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사들이 항공사를 대신해 항공권 판매대행을 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불공정거래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항공사가 여행사에 지급하던 판매대행수수료를 일방적으로 폐지한 것은 공정거래법상 지위남용에 해당하며, 대리점법 위반과 약관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8일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주최한 ‘항공권유통체계 개선 공청회’에서 국내 법학 전문학자들이 연구, 검토 후 발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법학 전문학자들이 항공권 유통체계의 위법성을 제기해 향후 항공권 판매대행수수료 지급과 관련, 항공사와 여행사간 법적 논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학 전문학자들은 “항공권 운임에 포함됐던 비용인 판매대행수수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한 부분에 대해 항공사의 부당이득 편취의혹이 있어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항공사들의 발권대행 수수료 폐지조치는 여행사가 항공사를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 등에는 전혀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항공사로부터 발권대행에 따른 대가로 지급받던 수수료가 일방적으로 폐지되는 상황을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는 공정한 거래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법 이념이나 관련 규정을 중대하게 위반한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다.
최용전 대진대 한국법제발전연구소 교수는 항공권 유통체계 위헌성 검토에서 “경제민주화와 국가의 기본권 보장 의무를 규정한 헌법적 차원에서 볼 때 항공사와 여행사의 항공권 유통계약은 계약자유의 원칙에 근거한 사법상의 법률관계로만 바라볼 수 없는 사안으로 위헌성에 의심이 간다”며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 적정한 소득분배 그리고 시장지배와 경제력 남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규제와 조정을 통해 어느 일방의 과도한 자유의 희생과 이익의 집중을 예방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항공사와 여행사의 자율규제가 안된다면 국가가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자율규제 내지는 보장국가적 해결방안이 모색되지 않는다면 민사소송이나 헌법소원, 위헌법률 심판 청구나 입법을 통한 제도화가 요구된다”며 “이 마저도 해결방안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소수의 기본권이나 이익을 고려해 의회입법을 통제할 수 있는 헌법적 제도인 헌법재판제도를 고려해야 하며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여행사들은 여행 산업 생태계 복원을 위해 사법절차를 포함한 모든 구제절차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청회를 주최한 양무승 KATA회장은 “공청회는 KATA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항공사와 여행사의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며 “이번 공청회에서 도출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항공권 유통체계 개선을 위해 실천 가능한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청회는 KEB하나은행 대강당에서 여행업계와 항공업계·정부관련 부처 등 총 4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신봉기 경북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주제발표는 이황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ICR센터 교수가 ‘항공권 유통구조 및 실태에 있어 공정거래 관련법상 쟁점과 평가’를, 신영수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항공사의 여행사 발권대행 수수료 폐지조치에 관한 공정거래법적 평가’에 대해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최요섭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손계준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좌혜선 소비자단체협의회 변호사, 채형복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용전 대진대학교 한국법제발전연구소 교수가 참여했다.
<류동근 국장> dongkeu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