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보급이 원활히 이뤄지면 항공 관련 주가의 수혜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표주자인 대한항공의 주가변동 추이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올 한 해 항공주가는 인수합병 소식 등 굵직굵직한 뉴스가 터져 나오면서 요동을 쳤지만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 백신 등 의약품 항공화물 운송이 가능한 소수 항공사 중 하나다.
한화증권 김유혁연구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현재 다국적 제약사가 개발 중인 백신의 긴급사용허가 승인, 공급이 예상대로 이뤄진다면, 내년 항공 화물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추정되는 백신 수송물량은 약 80억 도즈 수준"이라며 "B777 기종 한 대당 100만 도즈를 수송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화물기 8000대가 필요한 분량으로, 이는 전체 항공 화물 수요의 3~6% 비중을 차지해 화물 실적을 충분히 견인할 수 있는 규모"라고 전했다.
대한항공과 같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CEIV Pharma’ 인증을 받아 백신을 수송할 수 있는 극소수 항공사에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타 항공사와 다른 증익 기조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현재까지 해당 인증을 받은 항공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등 전 세계 18개사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은 국내 1위 국적 항공사로 항공사 간 인수합병이나 폐업 항공사 발생 시 운임 정상화와 지배력 상승으로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붕괴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대한항공이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20여 곳의 실적 전망에 대한 평균치를 낸 결과 대한항공은 올해 4·4분기 102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항공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한 2분기에 148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 7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지만 올해 글로벌 주요 항공사 가운데 2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한 것은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이런 상황에서 4분기도 흑자 영업이익 전망이 나오면서 3분기 연속 흑자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흑자 유지는 무엇보다 화물 공급 확대 노력이 가장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전 세계 화물량이 늘어나며 항공화물 운임까지 오르면서 실적 향상에 보탬이 됐다.
하지만 대한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는 제주항공의 경우 657억 적자, 티웨이항공은 영업이익 359억 원 적자, 진에어는 418억 원 적자를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19 위기 속 항공 산업은 연관 산업인 레저·여행 산업에 비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항공사들은 그나마 국내선 노선을 늘리고 목적지 없는 여행 상품을 만들어 면세품 판매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항공산업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올해 초 매출액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4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84% 매출이 감소했지만 서서히 회복세를 보여 10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69% 매출이 감소하며 감소 폭을 좁혔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항공 빅딜'이 탄력을 받게 되면서 아시아나가 회생될 것이라는 기대감속에 12월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IDT 주가가 상승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통합에 힘이 쏠리면서 아시아나항공 이외 항공주도 힘을 받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 진에어, 제주항공 등도 12월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12월15일 현재 대한항공의 시가총액은 4조7733억 원으로 올1월 4조7210억 원 보다 다소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1조146억 원으로 1조1585억 원보다 1천여억 원이 감소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 손실이 701억 원으로 잠정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174억 원 손실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향후 국내 저비용항공사 업계의 구조 개편도 급물살을 타면서 주식시장에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함께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단계적 통합을 추진할 경우 항공업계의 판도 자체가 달라진다는 예측이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올초 이후 3분기까지 각각 2212억 원, 1020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