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간 분쟁이 장기화 되자 국적항공사들과 국적선사들의 일본노선 철수가 본격화되면서 양국 관광교류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최근 발표된 항공사 여행사 2분기 실적만 보더라도 업계의 암울한 실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지난해 내국인 해외출국자 10명 중 2.6명이 일본을 찾았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지역이어서 그런지 일본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느끼는 충격은 메가톤급 이상이다.
문제는 일본을 찾던 수요들이 다른 곳으로 대거 이동하지 않고 여행자체를 자제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만이나 싱가포르 등 일부지역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만 전반적인 불황이 겹친 탓에 피부에 와 닿는 강도는 미약하다.
요즘 들어 창업 이래 가장 어렵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심지어 수십 년 간 여행사를 운영해 왔으나 계속 유지해야 할지, 휴업이나 폐업을 해야 할 지 고민하는 대표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처음에는 무급휴직 등으로 회사를 유지해 왔지만 이제는 휴업과 폐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IMF나 사스 때처럼 여행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는 수준은 아니라고 하지만, 여행사 이용률이 점점 낮아지고 판매수수료 역시 곤두박질치면서 더 이상 여행사 운영에 대한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주된 이유다.
서민들이 애용하는 자장면이나 소주, 화장품 등의 마진율은 이것저것 다 제하고도 70%이상 수익이 남지만, 여행상품에 대한 마진은 고작 10%대 이하가 부지기수다.
상용전문여행사들의 마진율은 2%대로 무너졌다. 여행사를 통한 수요가 줄어든 데다 글로벌 OTA공세와 개별여행객 증가와 맞물려 마진까지 턱없이 낮다보니 더 이상 여행사를 운영해 나갈 의미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변에 1인당 2000?3000원 마진에도 뺏고 빼앗기는 치열한 경쟁을 쉽게 목격할 수 있어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들의 고민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최근 여행시장의 판세는 정답이 없다. 시장경제에 모든 것을 맡겨두고 단단히 대비하는 것만이 상책이 아닐까 싶다. 과거를 탓할 것도 미련을 둘 것도 없고, 현재 처해 있는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해 고객들의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상책이 아닐까 싶다. 여행사를 접어야 할지 유지해야 할지 고민만 하다 시간만 축낼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떠한 고민이 가장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것인지 깊이있는 고민의 시간이 필요할 때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캄보디아 현지에서 단체여행객들을 대상으로 1000달러 하는 상황버섯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불티났다. 그 1000달러의 원가는 고작 50달러인데도 말이다.
그 당시 여행 상품가는 지금보다도 더 높게 판매가 됐고 판매수수료도 10%가 훨씬 넘었다.
20년도 채 안 된 현재의 여행시장은 그때와 정반대가 됐다. 상품판매가는 오히려 낮아지고 상황버섯은 50달러에도 살까 말까 고민하는 시대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