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포털 여행 카페에서 여행사 직원을 사칭하는 사기 행각이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운영 중인 네이버 카페는 유지비가 들지 않고 유입자가 많아 여행업계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이다. 그러나 접근이 쉬운 만큼 시스템의 허점을 노린 사칭 사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하루에 수천에서 수만 명까지 입장하는 유명 카페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반복해서 벌어지고 있다.
피의자들의 주된 수법은 카페 스태프로 위장, 이용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의 상품으로 유인해 선수금을 입금받은 뒤 잠적하는 것이다. 내용만 놓고 본다면 조금의 주의만 기울여도 사기 수법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 같지만 의외로 피해사례가 많다.
“사기꾼들은 여러 개의 아이디를 사용, 하루에 수십 개의 가짜 상품 홍보글을 작성한다”
한 제보자로부터 전해들은 ‘사기 경험담’에 의하면 사기꾼들은 매우 치밀한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현혹한다.
우선 여행사 스태프 운영진처럼 닉네임을 변경하고 네이버 카페에 글을 쓰거나 회원들에게 직접 쪽지를 보내 유인한다. 이후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계정을 만들어 마치 검증된 여행사인양 위장한다.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실제 여행사 직원으로 착각이 들 정도로 나름의 정보력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입금 계좌도 개인 이름이 아닌 ‘가상의 법인명’의 대포통장을 만들어 실제로 존재하는 여행사로 포장해 고객의 의심을 차단한다.
한 리조트 마케팅 관계자에 따르면 “자사에서 운영하는 카페에서만 지난해부터 6명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고 금액도 건당 최소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호가한다”고 답했다.
이어 “네이버에 여행관련 카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피해도 상당할 것이다”고 전했다.
“사기꾼들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계정을 이용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 일반인들은 인지하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원천적으로 사칭 사기꾼은 차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여행카페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사칭 사건이 빈번해지자 운영자 측에서 사기꾼의 유입을 막기 위해 몇 가지 수정 요구 사항을 네이버 측에 전달했다.
요청한 사항은 △댓글은 스텝 또는 작성자만 설정 (게시판 별로 설정) △댓글 작성 시 스태프는 별도의 아이콘 표시 △댓글쓰기 권한을 제한없이 자유로운 설정 △ 금칙어 설정 시 띄어쓰기 구분 및 제목 최소 50byte로 변경 △닉네임 설정 금지어 추가 △휴대폰으로 본인 인증된 회원은 별도의 멤버등급 설정 등이다.
그러나 약 한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검토중이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 바뀌는 것은 없었다. 결국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이용자 스스로 조심하는 방법밖에 없다.
한 관계자가 네이버 카페 측에 요구 사항을 전달했지만, 한 달 넘도록 검토중이라는 의견만 돌아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털 측에서 무상으로 플랫폼을 제공해준다는 점은 감사하지만 업체의 불편사항을 조금이라도 수리해줬으면 한다”면서 “적어도 사업자등록이 된 카페에는 운영진의 권한을 높여주고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도 아무나 쉽게 계정을 만들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조윤식 기자> cys@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