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팸 투어 시즌이다. 여행업계 종사자라면 팸 투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터. 하지만 팸 투어가 초창기의 취지에 맞게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요즘은 덜한 편이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팸 투어의 근본적인 취지를 망각한 채 술만 진탕 마시는 등의 놀고 먹기식 팸 투어가 다반사였고 팸 투어를 진행하더라도 상품 기획이나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팸 투어의 궁극적인 의미와 진정으로 업계에 도움이 되는 팸 투어의 방향을 재고해야할 시점이다.
<공동취재=김기령, 김미루 기자>
‘행사 목적’ 아랑곳 유흥위주 행태 ‘눈살’
무리한 스케줄·직급별 차별화도 문제
팸 투어(Familiarization Tour)의 사전적인 정의는 사전답사여행이다. 주최는 대부분 관광청이나 항공사로 이들이 새로운 여행 지역을 알리거나 신규 노선을 취항할 때 홍보와 상품 판매 목적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주최 측과 참가 업체 간 잡음이 발생한다. 팸 투어 진행 후 상품 판매로 직결되지 않는 경우 주최 측과 참가 여행사 간의 갈등이나 오해 상황이 종종 빚어진다.
여행사는 관광청과 항공사가 요구한 지역의 판매를 우선적으로 시도한다. 하지만 인지도가 너무 낮은 지역이거나 새로운 지역은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고객들이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판매실적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유럽을 담당하는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는 한 나라 일주상품보다 멀티상품이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 더 인기가 높지만 관광청이 주최하는 행사는 관광청이 알리고 싶은 지역 위주로 구성된다”며 “상품을 구성해야하는 입장에서 고려해봤을 때 난감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관광청 입장에서는 팸 투어까지 진행했는데 왜 우리 지역 상품 홍보에 주력하지 않느냐며 반문한다.
한 관광청 관계자는 “팸 투어 이후 판매량이 늘어나길 바라는 현지 관광청 입장과 부득이하게 판매가 지지부진하게 되는 여행사의 입장 모두 이해 불가한 것은 아니지만 중간자 입장에서 답답할 때가 많다”며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면서 조율하는 방향으로 팸 투어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팸 투어 일정 중 과도하게 계획된 호텔 인스펙션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호텔 인스펙션을 하다보면 지나치게 많은 호텔을 둘러볼 때가 많다. 너무 많은 호텔을 한 번에 보고 나면 정작 기억나는 곳이 없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한 업계 관계자는 “관광청 주최 팸 투어의 경우, 통역이 붙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가장 불편했던 점은 현지에서 영어로 진행되는 투어나 영상 등을 볼 때 한국어 서비스가 없었다는 것이다. 팸 투어에 참가한 실무진들조차 불편함을 느끼면 높은 연령대의 고객들은 얼마나 거부감이 있겠는가”라고 토로했다.
팸 투어 구성원에 대한 궁금증도 여행업계 사이에서 자주 흘러나온다. 사장단 팸 투어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조소 섞인 반응도 있다. 사장단 팸 투어는 단순 접대용 팸 투어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주를 이룬다. 실제로 주최 측에서도 사장단 팸 투어는 실무에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감사의 의미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하지만 사장단 팸 투어를 통해서도 업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정을 추가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업계에서는 말한다. 팸 투어 일정도 평일보다는 주말을 활용해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자는 의견도 사장단 측에서 나오고 있다. 감사의미의 팸 투어이기 때문에 빠지기도 눈치 보이는데 평일 내내 회사에서 자리를 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구성원에 관한 궁금증은 이 뿐만 아니다. 주최 측에서 높은 직급의 구성원만 선호하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도 있다. 대리급 이하의 직원들은 팸 투어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라는 주최 측도 존재한다고 한 여행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하지만 한 장거리 지역 관광청 관계자는 “직급이 낮다고 거부하는 경우는 없다”며 “새로운 지역을 홍보할 때는 팀장급을 선호하고 기존 여행지 홍보에는 직접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실무진을 선호하는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서로 이러한 갈등요소를 조금이나마 해소하려면 팸 투어를 진행하기 전에 사전에 협의를 거쳐 실질적으로 상호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쪽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 주최 측과 참가 측이 공통된 의견이다.
여행사는 판매 촉진을 위해서 주최 측의 여행사별 개별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항공 가격을 낮추는 등의 메리트를 여행사에 제공해주길 바라는 입장이며 주최 측도 여행사가 상품 판매에 좀 더 힘써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갈등에 유연하게 대처해나가는 것만이 팸 투어의 초심을 잃지 않고 업계에 도움이 되는 팸 투어를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