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에 종사한 지 20년째인 2012년부터 일본 첫 LCC 피치항공의 한국 업무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와 다른 파격적인 피치항공의 업무 방식에 놀라고 LCC 시장의 새로움에 설레었던 것이 새삼스럽다.
정형화된 항공권 판매 방식이나 광고·마케팅, 회사 운영 방식 등에서 탈피한 피치항공은 LCC의 최대 목표인 저비용을 실현해 저 운임을 제공하는 그야말로 본격적인 LCC를 지향하고 있었다.
피치항공은 B2C를 통한 90% 이상의 판매 방식과 단일 항공기 운항 체제로 저비용을 추구하는 일반적인 LCC가 추구하는 운영 방식뿐만이 아니라 경력자 중심의 인재 채용을 통해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광고·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중고 가구로 자유롭게 배치된 사무실 내부, 직원들의 복장 자유나 심지어 자발적으로 직원 스스로가 사무실 청소를 도맡아 하는 등 회사 곳곳의 작은 것까지 LCC를 위한 노력들이 존재하고 있다.
또한 항공 회사의 주 수입원이라 할 수 있는 항공권 판매에서의 수익 증대보다 부수적인 사업과 서비스를 통한 수익 창출로 혁신과 창조를 도모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저운임을 제대로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중고 항공기를 저렴하게 구입 후 늘어나는 정비 비용을 감당하기보다 처음에 비용이 들지만 새 비행기를 운항함으로써 정비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항공기 운항 빈도의 극대화를 실현했다.
또한 기내식 제공을 유료화해 단거리 운항 구간에서 낭비되는 지출을 없애는 대신 취항지나 일본 지방의 특성을 살린 특별한 기내식을 개발해 탑승객들로부터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시켜 구매로 유도하고 있다.
기내지가 없는 대신 지상 교통과 연계해 기내에서 할인된 운임의 지상 교통 티켓 판매를 통해 탑승객에게 지상 교통편에 대한 안내 서비스와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타 기업과의 협업으로 광고비 없는 광고를 진행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일본의 유명 아이돌 출신 연예인과 협업 광고를 하면서 광고비 지출이 없었던 것과 지난 2016년 폭스바겐과 협업을 통해 비행기 외부에 폭스바겐을 도장하고 폭스바겐 비틀 자동차에는 피치항공의 대표 색상으로 도색함으로써 기내에서 비틀 자동차 5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린 것은 일본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이렇게 철저한 저 운임 정책을 위해 항공권의 변경 및 환불 수수료 규정이나 부대 서비스(위탁 수하물, 좌석 지정, 기내식 등)의 별도 구매 등 한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여러 유료 서비스로 인해 한국에서 처음 피치항공이 항공권을 판매하면서 잡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IT 문화와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춰 여행 문화가 바뀌면서 피치항공과 같은 저가 항공 운임의 지속적인 제공이 이제는 특별한 기회에 어쩌다 한번 가는 해외여행이 아니라 국내 여행을 하듯 언제라도 일본이나 동남아 등 가까운 해외로 가볍게 떠날 수 있는 여행 문화 창출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한국 여행 시장의 빠른 변화와 소비자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일본 간의 노선 확대와 새로운 C2C 사업을 확대해 나갈 ‘하늘을 나는 전철’ 피치항공이 또 얼마나 더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발걸음을 이어 나갈지 그 속에 몸담고 있는 나조차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