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일상 속에서 방역과 싸우고 때아닌 장마로 전국에 비가 쏟아지는 8월의 여름, 우리는 75주년 광복절을 맞이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국민으로서의 일상을 되돌리고자 싸웠던 그 절실함을 다시 상기해보자.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이재성)은 8.15 광복을 맞아 애국지사들이 잠들어 있는 ‘망우리공원’을 중심으로 역사와 자연을 품은 중랑구를 소개한다. 근심을 잊는다는 뜻을 가진 ‘망우’, 근심과 걱정을 조금 내려 두고 산바람과 함께 애국지사들의 묘역을 둘러보고 나면 오히려 묘하게 힐링 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으로 알려진 용마산과 대형마트가 늘어선 가운데에서도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우림시장까지 다양한 매력이 볼거리를 더한다. <사진 제공=서울관광재단>
■망우리공원 숲길 따라 걷다보면, 애국지사의 묘역
일제는 1933년 미아리의 공동묘지가 가득 찰 것을 대비, 망우리 고개에 70만 평에 달하는 대규모 공동묘지를 조성했고, 1973년까지 서울시의 공동묘지로 사용됐다. 공동묘지로 일반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했던 망우리는 2005년 망우묘지공원 조성계획을 수립하면서 정비됐고,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되며 숲과 산책로를 따라 애국지사의 묘역을 만나는 역사문화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망우리 고개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현재의 동구릉을 능지로 정하고 돌아오면서 “이제는 근심을 잊게 됐다”라고 말했다 하여 망우(忘憂)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고 전해진다. 이성계가 먼 미래에 조국의 광복에 대해 열망과 근심이 가득했던 애국지사들이 망우리에 잠들 것을 예상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현재의 망우리 공원과 어울리는 작명을 한 셈이 됐다. 망우리의 양지바른 곳에 묻힌 애국지사들은 발전한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이제는 조국에 대한 근심을 내려놓지 않았을까.
망우리 공원에 잠들어 있는 가장 유명한 애국지사는 만해 한용운 시인(1879~1944)이다. 안창호 선생의 묘가 도산공원으로 이장되면서 현재 망우리 공원의 유일한 최고훈격인 대한민국장 수여자이다. 우리에게는 ‘님의 침묵’이라는 시로 잘 알려진 한용운 시인은 민족대표 33인으로 기미독립선언서에 서명했다. 시인이자 스님이었던 그는 불교도들이 비밀리에 조직한 단체에서 항일운동을 지속해 나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광복을 1년 남겨놓고 별세, 망우리 묘지에 안장됐다.
한용운 시인의 묘소와 멀지 않은 곳에 조봉암 선생(1898~1959)의 묘소가 있다. 조봉암은 청년 시절 3.1운동에 참여, 옥고를 치른 후 독립운동을 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사회주의 진영에서 활동했으나 해방 후 중도파의 길을 걸었다. 대한민국의 제헌국회의원과 농림부장관을 지냈고, 제2대 및 제3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 대통령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1959년에 간첩으로 몰려 사형, 망우리에 묻혔으나, 2011년 대법원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비문조차 없는 묘비가 오랜 세월 동안 침묵의 소리로 항변한 세월을 대변하는 듯하다.
오세창 선생(1864~1953)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서예가로 3.1운동 때에는 민족대표 33인으로 활약하여 3년간 옥고를 치렀다. 한성순보 기자를 지내기도 했으며 천도교에서 일제에 비타협적인 보수파 노선으로 활동했다. 근처에 있는 방정환 선생의 묘소 묘비에 ‘동심여선(童心如仙)’이라 새겨진 글자가 오세창 선생의 글씨이다.
어린이날로 대표되는 방정환 선생도(1899~1931) 망우리에 묻혀있다. 그는 어린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어린이 교육을 강조하고 소년운동을 주도했다. ‘아이의 마음은 신선과 같다’라는 묘비명 동심여선(童心如仙)이 그의 삶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하지만 방정환 선생이 청년 시절에 3.1운동 소식을 알리는 ‘독립신문’을 몰래 인쇄, 배부하다 체포되고 이후에도 독립운동을 전개하려 했다는 혐의로 일본 경찰에 꾸준히 감시를 받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선생의 묘소 앞에 서서 조국에 대한 충심을 다했던 일생에 감사함을 전해본다.
많은 가산을 독립운동 자금에 동원했고 언론인이자 사학자로 문화운동 형태의 독립운동을 실천했던 문일평 선생(1888~1939), 안창호 선생의 비서로 상해 임시 정부에서 일했고, 의사로서도 많은 업적을 남긴 유상규 선생(1897~1936), 1920년 의열단 단원 박재혁이 부산경찰서장에게 폭탄을 투척해 중상을 입혔는데 그가 거사하도록 도왔던 오재영(1897~1948) 등의 애국지사도 망우리 공원에 묻혀있으니 함께 들러 볼 만 하다.
□망우리공원 정보
△찾아가는 법: 1호선 청량리역 4번 출구, 청량리역환승센터에서 경기버스 65번, 167번, 51번을 타고 약 20분 이동, 동부제일병원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도보로 15분. 또는, 경의중앙선 망우역 1번 출구로 나와 용마공원 방향으로 도보 약 20분, 용마랜드를 지나 산책로 진입.
△문의: 02)2094-0114
■용마랜드까지 역사문화코스 근·현대사의 생생한 역사
망우리 공원을 즐길 수 있는 탐방코스는 ‘역사문화코스’, 인문학길 ‘사잇길’, ‘서울 둘레길 2코스’로 나뉘어 있다. 이중 서울 둘레길2코스는 용마산과 아차산까지 아우르는 장거리 코스이고 온전히 망우리 공원을 즐기는 코스는 역사문화코스와 사잇길이다. 두 코스 모두 총 길이는 2.7km,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구간으로 망우리 공원에 잠들어 있는 유명인사를 만나면서 녹음이 우거진 공원을 천천히 산책하기 좋은 코스로 이뤄져 있다. 오늘 소개할 역사문화코스는 13도 창의군 탑을 시작으로 박인환 묘와 이중섭 묘를 지나 어린이 모험 놀이터를 통해 용마 테마공원으로 내려와 충익공 신경진 신도비에서 끝난다.
망우리공원 아래 체육시설이 있는 곳으로 가면 뾰족하게 선 13도창의군탑을 만난다. 1907년 일본이 정비7조약을 내세워 대한제국의 군대를 강제로 해산시키자 전국적으로 의병을 일으켜 서울로 진격하기 위해 결성된 의병부대인 13도 창의군의 정신을 기리는 탑이다. 전국에서 양주로 집결한 창의군은 선발대를 동대문 밖 30리까지 진격하였고, 일본군과 혈전을 벌이다 퇴각했다. 하지만 총대장이었던 이인영이 부친상으로 인해 지휘권을 내려놓고 3년 상을 치르러 귀향하면서 창의군은 해산되어 다시 전국으로 흩어졌다. 결과는 실패했지만, 그들이 국가를 위해 의로 뭉쳤던 그 날을 잊지 않으리라 다짐해본다.
탑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망우리 공원으로 올라가면 공원의 메인 산책로로 들어가기 전 오른쪽으로 박인환 시인의 묘소로 가는 표지판이 나타난다. 박인환 시인은 도시적 감성인 개인의 특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때로는 문명이 인간을 황폐하게 만든다는 비판적인 인식을 담고 있는 모더니즘 시를 썼다. 그의 묘비에는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라는 ‘세월이 가면’ 시의 일부가 적혀있다. 시인이 작고하기 일주일 전에 지은 마지막 작품임을 알고 다시 시구를 되새기니 그리운 이에 대한 애달픔이 더욱 사무치게 다가온다.
박인환 시인의 묘를 지나 이중섭 화가의 묘로 향한다. 한국 서양화의 대표로 뽑히는 이중섭 화가는 일제에 지배받던 우리 민족의 한을 표현하는 매개체로 소를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에 부인과 자녀들을 일본에 보내고 가족을 그리워하는 그림을 많이 남기기도 했다. 그의 묘비에도 헤어진 가족과 떨어져 보낸 시간을 채우려는 듯 아무런 글도 없이 그가 그린 가족화가 조각되어 있을 뿐이다.
이중섭 화가의 묘를 지나면 용마산 약수터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산책로를 따라 하산 방향으로 내려가면 어린이 모험 놀이터가 나타난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기구들이 설치돼 있다. 철이나 플라스틱이 아닌 자연 친화적 소재로 만들어진 놀이기구가 많아 눈길을 끈다. 개미터널, 짚라인체험, 미끄럼틀 등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과 더불어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다.
어린이 모험 놀이터를 지나 하산로로 망우리 공원을 빠져나오면 옛 놀이동산인 용마랜드가 나타난다. 현재는 폐업한 놀이공원으로 녹슨 채 멈춰버렸지만, 회전목마와 바이킹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어 레트로 감성과 함께 추억의 사진을 남기려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최근 TVN에서 방송된 ‘대탈출3’의 배경으로 등장해 다시금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단, 사진과 영상 촬영 장소로 운영돼 입장료 1만원을 내야 들어갈 수 있다. 용마랜드를 지나 망우동으로 내려오면 역사문화코스의 마지막 지점인 충익공 신경진 묘역이 나타난다. 신경진은 임진왜란 때 충주 탄금대에서 왜적과 싸우다 패한 신립 장군의 아들이다. 임진왜란 후 왕위에 올랐던 광해군을 폐위시키는 인조반정을 주도한 인물로 병자호란 이후에 청과의 외교에 앞장선 인물이다.
□망우리공원 역사문화코스 정보
△코스: 2.7km 약 1시간 30분 소요
△찾아가는 법: 1호선 청량리역 4번 출구, 청량리역환승센터에서 경기버스 65번, 167번, 51번을 타고 약 20분 이동, 동부제일병원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도보로 15분.
△문의: 02)2094-0114
■용마산 핫스팟 화려한 도시 서울의 야경
용마산은 중랑구 면목동과 광진구 중곡동 사이에 있는 산이다. 아차산과 용마산, 망우산이 차례대로 이어지며 산세를 이루고 있는데, 그중 최고봉이 용마산의 정상인 용마봉(348m)이다. 용마산은 지형이 대부분 암반지대로 이뤄져 있어 크고 작은 돌부리가 많고, 경사도가 심한 오르막길과 데크 계단으로 등산로가 이어져 있다. 험한 바위 지형을 좋아하는 산양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돼 있는데 용마산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뉴스를 통해 전해질만큼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험한 구간이 많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연이어 거친 숨을 몰아쉬게 된다. 잠시 숨을 고르며 등 뒤로 고개를 돌려보면 서울 도심의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오른쪽으로 서울을 감싼 성벽처럼 높게 선 북한산의 능선과 그 아래 놓인 강북구 일대부터 중앙부에는 중랑천을 따라 늘어선 도심과 서쪽으로는 중랑천과 이어지는 한강과 남산 일대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 화려한 대도시인 서울의 풍경을 한눈에 다 담을 수 있는 곳이라 야경 명소로 입소문이 나 있다.
용마산을 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등산코스는 2가지이다. 첫 번째는 용마폭포공원에서 출발, 중랑구 둘레길을 따라 정상인 용마봉으로 오르는 것이고, 두 번째는 ‘뻥튀기 공원’에서 시작하여 팔각정인 용마정을 지나 정상인 용마봉으로 가는 것이다. 두 코스 모두 오르막으로 된 암반지대와 데크 계단으로 등산로가 나 있어 난이도에는 큰 차이는 없다. 체력이 약한 사람이라면 뻥튀기 공원에서 출발해 팔각정인 용마정까지만 가는 것도 괜찮다. 용마정에 오르면 중랑천을 중심으로 중랑구과 동대문 일대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단, 용마정은 정상부에 비해 해발이 낮아 왼쪽으로 아차산의 능선에 가려 잠실 일대의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용마산에서 서울의 풍경을 가장 멋지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은 정상인 용마봉 아래에 있는 전망대이다. 오히려 정상인 용마봉은 주변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시야가 제한적이다. 용마봉에서 용마정 방향으로 5분 내려오면 전망데크가 나타난다. 오른쪽으로 북한산부터 남산 일대를 지나 왼쪽으로 한강 위에 놓인 올림픽대교와 하늘 높이 우뚝 서 있는 롯데타워의 야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황혼으로 물들어가는 서울 도심의 모습과 밤하늘을 밝히는 별처럼 서서히 밝아오는 도심의 불빛을 동시에 만날 수 있어 더욱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용마산을 오르는 길이 거칠고 힘들어도 전망대에 서서 서울의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 등산의 참맛을 느끼게 된다. 단, 용마산에 야경을 보러 간다면 길이 험한 만큼 안전을 위해 등산화를 신고 손전등을 챙겨 가는 것을 추천한다.
□용마산 정보
△찾아가는 법: 7호선 용마산역 2번 출구로 나와 용마폭포공원으로 약 도보 15분. 중랑구 둘레길로 진입해 정상인 용마봉으로 트레킹또는, 7호선 중곡역 1번출구로 나와 뻥튀기공원으로 약 도보 10분 이동, 등산로를 따라 팔각정인 용마정과 정상인 용마봉으로 트레킹.
■ 우림시장 쾌적하고 높은 가성비
우림시장 일대는 과거 마장동 우시장으로 소를 팔러오던 지방 사람들은 먼 거리를 오느라 지친 소에게 하룻밤 여물을 먹이고 쉬게 하던 장소였다. 사람들이 모이면서 주변으로 상권이 생겼고, ‘소가 숲을 이룬다’해 우림(牛林)시장이라 불리었다. 현재는 약 200여 개의 점포가 500m 길이로 곧게 뻗어 있는 길에 밀집된 골목형 시장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좁은 골목길에 좌판이 질서 없이 늘어서 있어 시장 환경이 좋지 않았고, 망우역 주변으로 대형마트가 3개나 생기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상인들은 중랑구청과 협의, 시장의 골목길을 재정비해 환경을 개선했고, 비를 막아줄 수 있도록 지붕에 아케이드를 설치했다. 또한, 60대가 주차할 수 있는 무료 주차장과 배달을 위한 택배 차량 운행 서비스를 등을 도입, 변화를 꾀하였다. 덕분에 대형마트가 밀집된 주변 상권 속에서도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재래시장으로써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시장에 들어가면 끊임없이 드나드는 많은 사람으로 눈길을 끈다. 12m 남짓한 길폭을 가득 메운 점포가 복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활기찬 상인과 손님 덕에 시장의 분위기는 밝다. 우림시장에는 가격이 저렴하고 맛도 깔끔한 가성비 좋은 먹거리들이 많다. 굳이 장을 보지 않는 사람들도 시장을 찾아 끼니를 해결할 정도다. ‘정가네 홍두깨 손칼국수’는 매스컴에도 소개됐을 정도로 우림시장을 대표하는 먹거리 중 하나다. 홍두깨를 이용, 직접 손으로 면을 반죽한다. 꽤 큰 그릇에 애호박과 김, 깨가 올려져서 칼국수가 나온다. 적당한 두께의 면발이 쫄깃하고 국물도 맑고 시원하다. 기본메뉴는 손칼국수이지만 어묵이나 만두, 팥, 해물, 매생이가 들어간 다양한 칼국수 메뉴가 있어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 주문할 수 있다. 가격도 3500~6500원 사이로 가격과 맛을 동시에 사로잡는다.
또한, 무더운 여름의 별미인 시원한 묵사발을 파는 ‘웰빙콩나물’ 가게도 인기가 많다. 품질 좋은 도토리가루를 이용, 정성이 들여 끓이고 뜸을 잘 들여 맛이 좋은 도토리묵을 만든다. 도토리묵과 함께 다진 김치, 오이, 양배추, 김 등이 육수와 얼음과 어우러져 묵 특유의 탱글탱글한 식감을 돋군다. ‘서박사곱창’도 단골이 많은 맛집이다. 17년째 이어오고 있는 곱창 전문점으로 포장을 해가는 사람들도 많아 우림시장을 자주 찾는 사람이라면 곱창 가게 앞에서 한 번쯤 발걸음을 멈춘 적이 있을 정도다. 각종 채소와 고추장, 간장을 이용해 곱창의 잡내를 잡아 고소한 맛을 살렸다. 이 밖에도 ‘우림 순대국’이나 ‘소문난 순대국’ 가게의 순대국밥, 능이버섯이 들어간 떡갈비를 파는 ‘떡갈비 1982’ 등도 인기 있는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림시장 정보
△찾아가는 법: 경의중앙선 망우역 1번출구로 나와 도보로 약 10분.
△문의: 02)436-3598
■가족과 방문하기 좋은 중랑구의 명소
용마산 기슭에 있는 용마폭포공원은 본래 채석장이었다. 아스팔트 콘크리트를 생산하고 있던 채석장을 공원으로 바꾸면서 산책로가 끊어졌던 용마산과 길을 연결했고, 암반지대의 가파른 절벽에는 거대한 인공폭포를 조성했다. 3개의 인공폭포는 연못으로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며 떨어진다. 가운데 용마폭포는 높이 51m이고 좌청룡과 우백호를 상징하는 좌우의 폭포 역시 약 21m의 높이로 아시아 최대의 인공폭포로 알려져 있다. 매년 5~8월까지 평일에 3~4번, 각 1시간씩 폭포를 가동했으나, 현재는 잠정 중단됐다. 폭포를 가동하지 않는 겨울에는 빙벽 타기 체험이나 연못 스케이트장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인공폭포 앞에는 총 높이 17m, 폭 30m의 서울 최대 규모의 중랑스포츠클라이밍 경기장이 있다. 외부 암벽과 더불어 실내에는 암벽체험시설과 강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탈의실, 샤워실도 설치돼 있다. 현재 클라이밍 경기장은 외부 암벽장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용마폭포공원에는 축구장과 배트민턴장, 테니스장이 있어 인근 주민들의 체육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중랑구 면목동에 위치한 중랑천 물놀이장은 수영장과 함께 분수와 물웅덩이가 설치돼 있다. 분수의 종류도 다양하고 웅덩이가 얕아 수영을 못하는 어린아이들도 물놀이를 즐기기 좋은 장소이다.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올해는 운영이 중단됐다.
현재 옹기테마공원이 들어선 봉화산 중턱은 화약류 도매업체가 화약을 저장하던 장소였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후 안전을 걱정하는 민원이 이어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랑구가 부지를 매입했다. 신내동 일대는 조선 시대까지 옹기 장인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 있던 곳으로 1990년대 초까지 옹기를 굽는 가마가 가동됐다. 중랑구는 신내동의 옹기 전통을 계승하면서 아이들의 체험공간과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옹기테마공원을 만들었다. 공원 중앙부에는 용가마 형태로 복원한 길이 15m, 폭 3m의 대형 옹기가마가 눈에 들어온다. 서울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배요섭 옹기장이 가마 복원에 참여했고,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전까지 한 달에 한 번씩 전통 옹기 제작 방식을 시연하기도 했다. 매주 화, 목, 토요일에는 나만의 도자기를 만드는 옹기공예, 책꽂이나 독서대 등을 만드는 목공예, 부채와 필통을 만드는 한지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곳 역시 잠시 운영이 중단되었지만 추후에 가족, 친구와 함께 봉화산의 깨끗한 공기를 마시면서 나들이하기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