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온라인 여행업계의 기술과 마케팅을 공유하는 포럼인 ‘WIT 서울’에 참석했다. 올 해에도 이 자리에서는 여행 트렌드에 대한 여러 키워드가 화제였다. 그리고 이러한 키워드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고 공감되는 키워드는 ‘개인화’였다.
개인화는 빅데이터, 큐레이션 등의 키워드와 함께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여러 IT 서비스에 접목해온 키워드다. 어쩌면 이제는 더 이상 트렌드라고 부르기보단 생활에 가까운 하나의 키워드라고 볼 수 있다.
개인화가 여행업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중요도가 높고 여행업이 가진 특성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화와 관련된 여행업의 특성을 꼽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상품의 복잡성이 높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항공상품의 경우에 탑승일, 노선, 항공사, 클래스 등이, 숙박의 경우에 위치, 성급, 브랜드, 룸타입 등 선택지가 복잡하다. 둘째, 앞선 선택지들은 정량적으로 비교되기 어려운 요소들이 많다는 점이다. 사용자에 따라서 가격이 우선시될 수도, 높은 클래스가 요구될 수도 특정 항공사가 선호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상품 가격 변동성이 높아 소비자들로 하여금 빠른 선택을 필요로 하게 한다는 점이다.
위의 세 가지 특성을 소비자입장에서 취합해 보면, 상품 탐색 또는 비교가 어렵고 심지어 가격변동이 심해 선택지의 유효시간조차 짧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은 쉽사리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여행상품을 구매하기까지는 평균 100회가 넘는 여행사이트 접속을 만들어 낸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이처럼 소비자들에게 여행상품을 탐색하고 선택하는 일련의 과정은 상당히 피로도가 높은 작업이다.
개인화는 이러한 문제들을 한층 감소시켜줄 중요한 솔루션 중 하나다. 기존에는 상품의 복잡도가 높아 상품 간 비교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으나 개인화를 통해서는 유효하지 않은 상당수의 선택지들을 쉽게 제거해낼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돕고 탐색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개인화 작업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업에서는 개인화를 적용한 예시들이 많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화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아직 헤쳐 나가야 할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우선 여행서비스들은 이용주기가 길고 각 상품별 서비스들이 파편화돼있어 사용자의 정보를 축적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상품 데이터가 GDS, BedBank, API 등 외부의존성이 높은 구조로 제공되고 있다보니 상품정보를 가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사용자들 역시 기존의 검색과 필터링을 기반으로 한 UX에 익숙해져 있어 업체들 역시 개인화를 기반으로 한 탐색 UX 개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개인화라는 키워드의 중요성은 계속되고 있으며 그 흐름은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여행업도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개인화에 대한 고민과 투자들이 좀 더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