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없다’ 업장 폐쇄
올 5월까지 780곳
‘수익성 악화’ 가속
여행업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자 올해 부도?도산?폐업하는 여행사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 경기 침체 등 여행업에 부정적인 이슈들로 여행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양상이다. ‘이대로 가면 여행업에는 미래가 없다’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총 780개의 국내여행업이 폐업했다. 2017년 이후 데이터를 취합했을 때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3월 말 기준 2019년 1분기에 집계된 국내여행업 수는 6940개 업체로 지난해 말 7699개까지 생겨난 여행사 수에 한참을 못 미친다.
1분기, 즉 3개월 만에 760개 업체가 사라진 것이다. 2018년에는 여행업 개수가 계속해서 증가한 것과는 상반된다. 2018년 4분기에는 전기 대비 700개의 국내여행업이 늘어났고 전체 여행업의 개수도 600개가 증가했다.
반면, 2019년 1분기 기준 일반여행업, 국외여행업, 국내여행업 전체 개수는 2만2274개로 전년 대비 270개가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 5개월 내 도산한 여행사 수를 바탕으로 오는 12월까지 추이를 예상해봤을 때 지난해 한 해 동안 도산한 여행사 수를 뛰어넘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행사들은 더욱 심란해질 수밖에 없다. 한 10인 이하 규모의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는 “쉽게 말해서 한 집 걸러 한 집에서 폐업하는 꼴”이라며 비유했다. 여기에 덧붙여 “지난해 탑항공, 더좋은여행 등 탄탄해보이던 여행사들의 부도로 업계 전체가 불안해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반면, 여전히 여행사는 시대착오적 기업 운영을 이어오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보니 여행사 수익은 감소하고 유지비용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수익성 악화가 현재 시점에서 여행업이 처해있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이다.
또 다른 여행사 고위 임원은 “대형여행사도 실적 악화로 비상경영을 시행하는 등 유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데 중소여행사는 상황이 더 안 좋을 것이 분명하다”며 “업계에 흔히 도는 여행업 불황 10년 주기설이 전혀 근거 없는 루머가 아니다”라고 탄식했다.
1997년 IMF 이후 1998년 여행업의 한차례 위기를 맞은 후 약 10년 후인 2009년 리먼 사태로 미국발 재정위기로 여행업의 성장이 중단됐었다. 이후로부터 딱 10년째를 맞은 지난해 여행업 불황이 심화되고 있어 10년 주기설이 업계에서는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여행객은 늘어나지만 LCC 증가로 단거리 여행 급증, 항공 가격 하락 등으로 상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낮아졌다. 또한 2017년 패키지여행 붐과 방한 외국인 증가로 인아웃바운드 여행사 개수가 급격이 늘어나면서 치열해진 경쟁도 여행사들의 수익성 악화에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가운데 여행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여행업 종사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여행사 대표는 “다들 힘들다고 말만 하면 뭐하나 싶다”며 “업계의 의견을 하나로 응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여행업 전체를 보고 의견을 조율해야 한 단계 성숙한 업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업 등록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주목받고 있다. 무분별한 여행사 창업을 막고 여행산업의 질적 향상을 추구하자는 취지다.
현재 여행업 법인 설립을 위한 조건은 국내여행업은 최소 자본금 15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영업보증보험 가입이 조건이고 국외여행업은 최소 자본금 3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영업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가장 많은 자본이 필요한 일반여행업은 최소 자본금이 1억 원 이상 필요하며 5000만 원 이상의 영업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김기령 기자> glkim@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