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행시장도 서울 닮아간다
한 달 평균 200만 명 이상이 해외로 출국하는 시대를 맞았다. 불과 10년 전인 2007년 월 평균 100만 명에서 무려 두 배가 늘었다.
이처럼 여행시장의 외형은 거침없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항공사들의 공급석 확대와 저비용항공사들의 공격적인 행보를 감안해 볼 때 시장볼륨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다르게 양극화현상이라는 기형적인 성장 구조탓에 곳곳에서 시장왜곡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어두운 단면도 존재한다. 대형화·전문화·분업화(현지화) 현상이 시장을 지배하는 구도 속에서 업체들 간의 끝 모를 과열경쟁만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왜곡현상은 곧바로 시장에 반영돼 서울지역은 몇 해 전부터 1인 기업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무등록 여행업자들이 활개를 치면서 비정상적인 영업형태가 여행업 하부경제를 움직이는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제는 부산여행시장도 서울 여행업계 트렌드를 조금씩 닮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1인 기업이 늘어나고 사업장은 길목 좋은 곳에서 뒷골목 외진 곳으로 물러나고 있다. 여행업계의 양극화현상이 부산여행시장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부산광역시 중구 중앙동 일대는 한집건너 한집씩 여행사 간판이 걸려있는 곳이다. 서울 무교동이나 다동을 연상케 할 정도로 여전히 많은 여행사들이 밀집해 있으며 항공사와 랜드사들도 대부분 중앙동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중앙동 중심가를 떠나는 여행사들이 늘고 있다. 임대료에 부담을 느낀 탓에 더 저렴한 공간으로 사업장을 옮기고 있다. 평수도 줄이고 큰 대로변에서 뒷골목으로 사업장을 옮기거나 아예 사업장을 없애고 ‘나 홀로 사장’으로 전락하는 업체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중앙동에만 대략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적어도 너댓명의 직원은 둬야 여행사 명함을 내밀정도인 부산 사나이들의 자존심이 시장 양극화 바람에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머잖아 부산에 이어 타 지방시장들도 나 홀로 사장들로 넘쳐날 것으로 보여 양극을 줄여줄 특단의 대책들이 시급하게 마련돼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