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로 이민을 온지가 어느덧 17년이 되어간다. 30대에 먼 나라로 와서 어느덧 50대가 되어가다 보니 한국에서의 추억들이 가끔씩 생각이 나곤 한다.
얼마 전 이민 올 때 가져온 사진앨범을 뒤적이다가 고교시절에 경주로 기차를 타고 수학여행을 갔던 사진을 발견하곤 추억에 빠졌다. 무엇보다 기차 안에서 통기타를 치면서 친구들과 마냥 즐거워하던 사진을 보았을 때 가슴 한 켠이 짠하게 느껴지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기차’ 하면 왠지 향수와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왜일까. 이뿐인가? 대학에 진학하여 과MT, 동문MT, 동아리MT를 다니던 시절, 주로 청량리역에서 비둘기호를 타고 대성리, 마석, 강촌, 춘천 등지를 누비던 기억을 합치면 젊은 날의 친구들과의 여행이동 수단은 주로 기차였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한국출장을 가면 KTX를 이용하곤 하는데 덜컹거리는 기차를 타고 창밖으로 지나가는 풍경들을 바라볼 때면 추억이 생각나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캐나다에는 비아레일이 있다. 비아레일은 캐나다와 미국 일부 지역을 연결해 주는 철도다. 이곳 캐나다는 미국과 같은 연방국가인데, 대한민국 국토의 약107배에 달하는 가히 엄청난 면적을 자랑하는 대국이다. 이렇게 땅이 넓은 큰 나라에 있는 기차를 상상해 보자.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부산까지 2시간 반 만에 도착하는 ‘속도’의 기차가 아닌, 캐나다의 기차는 단거리 이용승객들 보다는 서부와 동부를 잇는 대륙횡단, 혹은 로키산맥 관광, 동부해안지역 관광 등의 장거리 관광객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시속 몇 킬로로 달려서 얼마나 빨리 도착하느냐의 ‘속도’의 기차가 아닌 느리지만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관광과 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비아레일이야 말로, 넓고 아름다운 캐나다를 완벽하게 보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운송수단이라 할 수 있다.
비아레일은 느릿느릿하게 캐나다의 절경 속으로 스며드는 재미가 특별한 대륙횡단열차로 크게 6개의 노선으로 구분한다.
캐나다의 지도를 펼쳐놓으면, 벤쿠버에서 핼리팩스까지 동서로 길게 이어지는데 그중, ‘캐네디언’ 노선은 벤쿠버-재스퍼-애드먼튼-사스케추완-위니펙-토론토로 이어지며, ‘코리더’ 노선은 윈저-토론토-오타와-몬트리얼-퀘벡시티까지 이어지며, ‘오션’노선은 몬트리얼-핼리팩스로 이어진다.
비아레일은 캐나다 서부에서 동부까지 약 1만4000km를 연결하며, 가장 인기가 많은 노선은 벤쿠버~토론토를 운행하는 ‘캐네디언’노선이다. 약 4500km 거리를 87시간 동안 달리는데, 3박4일동안 재스퍼, 에드먼튼, 사스케추완, 위니펙 등 캐나다의 대표적인 도시들을 경유하며, 대평원과 로키산맥, 호수 등과 같은 캐나다 대자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천장이 유리로 된 2층의 파노라마 객차는 캐나다의 아름답고 웅장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다. 동서를 막론하고 기차여행이라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설레고 기대가 되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학창시절에 청량리역 광장에 모여서 비둘기호를 타고 대성리로 MT를 떠날 때의 설렘처럼, 캐나다 비아레일을 타고 로키산맥을 넘어 광활한 대륙을 향해 떠나는 마음은 어쩌면 같은 느낌의 설렘으로 다가올 것이다.
비행기가 아닌 기차를 타고 토론토를 떠나보면 어떨까? 토론토 다운타운의 유니온역(Union Station)에 가면 그 해답이 있다. 기분 좋게 덜컹거리는 비아레일에 몸을 싣고 떠나는 것이다. 대자연의 품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