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이한 가격조율·포화상태의 슬롯
지난 2일 막을 내린 하나투어 여행박람회 부산의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지방 출발 여행상품이 해를 거듭하면서 늘어나는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도 해외여행 수요가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수도권 제외 지역에서 여행상품을 판매할 때 부딪히는 한계는 여전하다.
지방출발상품이 가진 태생적인 한계는 같은 패턴의 상품 구성, 장거리 상품 판매의 어려움, 가격 조율의 어려움, 포화 상태의 슬롯 등이다.
부산, 대구, 경남 등으로 대표되는 영남권 여행 시장은 수도권 다음으로 규모가 큰 시장이며 타 지역에 비해 선박 수요가 높아 성장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 비해 규모가 작고 지역 항공사의 입김이 세기 때문에 상품 구성을 새롭게 변경하거나 상품 가격을 낮추는 등의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김해국제공항은 이용객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늘어나는 이용객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공항이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슬롯이 가득 차 있다. 전세기 운영이 힘든 이유다. 동남아 전세기도 많이 줄었고 거기에 사드 문제까지 겹치면서 중국으로 가는 전세기는 뚝 끊긴 상황이다.
전세기 등 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상황이 조성되지 않으면서 항공사들도 여행사에 항공좌석을 높은 가격에 제공한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수익 창출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영남권 여행 시장에 대해 A 여행사 부산지사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운항하는 항공기가 한정돼 있다 보니 가격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편”이라며 “부산~다낭은 하루에 5개 항공사만 운항하고 비인기 지역은 단독으로 운항하는 노선도 있어 항공사에서 가격 경쟁을 하지 않더라도 블록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가격 조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호남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보다 수요가 적기 때문에 제약이 많고 상품 가격도 동남아 상품 기준 10~20만원 정도 더 비싸다.
더 저렴한 인천 출발 상품을 찾는 여행객들도 많지만 광주~인천 왕복 교통비용과 시간을 고려했을 때 상품가격이 20만원 이상 비싸더라도 무안 출발로 예약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수도권보다 여행상품의 선택지가 훨씬 적다.
김영석 허니문메이트 광주지사 이사는 “무안 출발 상품은 주로 전세기 상품이 많은데 항공사에서 책정한 요금대로 상품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인천 출발 상품보다 많이 비싸다”며 패키지 상품의 가격적 메리트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덧붙여 김 이사는 “무안국제공항 규모가 작아 면세점 쇼핑을 선호하는 여행객에게는 선호도가 낮아 인천 출발로 빠지기도 한다”면서 공항 규모에 따른 지방 출발 상품의 한계를 언급했다.
규정된 패키지 상품의 조건이 좋지 못하다보니 최근 지방여행사에서는 FIT처럼 가족 여행객에 견적을 따로 만들어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서는 장거리 여행 상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일본, 중국, 동남아 상품이 대부분이고 유럽, 미주 등 장거리 직항 노선은 지방공항에는 거의 편성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장거리 노선은 일본, 홍콩 등으로 경유하는 스케줄로 운항된다. 그러나 경유 노선임에도 불구하고 상품 가격은 인천에서 운항하는 직항 상품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진다.
한편, 무안국제공항에는 제주항공의 정기편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노선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고 김해국제공항에도 에어부산이 실크에어를 제치고 싱가포르 직항 운수권을 따내면서 내년 1월 한 달간 김해~싱가포르 노선 비정기편을 운항한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