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수 년 전부터 예견됐던 몇 가지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알 것이다.
첫째, 국내 골프장들이 부킹판매대행사를 통해 골프부킹타임을 메우던 방식에서 인터넷 회원 모집을 통한 온라인 영업방식으로 전환해 골퍼들을 골프장으로 직접 유치하고 있다.
둘째, 해외골프여행상품을 파는 여행사들의 경우에 같은 상품을 팔면서 정해진 여행 수요를 나눠 유치하다 보니 경쟁이 심해졌다. 이에 따라 수익률 저하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나는 대형 패키지 여행사들이 다른 방식으로 골프영업팀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셋째, 골프여행사에서 오랜 기간 관리해 온 고객들을 해외골프장에 보내면 다음부터 직접 상담하는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해외골프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가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게 되는 고객 이탈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보통 외국골프장과 처음 운영 계약을 체결한 후 골프장에 한국골퍼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한국의 여행사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인 영업 형태다.
골프장과 계약했다하더라도 한국에서의 고객 유치는 마케팅이나 항공좌석 확보 등 여행사에서 가지고 있는 판매노하우를 쫓아 갈 수 없으므로 처음부터 자신들이 직접 골퍼들을 유치하기보다는 여행사에 손을 내밀어 초기의 영업 리스크를 줄이는 게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사에서 초기 마케팅 홍보비용을 들여가며 골퍼들을 모객해 해외골프장으로 보내고 나면 상황은 달라진다. 고객이 골프장에 도착하는 순간 한국에서 고객을 보낸 여행사는 고양이 앞에 생선을 갖다 바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한국인들이 초기에는 여행사에 판매 대행을 맡기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한시적인 영업 전략이다. 여행사에서 보내준 골퍼들을 밑천으로 직접 한국의 골퍼들을 모객할 수 있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므로 어떤 방식이든 여행사의 고객을 자신들의 고객으로 탈바꿈시키려고 노력한다.
골프장에 방문한 여행사의 고객들 대상으로 명함을 배포하고 저렴한 이용 가격을 제시하고 자신들의 홈페이지나 카페, 블로그, 밴드 등의 SNS 계정을 개설해 꾸준하게 고객 DB를 쌓아가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 간 줄곧 지켜봐 왔지만 한국인이 운영하는 해외골프장 대부분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재의 직판 영업 방식으로 전환 한 것임을 부인하지 못 할 것이다.
매출을 올리고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하겠지만 결국 해외골프상품을 판매하는 수많은 여행사들이 먹고 살기 힘들고 골프여행업에 비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어찌 보면 스스로 해결책을 강구하지 않고 방조한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향후 해외골프여행을 취급하는 여행사들 대부분의 존폐를 예상하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본다.
앞으로도 많은 한국인들이 해외에 나가 골프장과 운영 계약을 맺고 또다시 한국여행사들에게 판매 의뢰를 부탁할 경우 과연 그들은 상생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로써 손을 내밀지 아니면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다가올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