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여행 산업은 어느 때보다 여행자와 로컬 커뮤니티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일찌감치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선도적으로 친환경 정책과 책임 여행을 실행해 온 페어몬트 호텔의 사례는 여행산업 전반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퀘벡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과 몬트리올 ‘페어몬트 퀸 엘리자베스’는 둘 다 캐나다호텔협회의 국제 환경 인증 그린 키 글로벌에서 5개 중 4개의 녹색 열쇠 인증을 받은 자랑스러운 친환경 호텔입니다.
퀘벡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
드라마 ‘도깨비’로 널리 알려진 캐나다 퀘벡 시의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은 투숙객의 작은 실천이 지역의 생태계 보전 활동으로 이어지는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샤토 보레알 프로그램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에서 2박 이상 투숙할 경우 매일 제공되는 하우스키핑을 거절하면 지역의 숲을 풍요롭게 하는 데 동참할 수 있다.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이 라발대학교와의 협업으로 운영하는 샤토 보레알 프로그램에 자동으로 참여하게 되기 때문. 투숙객이 하우스키핑을 거절하는 1박당 1그루의 나무를 라발대학교의 학술림인 몽모랑시 포레스트에 심는 프로그램이다. 수건과 침대 시트의 재사용은 물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화학성분이 포함된 세제 사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숲을 풍성하게 만들어 실질적으로 탄소발자국을 감소하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샤토 보레알 프로그램을 통해 2018년 한 해 동안 몽모랑시 포레스트에 심은 나무는 1300여 그루에 달하며 2016년 이후 지금까지 7,500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을 수 있었다.
참고로,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은 라발대학교와 산학협력을 맺고 호텔에서 탄소 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연구 중이다. 라발대학교는 퀘벡 시에 있는 연구 중심 공립 종합대학교로,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1663년 개교)이다.
■샤토 프롱트낙의 도시 양봉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의 옥상에서 매년 채밀(꿀 따기)되는 꿀의 양은 연간 최대 300kg(650파운드)에 달한다. 옥상에 설치된 네 개의 벌통에 7만 마리의 꿀벌이 부지런히 채집해 놓은 것이다.
도시 양봉은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는 꿀벌의 번식을 도울 뿐만 아니라 식물의 종 다양성, 더 나아가 인간의 식생활에 있어서도 중요한 생태적 솔루션이다. 식물의 수분에 매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이 멸종할 경우 우리가 먹는 음식의 최소 1/3이 사라지게 된다. 1년에 두 번 채밀하는 꿀은 호텔의 각종 요리와 칵테일에도 사용된다.
이 밖에도 샤토 프롱트낙에서는 로컬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공정무역 식재료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데, 여름 시즌에는 식재료의 80% 이상을 지역에서 공급받고 있다.
몬트리올 페어몬트 퀸 엘리자베스
전 세계 셀럽들의 사랑을 받아 온 페어몬트 퀸 엘리자베스는 환경 위기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았던 1990년부터 일찌감치 다방면의 ‘지속 가능성’에 관심을 가져왔다.
■페어몬트 그린 파트너십 프로그램
페어몬트 퀸 엘리자베스는 1990년부터 ‘페어몬트 그린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녹색위원회를 구성해 리조트 운영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나쁜 영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환경뿐 아니라 지역 사회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 역시 ‘지속 가능성’을 위한 중요한 실천으로 보고, 직원들이 평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돌보는 앞선 복지와 문화를 만드는 데에도 앞장서 왔다.
■호텔 리노베이션 동안 3억 이상 현물 기부
기부와 자선 활동 또한 페어몬트 퀸 엘리자베스가 실천하는 책임 경영의 중요한 축이다.
자선단체인 아미스 드 라 몽테뉴, 소아암 단체 루칸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현물 기부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일례로 2017년 페어몬트 퀸 엘리자베스는 전면적인 호텔 개보수를 진행하면서 몬트리올 지역에 있는 28개 자선단체에 재사용 가능한 물품을 기부한 바 있는데, 총액이 36만5000캐나다달러(약 3억4280만 원) 이상이었다.
또한, 호텔의 공용 공간과 홀 전체에 로컬 아티스트의 작품을 전시하여 몬트리올 지역의 예술가 활동과 문화를 후원하고 있으며 몬트리올 도시와 그 역사를 홍보하는 일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페어몬트처럼 산업에 큰 영향력을 지닌 기업이 로컬 커뮤니티와 공존하는 책임 경영을 실천하는 사례는 중요한 지향점을 가진다. 팬데믹 이후 여행은 여행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지속 가능한 삶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는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해석되고 있다.
<사진 출처=캐나다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