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회장, 코로나 방역관련 인건비 의혹’으로 검찰 송치... ‘하필이면 이때’ 뒷말 무성
“80명*32만원=2560만원 골프비용, 장학기금 800만원 조성”
한국여행업협회(이하 KATA)가 오는 6월 11일 강원도 춘천시 오너스GC에서 ‘2024 장학기금 마련 후원 골프대회’를 개최한다. 이 대회는 올해 KATA가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로, KATA회원사와 특별회원사 임직원 약 80명을 대상으로 골프대회를 통해 장학기금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장학기금 사업과 관련해, KATA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관광전문가를 꿈꾸는 회원사 자녀들을 대상으로 우수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미래 훌륭한 관광인재를 육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장학기금 후원 골프대회는 미래 관광인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고 여행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목적으로 하는 행사인 만큼, 의미깊은 행사가 되도록 적극적인 후원과 참여를 요청했다.
하지만 KATA 태동이래 처음으로 골프대회를 통한 장학기금 마련 행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우선, 이번 골프대회에 프로골프 6명을 초대하며, 프로골퍼들에게 1인당 100만원씩 초청비용을 제공한다. 이날 초대된 프로골퍼들의 모든 비용은 무료다. 또 이들 프로골퍼들과 같이 라운딩을 하기 위해서는 1인당 300만원의 비용을 내야 한다. 프로와 한번 라운딩 하는 비용치고는 높은 액수다. 13일 현재 4명이 접수했다.
일반 참가자들은 1인 38만원을 내야 한다. 이 비용에는 장학기금 후원액 10만원과 그린피, 카트비, 그늘집, 중/석식이 포함돼 있다. 캐디비용은 현장에서 개별 정산한다.
단순 계산하면 80명이 참석할 경우, 1인 38만원 중 10만원은 장학기금으로, 총 800만원의 장학기금이 마련된다. 10만원 장학기금을 뺀 1인 28만원의 비용에 캐디비용 1인당 4만원을 더하면 1인 총 골프비용은 32만원이다. 80명이 라운딩 했을 경우 총 2560만원의 비용이 든다. 물론 다른 골프대회 일반참가비도 이만큼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문제는 장학기금을 마련하는 행사인데, 굳이 비싼 비용을 지불해 가며 프로골퍼까지 초대해 행사를 해야하는 지에 대한 불만들이 높다.
6명 프로골퍼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초대비용 600만원에 1인 참가비용을 감안하면 장학기금으로 마련된 800만원 보다 많다. 차라리 이 비용을 장학기금에 보태 행사취지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 더 옳은 방향 아니냐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게 한다.
다음은 타이밍이다. 현재 이 행사를 주관하는 KATA 회장은 코로나 기간 방역관련 인건비 부풀리기 의혹으로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상황이다. 또한 업계는 코로나이후 탄력받던 모객이 2분기 들어 한풀 꺾이면서 회원사들이 심각한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상황임에도 굳이 골프대회를 통해 장학기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냐에 대해 말들이 오가고 있다.
물론, KATA는 연중 계획된 행사이고 회장의 개인적 의혹으로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느 골프대회와 마찬가지로 하루 시간을 내서 골프도 즐기고 더불어 미래인재양성을 위한 장학기금도 마련한다는 취지 자체는 나무랄 것이 없다”면서도 “최근 방송을 통해 현 회장이 연루된 의혹건이 보도되면서 사실 참가하기도 찜찜할 뿐 더러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머뭇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KATA 고위 임원은 “이번 골프대회는 골프를 좋아하는 업계 분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골프도 즐기면서 장학금도 마련하는 그런 취지이외 다른 목적은 없다”면서 “이 대회가 KATA 예산으로 하는 행사도 아니고 참여에 강제성을 띈 행사도 아니다. 더욱이 하루 먹고 놀자는 것은 더더욱 아닌 만큼,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기본적인 행사의도를 곡해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장학기금이 얼마가 되건 금액을 떠나 이번 행사는 업계에서 관광인 자녀 장학기금 마련이라는 순수 취지에서 마련된 골프대회”라고 덧붙였다.
16일 현재 이번 골프대회 참석자는 약 60명 정도가 신청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류동근 기자> dongkeu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