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심사를 거치고 허가를 받아야 했다. 이후 1988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가 이뤄지면서 개별 허가제는 사라졌다.
하지만 남극을 여행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고 사전 허가 없이 갈 경우 3000만원 이하의 벌금 혹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개인 여행자의 남극여행 허가 규정이 유지돼 온 이유는 외교부가 국제협약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해석을 한 탓이 크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국제협약을 그대로 번역한 국내법 ‘남극활동 및 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남극활동을 ‘과학조사, 시설물 설치, 탐험, 관광 그 밖의 활동’으로 명시하는데 여기서 활동의 주체는 개인이 아니라 운영단체를 의미한다.
즉 호텔, 화장실, 도로 교통편이 없는 남극에서 남극관광의 운영주체인 크루즈 선박의 투어 오퍼레이터가 해당 국가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고 개인 여행자가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남극점 탐험을 한 허영호 대장, 박영석 대장, 남극 최고봉 빈슨메시프를 오른 엄홍길 대장조차도 남극여행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남극의 베이스캠프 설치, 남미-베이스캠프-남극점 교통편 등을 운영하는 ALE라는 미국회사가 베이스캠프의 쓰레기 처리 뿐 아니라 이동용 화장실을 제공하고 캠핑 중 발생한 오물을 무게까지 측정하면서 관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투어 오퍼레이터의 틀에서 벗어난 개인 요트 남극여행, 개인 항공 여행 등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몇 년 전 새로 업데이트된 남극 국제협약은 남극관광에 있어 ‘허가제’가 의미 없다고 판단하고 허가가 아닌 사전고지로 개정을 했다. 국제협약은 남극은 각국 정부가 허가를 내주고 관리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허가가 아닌 고지로 변경했다.
하지만 고지나 허가를 받지 않아 징역에 처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남극환경을 위해 자국민에게 초강력법규를 적용한다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환영할 일인지 모르지만 속으로는 웃을 일이다.
국제 협약과 국내법에 따라 현재 남극을 방문하는 모든 대한민국 여행자는 남극여행허가를 신청할 필요가 없고 관계기간도 허가를 내주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국제협약이 허가가 아닌 고지로 변경된 이상 국제협약에 맞는 국내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독도의 영유권 문제와 동해 또는 일본해 표기문제에 굉장히 민감한 것에 반해 그것보다 훨씬 땅덩이가 큰 극지, 남극 대륙과 남극해에서의 영향력 확보에 대해서는 소홀한 경향이 있다.
극지 연구와 남극 내 영향력 확보를 위해 장보고 기지와 세종 기지를 만들었지만 극지연구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남극을 방문하는 자국민의 수다. 이미 중국은 매년 8000여명의 관광객이 남극을 방문하고 많은 이들이 드나드는 만큼 남극 땅에서의 그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72명의 관광객이 다녀갔을 뿐이다.
자국민의 남극 관광객 수가 정체돼 있는 것은 정부의 남극활동 국내법과 잘못된 해석의 영향이 크며 이는 조속히 해결돼야 할 문제로 더 많은 국민들이 남극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