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_whistlerⓒTourism Whistler
‘스키의 시즌이 시작됐다’
북미 최대의 스키리조트 휘슬러는 50년 이상 모든 스키어의 버킷리스트에서 첫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캐나다 대자연의 위엄을 보여주는 웅장한 서부 산악 지형에서 위험을 제거하고 편의와 오락을 보충한 현대적인 인프라 덕분이다. 가는 여정부터가 특별하다. 씨 투 스카이 하이웨이의 아름다움은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아름다운 해안선에서 출발한 도로가 소나무 숲을 지나 내륙의 산악 지대로 이어지는 2시간의 드라이브는 유럽과는 또 다른 북미 대륙의 웅장한 풍광을 보여준다.
북미 최대 스키 리조트, 블랙콤
스키장이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은 전설적인 휘슬러 블랙콤 스키 리조트에 도착한 후 산산이 조각나 버린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국제 수준의 스키, 스노보드 메카에서 고운 파우더를 날리며 질주하고 싶은 스키어들의 로망은 3307㏊ 설원 위에 얽혀 있는 200여 개의 트레일 위에서 100% 실현된다. 북미 최대, 세계 3대 스키 리조트다.
평균 적설량은 10.8m이며, 한겨울에는 자고 나면 30cm씩 새로운 눈 양탄자가 깔린다. 덕분에 11월부터 5월까지, 1년의 반이 스키 시즌이다. 이번 겨울 시즌은 지난달 24일에 시작됐고, 내년 5월 22일까지 이어진다.
놀라운 것은 그 모든 것이 너무나 편리하고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호텔을 나서면 바로 리프트고, 렌털숍을 나서면 바로 슬로프다. 16개의 봉우리, 3개의 빙하를 연결하는 ‘피크 2 피크’ 곤돌라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동안, 436m 아래에서는 흑곰과 사슴이 지나가는 열대 우림과 화산 봉우리, 고대 빙하가 펼쳐진다. 피크 2 피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리프트이자 세계에서 가장 긴 연속 리프트 시스템이다.
겨울 레포츠에서 스포츠까지
흥분에 가득 찬 겨울 여행자들을 품어 주는 곳은 휘슬러와 블랙콤 2개의 산이 이어지는 계곡 사이의 리조트 마을, 휘슬러 빌리지다.
스키와 보드 외에도 30km 이상의 트레일을 따라 걷는 스노슈잉, 스노모빌링, 개썰매, 집라인, 번지점프 등 다양한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위한 출발점 역시 휘슬러 빌리지다. 동계올림픽 개최지답게 겨울 레포츠뿐만 아니라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도 휘슬러만의 장점이다. 휘슬러 슬라이딩 센터에서는 시속 125km/h까지 속도를 내는 봅슬레이딩 경기를 관람하거나 직접 체험도 가능하다. 휘슬러 올림픽 파크에서는 초보자도 배울 수 있는 바이애슬론 강습을 제공한다.
자연과 공존하는 공동체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리조트와 상점, 식당, 숙소, 렌탈숍 등에 종사하지만,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는 마을 공동체로서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원주민과 함께하는 문화 체험, 축제와 요리, 수공예품, 도서관, 박물관, 갤러리 등에는 휘슬러의 미래적 삶의 방식도 녹아 있다.
오데인 아트 뮤지엄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려는 노력이 건축적 미학까지 성취한 사례로, 6차례나 건축상을 받은 명소다. 나무를 거의 훼손하지 않고 숲의 한 가운데 경사지붕 구조의 건축물을 세웠는데, 인근 개울의 범람과 폭설의 영향을 피하고자 지상 1층 높이 위에 올렸다. 18세기 이후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지역의 미술작품 2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친환경 건축의 예는 자연 발생 에너지로 냉난방과 온수를 해결하는 휘슬러 공립도서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원주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싶다면 스쿼미시 릴왓 문화 센터에 수 세기 동안 이 지역에 살아온 릴왓 원주민의 문화와 역사를 들려주는 전시를 추천한다.
세계 최고의 ‘스키 뒤풀이’ 명소
휘슬러는 스키뿐만 아니라 ‘아프레스키’에서도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다. ‘스키를 탄 후’ 호텔이나 식당에서 갖는 오락 및 사교 행사로, 쉽게 말하면 스키 뒤풀이다. 스키어들에게 아프레스키는 중요한 의례이자 문화적 코드다. 스키보다 뒤풀이에 더 열정을 쏟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휘슬러가 전 세계 스키 및 스노보드 간행물에서 항상 극찬을 받는 이유는 거의 모든 밤 문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5성급 다이닝과 와인 테이스팅, 바비큐와 라이브 음악, 록 음악과 댄스 파티, 분위기 아늑한 바와 실험정신이 넘치는 칵테일, 양조장이 있는 펍, 스시와 사케 등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장비와 패션을 업그레이드하고, 수공예품과 부티크 숍의 명품을 챙기는 쇼핑도 중요한 ‘아프레’이고, 추위를 싹 녹여주는 북유럽 스타일의 스파와 사우나는 생각만 해도 즐거운 ‘아프레’다.
품격 있는 휘슬러 맛집 순례
산 정상에도, 슬로프 옆에도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과 카페가 있지만, 마을로 내려오면 그 선택은 200여 가지로 늘어난다. 그 고민을 줄이는 방법은 휘슬러 테이스팅 투어에 참가하는 것이다. 두 가지 투어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4개의 엄선된 레스토랑에서 각각 다른 코스의 식사를 경험할 수 있다. ‘파이너 싱스 디너 투어’는 수상 경력에 빛나는 휘슬러 레스토랑 4곳과 샴페인 세이버를 배울 수 있는 인상적인 1만5000병 와인 셀러 방문한다. ‘히든 젬스 디너 투어’는 현지 인기 레스토랑 4곳에서 즐기는 4가지 맛있는 코스와 올리브 오일 시음 체험을 제공한다. 휘슬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어 중 하나이므로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