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불꽃축제의 숨은 관람 및 촬영 포인트, 조선 정조대왕이 능행길에 쉬어 간 행궁, 단풍이 가득한 공원까지. 이 명소들 모두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서 2~10분만 걸으면 되는 초역세권 명소들이다. 서울관광재단은 올가을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할 수 있는 접근성 좋은 가을명소로 동작구를 추천한다. 지하철 2·4·7·9호선이 통과하는 동작구는 사육신공원, 효사정문학공원, 용양봉저정, 국립서울현충원, 노량진 수산물도매시장 등의 주요 명소들이 지하철역 가까이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한강과 도심 야경 그리고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은 공원들까지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특히 용봉정근린공원 전망대에 오르면 눈앞에 황홀한 한강 야경을 볼 수 있다. 다가오는 주말 가족들과 동작구로 떠나는 것은 어떨까. <사진 제공=서울관광재단>
□ 효성 지극했던 정조가 사랑한 그곳! 용봉정근린공원과 용양봉저정
한강대교 앞 작은 언덕에 자리한 용양봉저정(서울시 시도유형문화재 제6호)은 조선 정조 15년(1791)에 지은 행궁이다.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으로 향하는 능행길에 한강을 건너기 전후 잠시 들러 쉬어 갔던 곳이다. 용양봉저정의 뜻은 ‘용이 뛰놀고 봉황이 높이 난다’라며, 정조가 이곳의 경치를 둘러보고 이름 지은 것이라고 한다.
정조는 1789년 양주 배봉산에 있던 사도세자 묘를 수원 화산으로 옮기고 현륭원을 조성한 뒤 13차례나 참배했다. 정조의 어가행렬이 한양과 수원을 오가려면 한강을 건너야 했다. 그때마다 한강에 임시로 배다리를 놓았다. 배다리를 놓고 한강나루를 건너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어가행렬이 용양봉저정에 들러 점심을 먹고 쉬었다가 수원으로 행차했다고 한다.
용양봉저정 건축 당시에는 정문과 두세 채의 건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정면 6칸, 측면 2칸, 내부는 마루와 온돌방으로 꾸며진 정자 한 채만 남아 있다. 이 건물도 일제강점기 때 용봉정이라는 음식점으로 사용됐다가 광복 후 원래 이름을 찾았다. 용양봉저정 안에는 정조의 화성행차 일정과 능행 코스, 어가행렬이 배다리를 건너 용양봉저정에 도착한 모습을 그린 옛 그림들이 전시돼 있다.
용양봉저정 앞을 지나 주택가 골목길로 5~7분 정도 올라가면 용봉정근린공원 전망대에 도착한다. 전망대로 가는 길목에 가족공원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전망대에는 올라갈 수 있다. 전망대는 벤치가 설치된 작은 데크 쉼터로 꾸며 놓았다. 이곳에 서면 원효대교, 한강철교, 한강대교, 노들섬, 용산역, 국립중앙박물관, 북한산, 남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서울 랜드마크인 63스퀘어, 남산서울타워, 롯데월드타워를 모두 조망할 수 있는 전망 포인트다. 아는 사람만 아는 서울 불꽃놀이 축제 촬영 및 감상 포인트이기도 하다. 밤이 되면 한강대교에 조명이 켜져 한강이 더욱 돋보인다.
<여행 TIP>
-주소: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로32길 14-7(본동)
-찾아가는 법: 지하철 9호선 노들역 3번 출구에서 도보 3분/용봉정근린공원 전망대는 구립동작실버센터가 있는 골목으로 가야 한다. 지도 앱에 용봉정근린공원을 검색하면 공사 현장이 나온다.
□ ‘효(孝)’를 생각하는 정자, ‘효사정문학공원’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도심 파노라마
지하철 9호선 흑석역 1번 출구에서 약 1분 걸으면 효사정문학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한강 변에서 도보 또는 따릉이로도 접근할 수 있어 오가는 길에 잠시 짬 내어 들르기에도 좋다. 효사정문학공원은 조선 초기 정자인 효사정과 소설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심훈을 기리는 문학공원으로 이뤄져 있다. 흑석동에 심훈의 생가터가 있으므로 이곳에 문학공원을 조성한 것이다. 효사정으로 오르는 산책로에 심훈의 시비와 한강을 등지고 앉은 심훈 동상, 심훈 스토리텔링 안내판 등을 설치해 놓았다. 심훈의 시를 읽으며 효사정이 있는 언덕으로 오른다.
효사정은 조선 초기 문신 노한(1376~1443)이 어머니를 여의고 3년 동안 시묘를 살았던 곳에 지은 정자다. 노한은 시묘살이 후에도 묘소를 떠나지 못해, 묘소 북쪽 바위 언덕에 효사정을 짓고 때때로 올라가 부모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옛 효사정은 조선 성종 때 헐렸다. 지금의 효사정은 1993년 일본 신사가 있던 자리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정자를 새로 지은 것이다. 효사정에 관한 옛 기록을 참고해 제자리를 찾아보았으나 주변 환경이 많이 변해 찾지 못하고, 옛터와 가까운 곳에 지었다고 한다.
효사정이라는 이름은 노한과 동서지간이었던 호조참판 강석덕이 ‘효를 생각하는 정자’라는 뜻을 담아 지었다. 당시 효사정은 효의 상징이었으며, 한강 변 정자 중 경관이 가장 좋은 곳으로 칭송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서울시 우수조망명소로 선정됐을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다.
효사정 턱밑에 올림픽대로가 시원하게 뻗어 있다. 원효대교, 한강철교, 북한산, 한강대교, 노들섬, 용산역, 남산, 국립중앙박물관, 멀리 잠실까지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야간에는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차량 불빛과 한강대교와 한강 변 빌딩 숲의 조명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이 멋져 야경 출사지로도 인기 있다.
특히 동작구는 용양봉저정과 효사정문학공원을 묶어 핵심 관광명소로 개발하고 있다. 한강 조망 전망대 설치, 주차장 조성, 문화재 발굴, 노들섬을 연결하는 집라인 설치 등을 검토 중이다.
<여행 TIP>
-주소: 서울 동작구 현충로 55(흑석동)
-문의: 02-820-1258
-찾아가는 법: 지하철 9호선 흑석역(중앙대입구) 1번 출구 도보 2분
□ 조선 단종 복위에 목숨을 바친 여섯 충신을 위해 조성된 ‘사육신공원’
단종 3년(1455) 박팽년, 성삼문, 유응부, 이개, 유성원, 하위지는 단종의 숙부인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하자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발각돼 참혹한 죽음을 맞았다. 훗날 이들을 사육신이라 불렀다.
사육신공원은 사육신 묘역과 사육신역사관, 야생화정원, 조망 명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육신 묘역에는 홍살문, 불이문, 비각, 사당인 의절사, 사육신 묘소가 있다. 의절사에 사육신과 김문기의 위패를 모시고 매년 10월 9일 추모 제향을 올린다.
사육신 묘소는 의절사 뒤편 야트막한 언덕에 조성돼 있다. 원래 이곳에 4기의 묘소만 있었는데, 1977년 성역화 사업 때 하위지, 유성원, 김문기의 허묘를 만들어 총 7기의 묘소가 있다. 묘소 앞으로 노량진역과 컵밥거리가 마주한 노량진로가 굽어 보인다.
불이문 앞을 지나 산책로를 조금 오르면 사육신역사관이 나온다. 현재 휴관 중이다. 사육신역사관 뒤쪽에는 우수조망명소 전망 데크가 있다. 이곳에서 한강 주변의 63스퀘어, 서강대교, 마포대교, 올림픽대교, 원효대교, 한강철교, 강변북로와 북한산, 백련산, 남산서울타워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다만, 이 전망 데크 앞 담장에 설치한 철책 때문에 시야가 조금 가린다. 이곳 전망보다 전망 데크 아래 야생화정원에서 보는 한강 전망이 훨씬 볼만하다. 한강철교와 한강대교를 무시로 오가는 지하철과 열차를 오랜 시간 바라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
사육신공원보다 지대가 높아 한강을 낀 도심 전경을 더 넓게 볼 수 있는 곳이 달마사다. 서달산 북쪽 기슭에 자리한 달마사는 1931년 유심 대사가 창건한 조계종 사찰이다. 달마사 뒤편 산기슭에 있는 거북바위 기도처가 전망 포인트다. 달마사 일주문에서 거북바위까지는 도보 약 5분 거리다. 거북바위까지 계단을 놓아 걷기 수월하다.
거북을 닮은 바위 앞에 서면 달마사 전경과 한강, 남산, 63스퀘어, 한강 변의 고층 빌딩들, 롯데월드타워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보는 야경 또한 특별하다. 달마사 전각 너머로 보이는 단풍 숲과 한강 야경, 달빛이 어우러져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달마사 인근 노량진근린공원 고구동산도 우수 조망 명소다. 흑석동 주택가 뒷산에 있는 근린공원이며, 한강이 보이는 쪽에 우수조망명소 안내판과 전망 데크가 있다. 전망 데크 앞 나무들이 웃자라 한강 조망이 시원하지는 않다. 근처에 간 김에 들러볼 만하다.
<여행 TIP>
-주소: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로 191(노량진동)
-문의: 02-813-2130
-개방: 09:00~18:00
-찾아가는 법: 1호선 노량진역 1번 출구 또는 9호선 노량진역 8번 출구 도보 5분
□ 호젓하게 단풍을 즐기며 산책할 수 있는 국립서울현충원
국립서울현충원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순국한 호국 참전 용사와 애국자들을 모신 국립묘지이자 추모공원이다. 크게 독립유공자묘역, 국가유공자묘역, 장군·장병·경찰관묘역으로 나뉜다. 묘역 둘레를 천천히 걷다 보면 충열대, 학도의용군무명용사탑, 육사7기 특별동기생 추모탑, 경찰충혼탑 등의 수많은 추모탑과 전직 대통령 묘소를 볼 수 있다.
잔디밭과 꽃길 산책로, 연못 등의 조경을 잘해놓아 일반 시민도 산책 삼아 많이 방문한다. 봄철에는 수양벚꽃과 개나리, 진달래가 공원을 아름답게 수놓고, 가을에는 산책로를 노랗게 물들인 은행나무 가로수가 볼만하다.
현충원 상단은 서달산 등산로와 연결된다. 대한독립군무명용사위령탑 위쪽 산책로로 올라가다 보면 서달산의 상도동 방면 출입구(상도통문)가 나온다. 현충원 개방 시간에는 철문이 열려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때문에 단순한 관람 목적으로 현충원에 출입할 수 없다. 방문 전 개방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상도통문을 통과해 조금 더 올라가면 호국지장사가 나온다. 현충원에 안치된 호국 영령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뜻에서 호국지장사라 이름 지은 사찰이다.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많아 가을철에 들러볼 만하다. 절 입구의 약수로 목을 축이고 서달산 자락길을 이어 걸어 보자.
현충원 주변 명소로는 편의점과 북카페가 결합한 문화공간인 동작노을카페가 있다. 동작역 1번 또는 2번 출구에서 조금만 걸으면 동작대교 위에 조성된 동작노을카페가 보인다. 이곳에서 통유리창을 통해 한강으로 지는 노을을 감상하며 차와 음식을 즐길 수 있다. 5층은 루프탑이며 전망이 가장 좋다.
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 3번 출구 인근에 있는 보라매공원은 전체 면적이 420.550㎡에 이르는 대규모 공원이다. 공군사관학교가 있던 자리에 공원을 조성해 보라매공원이라 이름 지었다. 공원 안에 어린이 놀이터, 피크닉장, 청소년 수련관, 동작구민체육센터 등이 있다.
<여행 TIP>
-주소: 서울시 동작구 동작동 271-18(동작동)
-문의: 02-813-9625
-개방: 06:00~18:00
-찾아가는 법: 지하철 4·9호선 동작역 8번 출구 도보 1분
□ 365일 꿈과 희망을 품은 거리, 노량진에서 활기 넘치는 시간
노량진 하면 학원가가 퍼뜩 떠오른다. 1980년대 이후 종로에 있던 입시학원들이 노량진으로 이전하면서 노량진에 학원가가 형성됐다. 현재 노량진 학원가는 대입 재수학원, 공무원 학원, 교사 임용시험 학원, 각종 자격시험 대비 학원들이 몰려 있는 대단위 상업 지구를 이룬다. 학생을 상대로 하는 상권인 만큼 저렴한 식당, 숙소, 카페, 마트 등이 밀집해 있다.
노량진역 인근 ‘노량진 컵밥거리’도 그런 곳 중 하나. 인도에 23개 음식 부스가 마치 열차 객차처럼 늘어서 있다. 부스마다 컵밥, 수제비, 와플, 쌀국수, 떡볶이 등의 메뉴를 판다. 이름은 컵밥이지만 큰 대접에 밥과 덮밥용 재료를 듬뿍 얹어 준다.
컵밥 판매 상인들은 학생이 주 고객이므로 양은 푸짐하고, 값은 싸게 판다고 한다. 덮밥을 주문하면 상인이 즉석에서 모차렐라 치즈, 햄, 달걀 후라이, 삼겹살, 불고기, 볶은 김치 등을 요리해 주먹밥에 얹어 준다. 가격은 3,000원~4,500원 선이다. 부스 앞에서 먹거나 버스정류장처럼 생긴 9개 쉼터에서 먹을 수 있다. 독서실, 학원에서 장기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 단골 컵밥 부스가 생기기도 한다.
컵밥거리와 더불어 인근에 새로 지은 노량진 수산물도매시장이 노량진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노량진 수산물도매시장은 새벽에 문을 여는 횟감용 활어 전문 도매시장이다. 동작구에 따르면, 서울에서 거래되는 전체 수산물 중에서 43.9%의 물량이 이곳에서 거래된다고 한다.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새 건물에 활어·선어·패류 경매장, 수산물 판매장, 젓갈 판매장, 건어물 판매장, 식당가 등이 성업 중이다. 횟감을 사서 식당에 맡기면 상차림비를 받고 음식을 차려준다.
지하철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 뒤편 골목에는 주민들이 애용하는 성대전통시장이 있다. 1979년에 창설한 골목형 시장으로서 여러 갈래의 골목에 농축산물, 수산물, 가공식품, 의류, 잡화, 음식점이 포진해 있다.
<여행 TIP>
-주소: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 178(노량진동)
-찾아가는 법: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 1번 출구 또는 9호선 노량진역 3번 출구 도보 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