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2월1일 성북구 동소문동 한성대입구 전철역 7번 출구 인근, 허름한 붉은 벽돌 5층 건물 맨 꼭대기 층에서 세계여행신문이 태어났다. 당시 여행시장은 IMF의 한파로부터 막 벗어나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시기였다. 두 달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창간호에 매진한 끝에 4월1일 ‘세계여행신문’ 제1호 40면이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첫 호의 설렘은 그때 잠시였다. 인지도가 바닥인 상태에서 항공사와 여행사, 심지어 랜드사들에게 조차 다가서기 어려웠다. 지금처럼 어느 정도 업계 전문지를 알고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에 문전박대와 푸대접은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세계여행신문의 창립 논조는 업계와 함께하는 신문이었다. 업계의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시키고 건강한 여행생태계가 조성되게 하는 사명감이 있었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꿋꿋하게 업계 전문지의 이단아 길을 걸었다.
서로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통념을 포기했다. 업계의 부당한 민낯을 밀착 취재해 그대로 보도했다. 당시 막강한 파워를 가졌던 국적항공사들의 뿌리 깊은 접대관행을 과감하게 파헤쳤다. 관이나 협/단체들의 자료에 의존해 근근이 지탱해 온 기존 업계지의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시도였다.
처음에는 반발이 심했다. 고소와 고발도 잇따랐다. 언론중재위도 들락거리며 고행의 길을 걸었다.
그러던 어느 날 듣보잡 매체의 일회성 열정 정도로 생각했던 업계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업계의 문제점들을 수면위로 드러낸 최초의 여행전문지라는 찬사가 들리기 시작했다.
고행의 길은 결국 여행업계에 수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무질서하던 관행이 제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2005년 전화친절도 조사를 시행하면서 각 여행사들마다 고객 만족팀을 신설해 고객응대에 대한 서비스를 끌어올리는 데도 일조했다. BSP실적 또한 단독 보도를 하면서 많은 여행사들이 상대 여행사의 항공권 판매규모를 알기 시작했다.
시장규모가 확대되면서 분석과 통계를 통한 차별화된 기사들이 오늘의 업계선호도 1위의 세계여행신문 스무 돌을 있게 한 요인이 됐다.
창사 당시의 여행시장과 달리 요즘 여행시장은 혼돈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정돈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뜻이다. 차별화, 전문화되지 않으면 곧바로 도태되는 살벌함이 이어지고 있다.
매주 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독자들에게 다가간지도 스무 해가 됐다.
밤을 꼬박 새우며 따끈따끈한 첫 창간호를 품에 안았던 기억, 배포비용을 절약하고자 근 1년여 동안 매주 월요일 새벽 전 직원이 인쇄소로 출근해 4대문 안 주요 출입처에 신문을 직접 배포했던 아련한 추억들이 마치 엊그제 인 냥 기억 한편에 살아 숨 쉰다.
창사 스무 돌을 맞아 스무 해 전의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 정직한 신문이 되고자 한다. 나아가 여행업계의 정론지로서 업계와 더불어 상생, 발전하는 여행업계 일등신문으로 영원히 독자 곁을 지킬 것을 약속드린다.
<류동근 국장> dongkeu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