    윤말용 더존투어(오케이골프투어) 대표



  • 고성원 기자 |
    입력 : 2017-05-18 | 업데이트됨 : 4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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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꿈을 꾸는 편이다. 군복무를 마친지가 벌써 오래전 일인데도 다시 입대영장을 받고 훈련소에 입소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전역사실을 소리 높여 외쳐도 조교들의 구령소리에 묻혀버리고 식은땀을 흘리며 잠을 깬다. 꿈이었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안도감으로 다시 편히 잠든다.

 

반대로 아쉬운 꿈도 있다. 좋은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마무리할 즈음, 18홀 추가 라운딩의 행운을 얻게 되는 꿈도 꾼다. 행복한 마음으로 추가 라운딩을 준비할 때 울리는 알람은 야속하기 그지없다. 9홀이라도 마무리할 쯤 울리지... 아쉬운 마음으로 잠자리를 정리한다.

 

간절한 바람이 있으면 행운은 뒤 따르는 법인가 보다. 가끔 꿈에서 만났던 행운보다 더 멋진 ‘골프블록버스터 180’을 만나게 됐으니 말이다.

 

‘블록버스터(Blockbuster)’란 단어는 원래 2차 세계대전 중에 사용됐던 폭탄의 이름이다. 영국 공군이 4-5톤짜리 폭탄을 독일 폭격에 썼는데, 이 폭탄은 한 구역(block)을 송두리째 날려버릴(bust) 만큼의 위력을 지녔다고 해서 이 폭탄의 이름을 블록버스터라고 명명했다. 영화계에서는 ‘흥행을 올리기 위해 엄청나게 돈을 들여 만든 대작’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골프 블럭버스터 180’은 ‘골파톤(Golfathon 골프+마라톤)’이란 프로그램이다. 실컷 라운딩 하고 싶은 골퍼들의 간절한 바람을 한순간에 날려버리고, 나흘간 180홀을 완주하며 극한상황을 연출하는 골프투어 대작이란 의미로 명명된 표현이다.

 

한정된 시간 내에 각기 다른 골프장에서 180홀을 완주하려면 10개 이상의 골프코스를 한 울타리 안에 보유하고 있는 곳에서만 가능하다. 지구상에 이런 골프장은 딱 두 곳이 있다. 중국 심천과 하이난 해구의 미션힐스가 그곳이다. 심천은 12개 코스, 해구는 10개의 코스를 보유해 기네스 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의 골프장이다. 하이난 미션힐스에서 진행되는 ‘블록버스터 180’은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골프축제이기도 하다.

 

최근에 골프투어 전문여행사 10명의 대표들과 함께 이 프로그램에 참가해 나흘간 미션힐스의 10개 코스?180개 홀을 모두 완주했다. 거의 초인적인 노력으로 완주증과 함께 철인(Iron Man) 칭호까지 받았다. 엿새간 400Km를 걷는 천리행군과 지옥훈련이란 공수낙하 훈련도 해봤고, 일주일간 눈 덮인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매일 정상 하나씩을 정복한 극한체험도 해 봤다. 하지만 그때는 청춘의 절정인 20대와 30대였고, 이제 중년의 나이에 이 극한체험에 도전한다는 것이 무모한 일은 아닐까 걱정도 들었으나, 단 한 샷도 놓치지 않고 미션을 완수했다.

 

4일 내에 180홀을 완주하려면, 이틀은 36홀 이틀은 54홀씩을 라운딩해야 가능한 일이다. 18홀 라운딩에 소요되는 시간을 3시간 반을 잡고 이동시간과 점심시간을 최소화해도 54홀 라운딩에는 약 12시간~14시간이 소요된다. 동이 트기 전에 티업을 시작해 별을 보며 마지막 퍼팅을 할 수도 있다. 그린 위의 ‘천리마 운동’이라 부를 만도 하다. 아무리 강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임해도 날씨와 동반자를 잘못 만나면 완주의 꿈은 멀어진다. 단 한홀 단 한 번의 샷을 놓쳐도 잘 교육받은 캐디의 보고로 완주의 꿈은 무너진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에 티업을 준비하고 공이 보일 때쯤이면 바로 샷을 날린다. 석양의 붉은 해가 그린 위에 걸릴 때 참가자들의 마음은 바빠진다. 해는 저무는데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지정된 시간 내에 단 한홀, 한 번의 샷이라도 놓치면 완주의 꿈은 멀어지니 마음은 바빠지지만 공은 원하는 지점으로 잘 가지를 않는다. 동반자의 멋진 샷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강한 자극을 받는다. 그들의 격려와 독려가 아련해질 즈음 180홀의 대미를 맞이한다.

 

180홀 마지막 퍼팅 순간은 울컥한다. 골프는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하지만 혼자서 라면 180홀 완주는 불가능 했을 것이다. 마라톤에서도 페이스메이커가 있으면 결과는 더 좋다고 한다. 더불어 함께한 좋은 동반자가 있었으니 180홀 완주도 가능했을 것이다.

 

마지막 퍼팅 후 석양의 그린 위에서 모자를 벗고 고개 숙여 감사기도를 드린다. 강인하고 건강한 몸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다시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함께했던 동반자들과 뜨겁게 포옹한다. 더불어 함께한 감격이다.

 

그리고 힘든 시절 늘 되뇌었던 명구 하나를 되새긴다. “행복은 안락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임계점을 넘는 순간에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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