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된 JTBC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구씨 앓이’를 만든 배우 손석구가 가장 좋아하는 인생 영화는 ‘브로크백 마운틴’. 영화에서 와이오밍으로 나오는 이 영화의 실제 촬영 장소는 거의 전부가 캐나다 알버타 남부의 로키산맥 일대다.
적막하고 웅장한 브로크백 마운틴의 모습은 카나나스키스 컨트리 지역의 로히드산, 포트리스산, 무스산 등지를 촬영한 것이며, 두 주인공이 양을 치며 머물렀던 캠핑장은 카나나스키스 호수 상류의 고트 크릭에서 촬영했다.
최근 해외 여행이 재개되면서 로키산맥 자락에 위치한 밴프 국립공원, 재스퍼 국립공원에 오래 기다린 로키 여행자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붐비는 여행지를 피해 로키 여행의 새로운 관문으로 떠오르고 있는 카나나스키스는 영화 속 브로크백 마운틴, 현실 속 로키산맥의 경이로운 자연을 개인적인 서사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로키 여행의 대안적인 관문
알버타 주 카나나스키스 Kananaskis, Alberta
해마다 수백만 명의 여행자가 방문하는 로키산맥은 환경보호와 관광진흥이라는 두 목적을 두고 고민이 커지는 캐나다 산악 관광 현장의 최전선이다. 붐비는 국립공원 지역을 대신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역을 선택하는 것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대안 여행의 방법이 된다. 인파로부터 멀어지는 것 외에도 더불어 얻게 되는 이점은, 미처 알지 못했던 나만의 비경을 발견할 기회다.
알버타 주 최대 도시인 캘거리에서 2시간(101km)이면 도착하는 카나나스키스 컨트리는 겨울과 여름 모두 지나친 인파가 없는 캐나다 로키산맥의 관문이다. 다양한 난이도의 하이킹을 마친 후 돌아와 카나나스키스 노르딕 스파에서 노곤한 몸을 푸는 하루가 있는가 하면, 유기농 재료로 만든 브런치와 커피를 즐기고 오후에는 뗏목을 타고 급류 래프팅을 즐기는 하루도 가능하다.
1940년대부터 관광지로 개발된 카나나스키스 빌리지는 아담한 리조트 커뮤니티다. 편리한 교통, 호텔 스타일의 델타 롯지(Delta Lodge, 사진)를 비롯해 세련된 숙박 시설과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2002년에 제28차 G8 정상회의 장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36홀의 카나나스키스 컨트리 골프 코스, 활강 스키에 제격인 나키스카 스키장, 아이들과 함께 승마 체험을 즐기기 좋은 바운더리 랜치, 다양한 하이킹 코스, 산악 사이클링 코스, 크로스컨트리 스키 코스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의 베이스캠프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덜 알려졌지만, 더 아름다운 로키
카나나스키스에서 출발하는 로키 트레일
카나나스키스와 캔모어 일대의 보우 밸리 주립공원, 캔모어 노르딕 센터 주립공원, 피터 로히드 주립공원, 스프레이 밸리 주립공원은 다양한 레저 활동의 베이스캠프다.
그중에서도 피터 로히드 주립공원의 로키 산맥 트레일을 시작하기에도 최적인 장소다. 알버타 주립 고속도로 40번의 정상부인 하이우드 패스는 해발 2203m로,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곳에 개통된 포장도로다. 덕분에 이 길목에 위치한 하이 우드 메도우 데이유즈 에어리어 주차장은 다양한 트레일 코스의 시발점이다.
초보자를 위한 하이우드 메도 트레일은 데크 길을 따라 걷는 편도 600m 정도의 트레킹만으로도 산봉우리의 고산 초원과 장엄한 산의 전망을 만날 수 있는 코스다.
같은 곳에서 출발하지만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프타미건 서크 트레일은 구간 초입의 경사가 가파르고 자갈이 많아 다소 난이도가 있지만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코스다. 이끼로 덮인 수많은 폭포와 바위를 지나치는 4.5km의 짧고 굵은 하이킹 끝에는 주변 산의 전망을 360도로 보여주는 고산 초원인 프타미건 서크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는 2개의 수정처럼 맑은 카나나스키스 호수가 있다. 그 중 어퍼 카나나스키스 트레일은 어퍼 카나나스키스 호수를 일주하는 길지만(15.7km) 순탄한 코스로 카나나스키스 폭포와 사레일 폭포의 장엄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짧은 트레킹을 원한다면 왕복 약 7km, 로슨 호수 트레일을 선택할 수 있다. 어퍼 카나나스키스 호수 주차장에서 출발해 폭포와 개울을 지나는 1.5km 구간만 통과하면 고산 초원과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깨끗한 로슨 호수에 도착할 수 있다. 로키산맥의 중심을 향해 더 서쪽으로 이동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쓰리 아일 레이크 트레일은 8시간 이상 걸리는 긴 트레일(22.9km)이므로 캠핑장에서의 1박을 포함해서 계획하는 것이 좋다.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7~9월 사이다.
<사진 출처=캐나다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