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여행사 잡아라”
단체고객 확보·영업 마진 확대 등 장점 커
“안녕하세요, 저희는 OO랜드사인데요, 혹시 지방에 잘 아는 여행사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랜드사 관계자에게 가장 많이 받는 문의 중 하나다. 랜드사와 지방여행사의 공생관계는 이미 업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지방공항의 노선 확충과 더불어 높아진 수요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발 빠른 랜드사에서는 이미 지방까지 눈을 돌려 주력지역을 중심으로 비수기를 대비한 영업까지 일사불란하게 이뤄지고 있다.
<조윤식 기자> cys@gtn.co.kr
랜드 업계의 지방 세일즈는 주로 비수기에 이뤄진다. 마치 봇짐장수처럼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짧게는 2~3일부터 길게는 일주일까지 발 닿는 여행사의 문을 두드리는 형식이다. 특히 여행사가 몰려있는 건물의 모든 사무실을 방문하는 이른바 ‘빌딩타기’ 형태의 영업도 행해진다는 점에서 서울과 사뭇 다르지 않다.
방문 1순위 지역은 역시 부산이다. 부산은 지방 중에서도 시장 규모가 가장 크며 중구 중앙동에는 서울 무교동과 같은 여행사 밀집 지역도 갖췄다. 송출인원이나 취항 노선에서도 김해국제공항이 타지방보다 월등하게 높다. 다음으로는 대전·충남 지역이 꼽혔다. 정부청사,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각종 공공기관이 몰려있어 단체 인센티브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노선을 많이 갖춘 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의 랜드사가 지방여행사의 문을 많이 두드리며, 특수지역 또한 많이 찾는다.
물론 결과가 항상 좋지만은 않다. 멀리서 온 손님을 두 팔 벌려 환대하는 업체도 있지만, 크게 관심 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업계 관계자는 “지방여행사와의 계약을 위해서라면 카탈로그를 전단처럼 뿌리며, 모르는 이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쪽방 신세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처럼 랜드 업계에서 불편함을 무릅쓰고 지방까지 진출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서울 지역에 포괄적으로 몰려있는 대형 여행사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한계를 꼽을 수 있다. 업계의 먹이사슬 구조 속에서 랜드사는 약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대형여행사의 갑질을 피해 숨이 트이는 지방까지 내려간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방여행사와의 거래는 중간 유통과정이 줄어들기 때문에 양쪽의 마진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지방여행사와의 계약은 주로 단체고객이기 때문에 큰 계약을 한번 체결하면, 계속해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이처럼 랜드사와 지방여행사는 서로 상부상조할 수 있는 구조임에도 현실은 녹록지 못하다. 지방 역시 대형여행사 대리점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랜드사와 직접 컨택할 수 있는 토종여행사의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토종여행사들도 브랜드 인지도에 밀려 서서히 대형여행사의 간판으로 바뀌어 가는 추세다. 특히 가장 큰 문제점은 소통창구의 부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랜드사와 지방여행사가 만날 수 있는 채널이 많이 부족해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몇몇 업체들끼리 거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랜드사들이 지방여행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들의 협력은 수도권과 지방시장의 분권 및 중소 업체의 질적 향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욱 주목된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네트워크가 마련돼 정보를 공유하고 상품을 제공하면 대형 유통이 지배하는 현재 여행시장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