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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호 2024년 11월 18 일
  • ‘겨울 나무의 선물’ 캐나다 메이플 시럽

    매년 ‘12월17일’ 메이플데이



  • 취재부 기자 |
    입력 :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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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사진

Cabane a sucreⓒTourism Quebec

 

 

‘캐나다의 상징’이 된 메이플 시럽. 그 시작은 6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멋진 단풍으로 캐나다를 물들였던 메이플(단풍나무)은 겨울이 시작되면 또 다른 선물을 준비한다.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한 메이플 수액을 원주민들이 봄철에 수확하고 가열하면서 탄생한 것이 메이플 시럽이다. 메이플 시럽은 항산화제가 풍부한 천연 감미료이자, 캐나다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캐나다 국기에 그려진 상징이 메이플 나뭇잎이고, 매년 12월 17일을 캐나다 메이플 시럽 데이(Canadian Maple Syrup Day)로 지정해 경축하고 있다.

 

메이플 시럽 데이의 아침은 메이플 시럽이 듬뿍 들어간 팬케이크나 프렌치토스트를 먹는 것으로 시작된다. SNS에 위트 있는 포스팅을 올리고, 메이플 시럽을 이용한 새로운 레시피나 메뉴를 구상하는 소소한 일들이 긴 겨울을 한결 달콤하게 만들어 준다.

 

 

곡식처럼 비축해 두는 메이플 시럽

 

전 세계 메이플 시럽의 약 75%를 생산하는 캐나다에서 메이플 시럽은 액체로 된 금(liquid gold)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히 주요 생산지인 퀘벡에서 세계 공급의 3분의 2를 생산한다. 이 밖에도 메이플 시럽을 생산하는 온타리오, 뉴브런즈윅, PEI, 노바스코샤, 미국의 일부 지역과 함께 ‘메이플 벨트(Maple Belt)’를 구성하고 있다. 시럽 제조에 주로 이용되는 메이플 수종은 설탕 메이플(Sugar Maple), 레드 메이플, 블랙 메이플 등이다.

 

지난해 11월 캐나다 정부가 메이플 시럽의 전략적 비축량을 시중에 풀었다는 뉴스는 정부 비축이나 생산량 감소를 전혀 몰랐던 캐나다인 사이에서도 큰 화제였는데, 캐나다 정부는 메이플 시럽의 시장 안정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캐나다 농업부는 설탕이 부족해지자 군인들의 식사용으로 메이플 시럽을 사용한 전시 요리법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1~2012년 시즌에는 퀘벡의 한 공급업체가 약 3000톤의 메이플 수액(1,870만 캐나다달러 가치)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큰 충격을 주기도 했었다. 세인트 제이콥스에 있는 온타리오 메이플 시럽 박물관을 방문하면 끈적끈적하고 흥미로운 메이플 시럽의 역사를 알 수 있다.

 

 

퀘벡 농장의 봄맞이, 슈거 쉑

 

메이플 시럽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이다. 동부 캐나다의 농부들은 봄이 되면 특히 분주해진다. 전통적으로, 단풍나무 수액은 양동이에 받아 탱크에 모은 후 말이나 트랙터로 옮겨 가열하면 수분이 증발하면서 달고 끈끈한 시럽이 된다. 최근에는 역삼투, 튜빙 시스템, 고성능 증발기 등을 통해 제조 시간을 줄고 과정은 간소화됐다.

 

메이플 시럽 시즌은 보통은 3월에 시작해 4~6주간 지속된다. 캐나다에서 메이플 시럽 시즌을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슈거 쉑(Sugar shacks)이다.

 

슈거 쉑은 메이플 시럽을 만들기 위해 메이플 숲 속에 지어진 작은 건물이다. 몬트리올이나 퀘벡 시티 근교에는 쉽게 찾을 수 있는 슈거 쉑이 110여 개나 있다. 봄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슈거 쉑을 방문해 하루를 보내는 것이 캐나다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계절의 의례다.

 

눈 쌓인 메이플 숲에서 마차나 썰매를 타고 메이플 나무와 시럽에 대해서 배우고, 퀘벡 농장 전통의 풍성한 식탁을 즐기는 것으로 겨울과 작별하고 봄을 맞이한다.

 

 

에디터 사진

Sugar Moon FarmⓒTourism Nova Scotia

 

 

달짝지근한 퀘벡 여행

 

슈거 쉑의 시즌은 봄철이지만 유명한 슈거 쉑의 경우 연중 식사를 제공한다. 식탁에는 메이플 설탕 파이, 메이플 도넛, 팬케이크, 메이플 태피 등등 메이플 시럽을 사용한 거의 모든 음식과 음료가 올라온다. 도심에서도 슈거 쉑 경험이 가능하다. 퀘벡 도심에서 퀘벡 전통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라 부쉬’에서는 연중 ‘퀘벡의 달고나’로 불리는 메이플 태피를 맛볼 수 있다.

 

몬트리올에는 새 단장을 하고 더욱더 대기줄이 길어진 오 피에 드 코숑 슈거 쉑과 메이플 시럽으로 만든 립글로스, 막대사탕, 빈티지 병에 담긴 메이플 시럽 등을 구입할 수 있는 델리스 에라블 앤 시가 흥미로운 장소로 손꼽히고, 퀘벡주 리고(Rigaud) 지역에 위치한 몽타뉴 수크레는 ‘퀘벡 헤리티지 사이트’로 지정된 곳으로, 흥겨운 춤과 노래가 곁들여진 메이플 요리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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