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하다 못해 절박했던 코로나3년을 견뎌온 여행업계 종사자들이 겨울성수기를 앞둔 시점임에도 극심한 수익절벽에 시달리자 집단 의욕상실증에 걸려 시름하고 있다.
엔데믹 이후 여행생태계는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고 있으나, 여행업계 내부 상황은 사실상 코로나 후유증에서 헤어나질 못해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져 현상유지도 못하는 업체가 넘쳐나고 있다. 이러다보니, 여행업에 대한 회의감이 업계 전반에 팽배해 져 있으며, 의욕을 잃은 채 하루하루 버티는 업체들이 급증하고 있다.
40년째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앞으로 2~3년 후면 평생 몸 담아온 여행업경력이 만40년으로 큰 미련은 없다”면서도 “그래도 한 업종에서 수십 년 간 종사하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 뭐라고 남기고 은퇴하고 싶은데, 뚜렷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이대로 업계를 떠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자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의욕상실에 따른 집단 패닉현상은 엔데믹과 더불어 과도한 홈쇼핑판매와 온라인 할인경쟁 등등으로 이미 예견된 상황으로 분석된다. 업계 스스로가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제무덤을 팠다는 지적이다. 즉, 코로나사태이후 급격히 변화된 여행시장의 트랜드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고 수익창출에만 급급하다보니 이러한 현상이 빚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이대로 가다가는 전국 2만여개 여행사중 생존여행사들이 얼마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수익을 내고 싶어도 기존방식을 통해서는 점점 수익성이 낮아져 현상유지가 어렵고, 그렇다고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통한 모객에 나서자니 자금력과 리스크가 커 생각에만 그치는 여행사들이 부지기수다.
각자 생존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를 시도해 보지만 대형여행사들의 쌍끌이 전략과 글로벌 OTA, 다양한 온라인 판매망 등으로 중소형업체들은 갈수록 모객력과 수익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한 여행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항공권 판매 수수료, 여권비자 수수료 등등을 여행사 운영이 원활하게 돌아갔다면 이제는 여행사의 업무를 고객이 대신할 정도로 시대가 바뀌었다”며 “이러한 트랜드변화에 누군가가 총대를 메고 여행업의 미래 수익창출에 동기부여를 해 줄 단체나 사람이 나타나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류동근 <dongkeu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