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모객 안되는 게 아니죠? 다들 어떠한가요?”
요즘 길거리에서 만나는 여행업계 대표들로부터 심심찮게 듣는 소리다.
지난해 코로나 특수를 누린 이후 올해도 잔뜩 기대치가 높았던 여행업계가 1분기 이후 모객이 뚝 끊어지면서 우려 섞인 반응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7~8월 여름 성수기도 기대치를 밑 돌며 모객상황이 저조하자 일부여행사들은 수시로 모객활성화 방안 비상대책회의로 분주한 모습이다.
당장 자금회전에 제동이 걸린 여행사들은 저렴한 상품을 통해 홈쇼핑 방영에 몰두하고 있으며, 대형 여행사들은 여름 모객 선점을 위해 주말 홈쇼핑 채널을 이용해 치열한 가격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금요일 포함 주말에만 50여건의 홈쇼핑 여행상품이 방영되기도 했다. 금액으로 따져보면 1건당 평균 8000만원의 비용을 감안했을 때 40여 억원이 홈쇼핑 방영비로 사용된 셈이다. 하지만, 현재 홈쇼핑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은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최저 19만9000원부터 49만9000원대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평균 전화예약 건수는 고작 1000여건에 불과해 이중 20~30%가 실제 예약을 한다고 하더라도, 홈쇼핑 이용료 대비 콜수가 많지 않아 홈쇼핑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홈쇼핑 콜수가 저조한데는 최근 고물가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불경기 등으로 여행객들의 주머니 사정이 점점 열악해 지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엔데믹이 본격화되면서 여행에 억눌린 수요들로 인해 코로나 특수를 제대로 누렸지만 올해부터는 겨울시즌 반짝 성수기, 2분기 비수기, 여름성수기 모객 분산, 가을과 겨울시즌 모객 상승의 전형적인 모객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자금력을 갖춘 대형 패키지사들은 여름성수기 모객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현재로써 모객채널 중 가장 효과적인 홈쇼핑에 치중하면서 모객선점을 노리고 있다.
대형 패키지사 한 관계자는 “여행사 모객 및 실적에 유럽모객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데, 유럽시장이 높은 항공료 및 현지 물가인상, 중동전쟁 불안 등의 여파로 크게 위축된 것이 올 2분기 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든 요인”이라며 “최근 홈쇼핑을 하지 않던 대형사들도 여름시즌 모객을 위해 홈쇼핑 판매에 적극 뛰어들면서 서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여행사 모 대표는 “현재 5~6월 모객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자금력을 갖춘 대형업체들의 홈쇼핑 경쟁만 치열하게 전개돼 모객을 싹쓸이 하고 있다”며 “여름 성수기 시즌에도 지금처럼 모객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가을시즌이 되면 몰락하는 중소여행사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류동근 기자> dongkeu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