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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호 2024년 11월 18 일
  • ‘강원도의 멋과 맛’에 빠지다

    일출 보며 새해 소원 빌고



  • 취재부 기자 |
    입력 : 2021-01-14 | 업데이트됨 : 6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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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사진

 

 

삼천리 화려강산 어느 곳에서든 일출은 장엄히 오르지만 새해를 여는 정월의 일출은 단연 강원도 동해라인이다. 모든 사나운 파도와 칠흑 같은 어둠을 불태우며 떠오르는 붉디붉은 햇덩이. 신축년 새해 백두대간 능선과 바다에 더해 온누리에 새 빛을 쏟아 부어 새 시대를 창조하는 장엄한 동해바다의 일출을 보며 한해를 설계해 보자.

 

강원도에서도 영동지방은 가파른 산이 동해바다와 바짝 붙어 수려한 산수를 만들어 낸다. 해안선을 따라 파도가 모래를 실어와 곳곳에 만든 해수욕장과 석호,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의 망망함, 멋지게 뒤틀어진 해송 숲, 올망졸망한 포구마다 청정해역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을 가득 싣고 만선의 깃발을 펄렁이며 귀항하는 고깃배들, 바닷가 곳곳 경치 좋은 터에는 정자, 누각, 절을 짓고 시인 묵객과 선비들이 드나들었다. 영동지방의 아름다움은 바다와 면한 경포대, 낙산사, 죽서루 등의 ‘관동팔경’이 정점을 이룬다.

 

관광과 레저의 시대. 그래서 우리는 틈만 나면 깨끗한 산과 바다의 자연경관과 문화유적, 순수한 인심이 살아 있는 강원도로 달려간다.

 

동해바다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새날을 여는 붉은 일출, 깊은 산의 푸른 숲과 맑은 물, 고향 같은 산간마을 사람들, 강원도 어디서나 맞닥뜨리는 강원도만의 싱싱한 기운은 곳곳에 넘쳐난다. 그러니 새해 소망을 비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테고...

 

 

■일출명소의 백미.. 추암 촛대바위

 

새해 일출은 애국가에도 나오는 촛대바위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압권이다.

 

동해 해돋이 명소인 촛대바위는 동해시와 삼척시 경계해안에 위치한 이곳 추암은 애국가 첫 소절의 배경화면으로 유명하며, 한국 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의 가볼만한곳 10선’에 선정된 해돋이 명소. 거북바위, 부부바위, 형제바위, 두꺼비바위, 코끼리바위 등 기암괴석이 온갖 형상을 연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촛대처럼 기이하고 절묘하게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바위가 바로 ‘촛대바위’다. 조선시대 때 강원도 제찰사로 있던 한명회가 이곳의 경관에 감탄한 나머지 미인의 걸음걸이를 비유하여 ‘능파대’라 칭하기도 했던 해안 자연절경의 보고다.

 

촛대바위에는 재밌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옛 추암 바닷가에 살던 한 남자가 어느날 갑자기 소실을 얻었고, 그 소실과 본처간에 투기가 생겨 이 두 여자의 샘에 급기야 하늘이 노해 벼락으로 징벌을 가해 남자만 남겨 놓았는데 이 촛대바위가 남자의 형상이라고 전해져내려온다.

 

동해시가 추천하는 관광코스는 추암해변-무릉계곡명승지-천곡천연동굴 순이다. 이렇게 보려면 평균 4시간가량이 소요된다. 천연동굴 공원까지 관람하려면 한 시간 정도 더 할애해 방문하면 좋다. 또 추암해변-묵호항-망상해변은 평균 2시간가량 소요되는데, 식사는 묵호항인근을 추천한다. 주변에 이사부사자공원과 추암해변, 북평해암정을 함께 둘러보면 제격이다.

 

 

■묵호인의 삶과 애환이 묻어나는 벽화마을.. 논골담길

 

일출맞이를 할 수 있는 색다른 장소가 ‘논골담길’이다.

 

논골담길은 등대오름길, 논골1길, 논골2길, 논골3길로 네 골목으로 나뉘어져 묵호등대로 오를 수 있다. 골목마다 다양하게 그려진 벽화길과 소품들로 가득 메워진 논골담길에서는 진한 향수와 함께 그네들의 삶까지 같이 공감하며 느낄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관광지다.

 

“그녀가 어둠 저편으로 한 송이 커다란 꽃무늬 스카프를 감추며 사라졌을 때 내 앞에는 새로운 바다가 놓여 있었다” 심상대 소설 -‘묵호를 아는가’ 중에서-

 

소설의 배경지이자 인기 드라마였던 ‘상속자들’, 68년 개봉한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촬영지였던 곳으로 더욱 유명해진 곳이 바로 ‘논골담길’이다.

 

1941년 개항해 성업을 이뤘던 묵호항은 골목마다 사람이 넘치고 주막집 아줌마의 웃음소리가 넘쳤던 곳이었다. 고달프고 빡빡한 삶을 시원한 대포 한잔에 날려 보냈던 곳! 묵호항의 역사와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감성스토리 마을, 밤이면 오징어 배의 불빛들이 반짝여 더욱 논골 마을을 아늑하게 만들어 준다.

 

세월이 멈춰 버린 듯한 길, 논골담길에는 비탈길에 오래전 지어진 집들마다 아직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 무너지고 금이 간 벽돌에 몇 년 전 이렇게 정겨운 그림들이 그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힘겹고 고단했던 그네들의 삶들이 고스란히 벽화에 남아 힘겨웠던 삶들을 조금이나마 내려놓길 바라는 마음에서 예술가들의 손길이 더해져 이렇게 아름다운 논골담길이 탄생했다.

 

논골담길을 오르게 되면 벽화도 볼거리이지만 애틋하고 아련한 글귀들이 숨 가쁘게 오르는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가족들을 위해 거친 파도와 싸웠을 아버지와 남편을 그리던 글귀들과 아낙과 자식들의 애틋함을 담은 글귀들을 바람개비들이 그네들의 삶의 이야기들을 전해 주듯 조용히 돌아가고 있다.

 

좁고 가파른 길들을 따라 슬레이트와 양철지붕을 얹은 집들이 빼곡한 논골길에 있는 집들은 집집마다 제각기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논골길을 걸으면서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망망대해에 희망을 설계하다.. 묵호등대

 

하나하나 정겹게 편안하게 맞이하는 길 논골담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정상에 하얀 묵호등대가 보인다.

 

묵호등대는 해발고도 67m에 자리하고 있는 묵호등대에서는 동해바다, 백두대간의 두타산, 청옥산과 동해시를 조망할 수 있다. 여름밤에 묵호등대를 찾게 되면 저 멀리서 보이는 오징어잡이 배들이 불을 밝혀 더욱 낭만적인 동해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묵호등대까지는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가 접근이 용이하다. 

 

‘묵호등대’주변에는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소공원’과 벽화마을인 ‘논골담길’이 위치하고 있다. 이곳들을 차례로 방문해보며 ‘동해’의 푸근한 인심을 느껴보며 아름다운 작품과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주변에 망상해수욕장과 무릉계곡, 추암조각공원이 있어 함께 둘러볼만 하다.

 

‘묵호등대’는 항해하는 선박들의 안전운항에 기여하기 위해 ‘묵호항’ 근처에 1963년 6월 8일 건립됐다. 해발고도 67m에 위치하고 있으며, 바다에서는 등대 식별이 용이하도록 되어 있다. 묵호등대에는 2003년 10월 설치한 국내기술로 개발한 ‘프리즘렌즈 회전식 대형등명기’의 불빛은 42㎞에서도 식별이 가능하다.

 

또,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색상을 연출하는 LED 조명등을 설치해 야간 경관도 빼어나다. ‘묵호등대’ 소공원에는 1968년 정소영 감독의 작품인 영화 ‘미워도 다시한번’의 주요 촬영지임을 기념하고 알리기 위해 세운 ‘영화의 고향’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데, 이 기념비는 영화에 대해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등대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걸어가는 산책로에는 ‘출렁다리’가 있다. 이 다리는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촬영지로 알려져 연인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묵호 어시장 맞은편으로 나있는 '등대오름길'은 묵호등대로 올라가는 ‘논골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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