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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6호 2026년 04월 06 일
  • [종합] ‘무너진 상도의’… 금전사고 ‘빈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골프 직영업체’라고 올린 뒤 여행경비 ‘꿀꺽’



  • 조윤식 기자 |
    입력 : 2018-02-05 | 업데이트됨 : 1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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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행각 뒤 잠적… 피해보상 어려워

제재장치 전무… 법적인 규제 ‘시급’

 

 

여행업계의 금전사고가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과 한두 달 사이에만 여러 사건이 입소문을 타고 널리 퍼져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여행업계의 비리와 부정은 많은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은 횡령·착취 등 금융사고다. 특히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례로 부도덕한 여행사 관계자들의 선수금 횡령을 들 수 있다.

 

 

얼마 전, 한 여행사에서 베트남 나트랑으로 골프 손님 4명을 보냈다. 하지만 현지에 도착한 고객은 서울에서 여행경비가 입금되지 않아 2500달러를 사비로 지불해야 했다. 정황을 살펴보니 여행사와 고객의 중간업체였던 랜드사에서 자금이 없다는 핑계로 현지에 여행경비 입금을 미룬 것이었다.

 

 

피해를 본 업체 대표는 “여행사 커뮤니티에 동남아 골프 직영업체라고 올라온 홍보글을 보고 발주를 줬는데, 알고보니 거짓영업을 하고 있었고, 열흘이 넘었음에도 아직까지 대납을 미루고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에도 한 1인 여행사대표가 고객들로부터 받은 여행경비 약 1억 원을 횡령하고 도주해 본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일명 ‘모치코미’로 통하는 이들의 수법은 계획적으로 여행사의 상품대금을 횡령한 뒤 고의적으로 부도와 폐업을 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사례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발생해 온 문제다. 지난해 여름 부산의 모 허니문 업체는 박람회 손님들을 대상으로 모객한 뒤 수억 원 상당의 예치금을 들고 그대로 잠적했다. 부산의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선수금을 먼저 지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많은 객실의 호텔이나 대형 행사의 경우 현지사정에 따라 출발 전에 지불해야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대개 이런 사례는 수년간 믿음으로 거래해온 업체에게 뒤통수를 당하는 경우로 금전적 피해뿐 아니라 여행업을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신적 트라우마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기 유형은 여행사 판매대리점이 자신의 명의나 계좌로 고객들의 돈을 받은 뒤, 그대로 잠적해버리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한 대형여행사의 지역 판매대리점 대표가 약 1000명 고객의 여행 자금 10억여 원을 개인 명의로 입금받고 잠적해 전국적으로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에서는 고객이 소송을 걸 경우 실질적인 피의자뿐 아니라 티켓을 발권한 모회사도 법적인 책임을 완전히 면하기 어렵다.

 

 

대부분 발생하는 여행업계 금전사기 사건의 과정은 직접 피의자의 계좌로 보내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회사법인 통장을 이용하지만 만일 직원이 1명인 경우 개인통장과 같은 셈이다. 대행업체나 고객입장에서는 이런 부분까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또한 대부분 사건은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뒤에야 수면위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범행을 알아낸 후에도 피의자는 이미 도주 후 잠적해 찾기 어려운 경우가 부지기수다. 심지어 공항까지 와서 비행기를 못 타게 된 고객의 연락을 받은 후, 뒤늦게 사기를 당한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단연 영세한 피해업체들과 고객들이다. 그나마 소비자의 경우, 법적분쟁까지 이어질 경우 대부분 피해액만큼을 보상받을 수 있지만, 피해 업체에서는 수수료 대부분을 사비로 물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발생하고 있는 여행업계 금전사고는 대부분 비슷한 형태지만 문제는 이를 근절할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있다. 서울보증보험이나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여행공제회의 영업보증의 경우 매출액에 따라 차등의 금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 여행업 종사자라면 이들 중 한 곳에 의무 가입하도록 제도화 돼있다. 그러나 일부 소규모 여행사나 랜드사들은 이러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두고 있지 않아 피해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물론 사기를 친 사람이 가장 잘못됐지만, 커다란 금액을 아무런 의심 없이 먼저 송금하는 것도 사건을 단절시키지 못하는 행동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랜드사나 여행사나 입금이 자주 지연된다던가 혹은 타 업체와 문제가 있었던 이들과는 블랙리스트로 지정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으면 못할 일이 없으므로 명확한 법규가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조윤식 기자> cys@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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