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유럽연합이 지난 13일 조건부 승인을 하면서 양사 합병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제 남은 곳은 미국 한 곳이어서 합병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건부 승인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운수권 반납이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5월 양사 합병으로 유럽과 한국을 오가는 주요 여객 및 화물노선 독과점 가능성을 들어 시정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중복 운항하는 유럽 4개도시인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의 운수권과 슬롯을 국내 저비용항공사에 넘기는 시정 조치안을 마련하면서 조건부 승인을 이끌어냈다. 이 노선은 티웨이항공이 운수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결합의 최대걸림돌로 예상했던 유럽연합이 조건부 승인함에 따라 양사의 합병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양사가 합병될 경우 지난 1988년 아시아나항공 출범이후 36년 동안 대형국적항공사의 양강체제가 하나로 통합된 대한항공의 독주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보여 양사로부터 항공요금을 탄력적으로 제공받았던 여행업계는 항공요금 인상 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양사의 기업결합을 우려하는 눈치다.
또한 양사 내부에서도 알짜배기로 평가받아온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운송 매각과 유럽 주요노선 포기 등 합병의 시너지효과가 전혀 없고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라는 합병취지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