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의 풍기가 인삼으로 유명하다면 충북 제천은 단연 황기(黃?)다. 황기는 제천 시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약재로, 전국 유통의 80%가 이곳 제천산이다.
집안 곳곳에서 손수 만든 음식에는 이 황기를 반드시 넣어서 제조를 한다니, 제천시민들에게 황기는 곧 그들의 삶과도 같다. 근 20년을 해외 여러지역 대사관에서 근무하다, 지난7월 제19대 제천시장으로 부임한 김창규시장 역시 제천의 미래는 관광에 있다고 할 정도로 제천관광 활성화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제천시는 어떤 관광매력이 있을지 발걸음은 천천히, 시야는 넓고 깊게 둘러봤다.
<제천=글/사진 : 류동근 기자>
제천시는 황기와 더불어 사실 어마어마한 관광자원을 품고 있다.
북으로는 치악산국립공원을, 맞은편인 남쪽으로는 월악산 국립공원을, 동쪽으로는 소백산 국립공원과 태백산 국립공원 등 4개의 국립공원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다.
제천이라는 지명은 잘 몰라도 '청풍명월' '청풍호반' 등은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청풍은 맑고 푸른 바람을 뜻하지만, 제천시 청풍면의 이름을 따 청풍호라는 이름이 생긴 것도 이곳을 방문 후 알게 됐다.
청풍호
충주댐으로 인해 조성된 인공호수로, 충주시와 제천시, 단양군에 걸쳐 있다. 이 호수를 충주에서는 충주호로, 제천에서는 청풍호라고 부른다. 인근에 금수산과 옥순봉, 월악산 국립공원 등을 유람선에 올라 감상하다보면 별류천지비인간의 세계에 빠져든다.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옥순봉은 기암이 어우려져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놓은 듯 하다. 2008년 9월에 명승으로 지정된 이 옥순봉은 남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 명종 때 퇴계 이황이 단양 군수에서 풍기군수로 갈 때 애틋한 사랑을 나누었던 관기 두향이와 애달픈 이별을 하게 되었는데, 이 두향이가 옥순봉의 절경에 반해 당시 단양 군수로 부임한 퇴계 이황 선생에게 옥순봉을 단양에 속하게 해달라는 청을 넣었지만, 청풍 부사의 거절로 일이 성사되지 않자 이황 선생은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 단양의 입구) 이라는 글을 새겨 단양의 관문으로 정했다는 사연이 전해진다. 그래서 옥순봉은 제천시 소재지만 단양8경에 옥순봉이 들었다.
의림지
제천의 랜드마크라 불리는 ‘의림지’. 최근 의림지 일대에서 농경문화 예술제가 처음으로 성대하게 개최됐다. 제천시와 (재)제천문화재단(이사장 김연호)은 명승 제20호 의림지와 청전뜰(삼한의 초록길)에서 지난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들을 맞이했다.
약 2000년 전 축조된 이래 현재까지 청전뜰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의림지의 역사성과 우수성 그리고 경관적·생태적 가치를 알리고자 기획된 ‘의림지 농경문화 예술제’는 우리 농경문화 전통을 제천 시민과 방문객들이 함께 즐기는 화합의 장이 됐다.
진행된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청전뜰에서 펼쳐질 전시 프로그램인 ‘볏짚 및 곤포 아트와 농경문화 소품 및 벼 재배 화분 콘테스트 작품 전시’, 국내 최초로 정상급 레이싱 모델과 최신 농기계를 연계한‘농기계 모터쇼’ △체험 프로그램으로 친환경 농법 및 생태 체험 프로그램인‘미꾸라지 및 메뚜기 잡기 체험’, 볏짚과 지푸라기로 만들어진‘놀이터와 미로’와 ‘허수아비 만들기’ 체험 등이 이루어진다.
의림지 수변무대에서는 △이찬성, 천동환, 고현주, 이태권, 은가은, 박창근 등이 출연하는‘의림지 가을음악회’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DJ와 제천지역 쌀 막걸리를 연계한‘의림지 쌀 막걸리 페스티벌’및 △폐막식을 겸한 의림지와 청전뜰 그리고 제천을 알아보는 퀴즈와 미션 해결 등으로 이루어진‘의림지 오징어 게임’등의 풍성한 즐길 거리를 마련됐다.
제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제천을 대표하는 국보급 역사문화 자원인 의림지가 글로벌 명승지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코로나로 직접 대면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던 시민들과 방문객들에게 제천 의림지에서 교육, 문화,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풍호반 케이블카
제천시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Km 구간을 운행한다.
편도 약 10분이 소요되며 비봉산 정상에 오르면 말 그대로 청풍호반의 장엄한 광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봄 여름 가을과 겨울 사계절마다 보여지는 광경이 색다르다.
이천종 청풍호반케이블카 부사장은 “제천을 찾는 관광객들이 케이블카를 타고 이곳 비봉산 정상에 오르면 다들 두 번 놀란다. 제천에도 케이블카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탁 트인 청풍호반의 절경에 또한번 놀란다”며 “우연히 케이블카를 탄 관광객들이 다음에는 꼭 가족이나 연인들과 함께 재방문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카 이외 모노레일과 시네마360, 미술관등 다양한 패키지상품이 구성돼 있다.
MINI 인터뷰_ 김창규 제천시장
“제천의 미래는 관광에 있습니다”
“제천시는 무궁무진한 관광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런 귀한 관광자산을 사장시켜 왔습니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지난달 한국여행업협회와의 업무협약식에서 이같은 말로 제천시의 관광현주소를 전했다. 청풍호를 끼고 월악산과 금수산, 옥순봉과 구단봉 등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을 관광지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시장은 또 “제천은 역사가 풍부한 지역입니다. 구석기 동굴유적인 ‘점말동굴’에서부터 제천을 대표하는 국보급 역사문화 자원인 의림지가 있다”며 “특히 의병의 역사가 제천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시장은 “재임기간 동안 제천관광은 완전히 바뀔 것”이라며 “유럽의 유명한 휴양관광지로 제가 반드시 만들어 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여행업협회-제천시 업무협약
한국여행업협회(회장 오창희)와 제천시(시장 김창규)는 지난달30일 제천시소재 청풍리조트에서 제천관광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