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기류(Turbulence). 대기 중의 공기 흐름이 예측불가능하고 불규칙하게 변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공기층 간의 밀도와 온도 차이, 바람 방향과 세기의 차이가 급격할 때 생겨나고 공기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여름철과 적도 근방에서 특히 많이 발생한다. 드물게 발생하긴 하지만 안전한 비행을 위협하는 복병과도 같은 존재며, 난기류가 심할 경우 심각한 부상자와 사망자를 초래하기도 한다.
지난 5월 21일 영국 런던에서 여객 211명과 승무원 18명을 태운 채 싱가포르로 향하던 싱가포르 항공 SQ321편 여객기가 미얀마 상공에서 난기류를 만나 약 3분만에 1800m나 급강하한 뒤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여객 1명이 사망하고, 10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항공 난기류 사고가 발생한지 불과 닷새 뒤에는 카타르 도하에서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향하던 카타르항공 QR017편이 튀르키예 상공에서 난기류를 만나 12명이 부상을 당했다.
안전한 비행을 위협하는 난기류의 주요 요인과 종류
윈드시어(Windshear) :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가 갑자기 바뀌는 현상으로 뇌우, 복사연전층, 해륙풍, 지형의 영향 및 강한 상승기류 또는 하강기류가 생길 때 발생하며 강한 하강기류의 경우에는 예외 없이 발생
전선 난기류(Frontal Turbulence) : 따뜻한 기단과 차가운 기단 사이 급격한 바람의 이동 으로 생기는 난기류이며 겨울철에 많이 발생
역학적 난기류(Mechanical Turbulence) : 나무, 건물, 산 등과 같은 바람의 흐름을 방해하는 장애물에 의해 생기는 난기류이며 수직 소용돌이가 발생
열적 난기류(Thermal Turbulence) : 열적으로 고르지 못한 지표가 가열되면 보다 따뜻한 지표에 닿는 공기는 주위의 공기보다 더 따뜻해져서 불안정하게 되고 이때 수직기류가 발달 하여 생기는 난기류
청천 난기류(Clear Air Turbulence) : 기상현상과 무관하게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대기에서 예고 없이 발생하는 난기류로 주로 제트기류에서 활발하게 발생하며, 레이더로 감지되지도 않고 시각적으로도 확인하기 매우 어려움
난기류의 강도 구분
난기류의 강도를 측정하는 방법엔 EDR(Eddy Dissipation Rate)이 있다. EDR은 난기류와 같은 복잡한 대기 현상을 정량적으로 설명하는데 사용되는 물리적 개념으로 난기류 속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분산되고 소실되는지에 대한 에너지 소실 비율을 나타낸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난기류의 강도를 아래와 같이 분류하고 있다.
라이트(Light) : 가벼운 흔들림 정도의 난기류로, 좌석벨트 사인이 나가는 수준의 난기류
모더레이트(Moderate) : 중간 정도의 난기류로 기내식 서비스가 중지되는 수준의 난기류
시비어(Severe) : 연속적이고 흔들림이 심한 난기류로 여객과 승무원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의 난기류
익스트림(Extreme) : 고도가 급격하게 변하고 극심한 흔들림이 발생하고 비상착륙이 필요한 수준의 난기류
난기류로 인한 피해와 전망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에 등록된 항공기에서 난기류로 크게 다친 승객과 승무원은 163명에 달했다. 다만 난기류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CNN은 미국에서는 매년 약 6만5000대의 항공기가 중간 정도의 난기류를 겪으며 약 5500대의 항공기가 심한 난기류에 부딪힌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난기류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 레딩대학교 대기과학 폴 윌리엄스 교수는 2022년 CNN에 기후 변화로 난기류가 최대 3배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몇 가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행했고, 심각한 난기류가 향후 수십 년 동안 두 배 또는 세 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구름 없는 마른하늘에 발생하는 이른바 ‘청천 난기류(CAT)’도 증가할 것이라는 진단했다. 앞서 윌리엄스 교수는 1979년부터 2020년 사이에 북대서양 항로에서 심각한 난기류가 55%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자료 출처=한국항공협회, 에어포탈 airportal.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