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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0호 2023년 12월 04 일
  • 여행사-랜드사 경계 모호…1인 사업체만 득실

    여행사 고유업무 실종…타 상품 판매에만 급급



  • 류동근 기자 |
    입력 : 2023-08-31 | 업데이트됨 : 3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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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 태동 이래 처음 경험해 보는 최악의 코로나19사태는 여행시장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여행업계의 생태계가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대형여행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여행사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여행사인지 랜드사인지 업무영역에 대한 경계선도 사실상 무너졌다. 갈수록 수익성은 악화돼 직원을 채용할 여력도 없어 1인 사업체 즉, 핸드폰 사장들만 점점 늘어나 혼탁해진 여행시장의 정화작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행사-랜드사 경계 모호

 

해외여행 자유화이후 2000년대 초반 온라인시장이 활성화되기 전까지 대체적으로 여행사는 여행상품 기획 및 모객, 항공권 발권, 현지수배 등 말 그대로 여행사의 고유 업무를 유지해 왔다. 즉, 여행업의 형태가 ‘여행사-국내 수배대행(랜드사)-현지 랜드사(하청업체)’의 3단계 순으로 진행됐다. 각자의 업무범위가 명확했다.

 

하지만 온라인시장 확대로 인터넷을 통한 정보교류가 원활 해 지면서 국내 랜드사들의 역할이 현저히 줄어드는 계기가 됐고, 해를 거듭할수록 여행사-현지 랜드사의 2단계 행사가 고착화돼 국내 랜드사의 설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그나마 여행사 팀을 받기 위해서라도 B2C영역에 애써 무관심해 왔던 랜드사들은 이제 대놓고 홈페이지를 오픈하거나 B2C판매를 서슴지 않고 있다. 여행시장의 트렌드가 바뀌었고, 연령대가 낮아진 여행사 팀장이나 팀원들의 마인드변화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수배업무가 주력인 랜드사들도 예전처럼 더 이상 여행사 눈치를 보던 시대는 지나갔다. 그들은 이제 랜드업무는 그대로 하고, 자신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지역전문성을 부각시켜 여행업에 정식으로 등록해 지역 전문여행사로서 탈바꿈을 꽤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영호남권에서는 ‘랜드팩’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랜드사들이 항공+여행일정+현지수배 등 여행상품을 오히려 여행사에 공급하는 비정상적인 판매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는 추세다.

 

여행사 고유 업무 실종위기

 

올 상반기 등록된 전국 여행사수는 2만864개사.

 이중 종합여행업과 국내외여행업에 등록된 여행사 즉, 해외여행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여행사수는 1만7000여 개 사에 달한다. 코로나 이전 2019년 1만5000여 개 사에 비해 약2000개사가 늘어났다. 특히, 내국인 해외여행과 외국인 유치업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종합여행업 등록업체수는 2019년 5918개사에서 지난 상반기에는 7453개사로, 코로나사태를 겪은 이후 오히려 26%가 증가한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까.

 

여행사와 랜드사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그동안 무등록으로 영업을 해왔던 랜드사들이 정식적으로 여행업에 등록하는 사례가 늘어난 요인도 크다. 여기에 여행업등록 자본금이 대폭 낮아지면서(종합여행업 5000만원) MZ세대들의 여행사 창업열풍이 한몫을 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여행사라고 하면 상품 판매 및 신상품 기획, 항공권 발권, 비자업무대행, 현지수배 등 다양한 업무영역이 포함된다. 

 

하지만, 코로나이후 전국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여행사의 고유 업무는 실종된 채 자사 단독상품판매 및 모객은 고사하고 전세기상품 대리판매업체로 전락해 있는 분위기다. 한마디로 국내외 OTA에 밀려나더니, 이제는 랜드사들에게 조차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등 한마디로 동네 북 신세가 된 모양새다.

 

근래에는 현지 랜드사들이 자금을 투자해 전세기를 운영하면서 한국 여행사를 통해 판매대행을 시키는 일까지 비일비재하게 이뤄지면서 국내 여행사들의 자존감은 하루가 다르게 무너지고 있다.

 

여기에 수익성은 점점 악화돼 직원채용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혼자서 직원을 대신해 사방팔방 뛰어다니다 보니 효율성도 떨어져 국내 1만 여개 여행사들이 총체적 경영위기에 봉착해 있다.

 

 

1인 사업체들만 득실득실

 

여행업의 생태계가 건강해 지려면 무엇보다 신상품 개발이 필수적이다. 다양한 상품들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여 판매를 다각화해야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고 나아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수천여개 여행사들은 올 겨울 전세기시장에만 목숨을 걸고 있다.

 

전세기상품을 대신 판매하는 대리점으로 전락해 갈수록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고, 출혈경쟁으로 시장만 혼탁해지고 있다. 이러다보니 대부분 1인 사업체를 운영하며 근근히 버티고 있을 뿐 또다시 악재가 닥칠 경우 대량 폐업은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로 서울시관광협회가 지난해 여행사 전수조사를 펼친 결과, 4000여개 여행사 중 1000여개 업체가 문을 닫았으며, 올초 재차 전수조사에서도 700여군데가 더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드러나 실제 절반가까이가 폐업의 길로 들어선 것으로 밝혀졌다.

 

살아남은 여행사들 중 절반 가까이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들만 근근이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류동근> dongkeun@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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