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사태이후 타 시장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여 왔던 호주여행시장이 현지 랜드사들의 지상비 인상요구와 맞물려 국내 패키지사와 힘겨운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여행업계에 따르면 호주 현지 15개 로컬여행사들은 국내 패키지판매사들을 대상으로 1인당 지상비의 450호주달러(약 40만원) 이하의 요금으로는 행사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의 공문서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패키지 여행상품은 엔데믹 이후부터 마이너스 투어피 상품이 난무해 덤핑경쟁이 가속화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초창기에는 쇼핑 커미션으로 어느 정도 적자를 보전할 수 있었으나 갈수록 쇼핑 커미션이 없어지자 적자폭을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지상비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호주패키지 상품은 최저 90만 원대 후반에서 120만대 사이에 판매되고 있다. 평균적으로 140만~150만 원선에는 판매해야 어느 정도 수익이 보전되는 상품들이다. 하지만 현재 호주패키지의 4박6일 기준 지상비 원가는 90만~100만 원 선으로, 서로 마이너스 경쟁을 하면서 최저 20만~25만 원 선의 지상비로 행사를 진행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호주 로컬여행사들은 최저 지상비에서 약 15만~20만원을 더 인상해 줘야 지상비원가의 40%(약 450호주달러)가량이 보전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내여행사들은 지상비 인상에는 대체적으로 공감을 하면서도 판매사들이 동일하게 인상해야 시장경쟁력이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호주와 국내여행사간의 지상비 협의는 단기간 내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대형 패키지사 한 관계자는 “호주 로컬여행사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판매사들이 동일하게 지상비 인상을 적용하는 방안을 현재 논의 중이지만 동일인상안이 현실화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상비가 인상돼 실제 시장에 반영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호주 패키지 여행시장을 혼탁하게 만든 주범이 누구하나의 잘못만은 아니라 국내 판매사와 랜드사, 로컬여행사 모두의 책임이 큰 만큼, 또다시 인상된 지상비를 놓고 가격인하를 시도해 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업체들이 생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호주 랜드사 관계자는 “마이너스투어 경쟁이 날로 심화되면서 현지는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고 있다”면서 “현재 차량비도 미납돼 행사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이번 기회를 통해 호주 로컬여행사와 국내 패키지사들이 잘 협의해 상생할 방안을 모색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책”이라며 말했다.
호주여행시장은 지난해 코로나 전인 2019년 한국인방문자수(280만 명)를 8만 여명이상 넘어서면서 타 시장대비 회복율이 급격하게 살아난 지역이다. 이러한 요인에는 항공공급석의 확대와 여행사, 미디어/소비자 대상 다양한 마케팅활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월 기준 한국~호주행 항공편은 주38편으로 코로나이전 2019년 동월대비 158%가 증가했다.
2019년에는 대한항공 14편, 아시아나항공 7편 등 총 21편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9편, 젯스타 7편, 콴타스항공 4편, 티웨이항공 4편 등 코로나 이전 대비 182%가 증가해 공급석만 3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이다.
<류동근 기자> dongkeu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