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이사
지난 6월 일본에서 열린 트래블 테크 컨퍼런스 ‘웹 인 트래블(Web In Travel)’의 핵심 주제 중 하나는 ‘투어&액티비티’ 분야의 급격한 성장이었다. ‘더 뉴 배틀그라운드(The New Battleground)’라고 표현할 정도로 현재 여행시장에서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해당 분야에 큰 관심을 갖고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킹 홀딩스(Booking Holdings)’,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 ‘메리어트(Marriott)’는 해당 분야의 회사를 인수하거나 투자를 진행했으며 기존 서비스에 투어&액티비티 상품들을 추가하고 있는 추세다. ‘부킹닷컴’의 경우 호텔 예약을 마치면 해당 지역에서 즐길만한 투어와 티켓을 추천해주는 것이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예다.
투어&액티비티 분야는 필자가 ‘마이리얼트립’을 창업한 지난 2012년에도 유망한 분야라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망 산업을 넘어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다.
왜 이런 걸까? 첫 번째로, 항공과 숙박 분야는 대형 회사 위주로 시장의 재편이 완료돼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았던 탓이 크다. 여전히 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진입과 차별화된 점을 갖기 어려워 회사 입장에서는 썩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 동일한 상품들을 얼마나 저가에 유통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기 때문에 자본력이 크지 않은 회사로써는 더 불리한 편이다.
두 번째로, 여행자들의 여행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여행지에서의 다채로운 경험(In-destination experience)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현지에서 즉흥적으로 본인의 취향을 반영한 일정을 결정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산업의 사이즈가 작고 까다로우며 고객의 클레임이 잦단 이유로 덜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분야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이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객들의 니즈에 그 답이 있다. 똑같이 프랑스 파리를 가더라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 수 만 가지의 여행방법이 나올 수 있다. 이러한 고객의 니즈를 모두 만족하려면 획일화된 여행 프로그램은 지양하고 다양한 상품들을 구비해야 한다. 여행상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기획하고자 한다면 이런 트렌드에 맞추기 어려우므로 대부분 회사가 플랫폼의 형태를 구축하게 된다.
더불어 수 만 가지 여행 상품 중 여행자가 본인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쉽게 탐색하고 예약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적 역량 역시 중요하다. ‘넷플릭스’가 시청자의 취향을 예측해 수 십 만 가지 콘텐츠 중 나에게 맞는 영화를 추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지만 실행은 쉽지 않다. 실행이 쉽거나 자본으로 해결되는 분야였다면 부킹 홀딩스나 트립어드바이저, 에어비앤비, 메리어트 같은 대형 회사들이 스타트업을 인수하기보다는 직접 팀을 꾸려 진행했을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항공, 숙박과는 달리 아직 스타트업에게 기회가 많은 분야이기도 하다.
이제는 경험의 시대다. 더욱 다채로운 현지 경험으로 가득 채워질 미래의 여행 산업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으며 더 발전된 현 산업의 모습을 필자는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