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속 항공사에도 타격
필리핀정부, 환경보호 위해 폐쇄 가능성
관광소득 휘청거릴까 우려의 목소리도
4월 보라카이로 가는 항공권을 끊은 A씨는 “4월26일부터 보라카이를 전면 폐쇄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여행을 갈 수 있는지, 혹시 예약한 숙소가 영업중지를 당해 이용을 할 수 있을지 오리무중인 상태”라고 자신의 상황을 밝혔다.
보라카이로 여행을 가는 여행객들뿐만 아니라 항공사들 측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라카이로 운항하는 항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고객들이 항간에 떠도는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듣고 실제 항공권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공식입장이 나오기전까지 모두 소문일 뿐이다. 어느 누구도 명확한 정보를 알고 있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며 필리핀 정부의 입장만 기다릴 뿐이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보라카이 노선 운항항공사들은 필리핀 당국의 입장만을 기다리며 불안에 떨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곧 공식입장을 밝히겠다고 입장을 표명했으나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는 상황이다.
에어아시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주 내에 발표가 날 것을 기다리고 있다. 본사에서는 변화대책에 대한 움직임이 있는 것 같으나 한국지사에는 아직 아무 통보가 내려오지 않아 모든 것을 대기해 놓은 상태”라 전했다. 다른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로 필리핀 정부와 본사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필리핀항공에서는 “하루빨리 공식입장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만약 폐쇄를 단행한다면 항공사 입장에서는 노선을 다른 쪽으로 돌려야하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보라카이를 방문한 뒤, 보라카이가 ‘시궁창’ 같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나아가 보라카이의 환경오염에 대해 언급하며 외국인 관광객 방문을 제한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러한 경고는 필리핀의 행정부처에서 보라카이를 최대 1년 동안 폐쇄하자는 공동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한 뒤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로이 시마투(Roy Cimatu) 환경부 장관과 완다 툴포-테오(Wanda Tulfo-Teo) 관광부 장관 등은 보라카이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문제에 대한 각 기관의 대책 위원회(The interagency task force to address the looming environmental problems)’를 진행했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지난 13일 필리핀 관광청 한국지사에서는 보라카이의 환경 개선은 세계적인 관광지로써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예방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관광객들의 보라카이 여행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필리핀 현지의 입장도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필리핀 상공회의소(PCCI)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보라카이의 관광산업은 국내총생산(GDP)에 세 번째로 큰 기여를 하고 있고 전체 관광산업 소득 중 20%를 차지하고 있다. 새미 림(Samie Lim) PCCI 책임자는 “섬의 완전한 폐쇄가 있어서는 안 되며 정부는 스테이션 별로 문을 닫아야 한다”고 뜻을 밝혔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필리핀 정부는 3월 중으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기다림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가운데 항공사들의 불만이 높아져만 가고 있다.
<김미루 기자> kmr@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