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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6호 2026년 04월 06 일
  • ‘환불약관’ 재점검 시급

    ‘항공권 구입후 이틀뒤 전액 환불 요청’… 소송끝 여행사 패소



  • 조재완 기자 |
    입력 : 2017-06-29 | 업데이트됨 : 4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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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업계 ‘발목’ 잡는 전자상거래법 허점

>> 여행사·항공사 간 해법 달라 문제 확산

 

 

최근 한 온라인여행사가 ‘항공권 구매 7일 이내 전액 환불’ 문제를 놓고 소비자와 법정공방 끝에 패소해 여행사 권익보호 논란이 재점화 됐다. 업계가 응당 보호 받아야 할 권익이 전자상거래법에 발목 잡혔는데 손 놓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해 10월 온라인으로 구매한 항공권은 7일 이내 전액 환불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온 이후 다수 업체들이 소비자들로부터 전액 환불 요청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27일 인천지방법원은 소비자 A씨가 B 온라인여행사와 C 저비용항공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재판에서 여행사측에 항공권 전액 환불 및 일체의 소송비를 배상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온라인상 구매한 항공권은 결제 후 7일 이내 취소 신청 시 항공사 환불 약관과 관련 없이 전액 환불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다시 나온것이다.

 

작년 10월 일가족 4명의 사이판 왕복 항공권을 118만여 원에 구입한 A씨는 결제 이틀 후 여행사측에 구입 취소를 요청했다.

 

환불약관에 따라 해당 여행사는 인당 5만 원, 항공사는 인당 8만 원의 수수료를 결제해야 한다고 고지했다. 이에 A씨는 취소시점이 구입 후 2일밖에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항공권 출발일이 100일 이상 남아있는 상황에서 과한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주장하며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의 소를 지난 4월 인천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당초 여행사측은 수수료 감액을 제안했고, 항공사는 합의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A씨 역시 양사에 어떤 수수료도 내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못 박으며 소송이 장기전으로 번졌다.

 

하지만 양측 입장은 재판 현장에서 뒤바꼈다. 항공사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수수료 면제’를 제안, 원고와 화해했고, 여행사는 화해불가를 선언한 것이다.

 

해당 여행사 관계자는 “당시 재판에 출석한 원고는 ‘단순히 수수료 면제를 위해 소송을 진행한 게 아니다. 소비자들의 피를 빨아먹는 여행사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나왔다’고 표현했다”며 중도 화해불가로 입장을 번복한 가장 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여행업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소비자로부터 ‘부당이득금’으로 불리는 수수료 반환 소송을 받은 것도 모자라 억울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여행사는 7월에만 2건의 또 다른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동일한 청구 취지로 제기된 소송에서 전자상거래법 17조 1항을 근거로 중국남방항공과 인터파크투어가 패소했고, 판결이 선고된 후 업계 내에서는 이와 유사한 소송이 상당 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상거래법 17조 1항에는 ‘통신판매업자와 재화의 구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계약 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해당 계약에 관한 청약철회 등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하지만 여행업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통신료를 포함한 발권 시스템 유지비만 한 달에 수천만 원 가까이 들어간다. GDS 3개사를 모두 사용하는 비용과 인터넷 송신료, 초기 수억원의 라이센스 계약와 BSP 담보금까지 합해 투입되는 비용을 생각하면 발권 수수료를 받는 건 당연하다”며 “공정위에서는 발권대행 수수료를 낮추고 법원에서는 전자상거래법으로 항공권 전액 환불까지 다 보장하면 여행사 권익은 어떻게 보호받냐”고 주장했다.

 

관계자들은 이같은 상황이 블랙컨슈머로부터 역으로 이용될 상황에도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다.

여행업의 권익을 보호할 법적 테두리가 없는 현 상태에서 ‘수수료 없는 환불 요청’만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수업체들이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자체적으로 해결하며 쉬쉬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문제가 방치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미 온라인포털사이트의 여행자 모임 카페에 ‘전자소송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는 게시글부터 ‘전액 환불받는 방법’에 관한 가이드라인까지 공유되는 상황이다. 법적 허점을 파고들어 환불약관을 악용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속수무책이라고 관계자들은 토로한다. 항공권을 다량 발권, 확보 후 7일 이내 무더기 취소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OTA의 환불약관이 다소 불리하다는 점을 인지해 국내 여행사에서만 구매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여행사와 항공사 저마다 환불 약관 정책을 다르게 두고 있어 ‘통상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기준 확립이 어려운 실정도 있다. 또 고객 불만이 제기될 때도 여행사와 항공사 마다 대응방식이 달라 업계 내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모 항공사 관계자는 “자사 역시 7월 중 재판 1건이 걸려있다. 승소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수수료를 면제하고 화해하는 방향을 생각 중이다”며 “기업 이미지를 고려하면 굳이 고객에게 몇 만원의 돈을 받을 필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여행사와 항공사의 환불 약관에 있어 일관된 기준을 지정하는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으나 업계의 공동 대응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최근 법정소송에서 패소한 온라인여행사는 환불 조치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항소를 준비 중이다.

 

내부 관계자는 “승패 문제를 떠나 여행사 수수료 취득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알려야 한다. 여행사가 응당 누려야 할 권리가 침해 받는 걸 넘어 ‘부당이득’으로 몰리는데 업계가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 심히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조재완 기자> cjw@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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