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제팅(Set-Jetting)은 최근 여행 트렌드 중 하나로, 드라마/ 다큐멘터리/ 영화 등에서 유명해진 촬영지를 방문하는 여행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들을 직접 경험하고자 하는 이들의 호기심과 열정을 반영한다.
세트 제팅은 제트 세팅(Jet-Setting)이라는 단어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며 풍자하기 위해 처음 쓰였다. 제트 세팅은 상류 사회의 사치스러운 여행 형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영화 속 촬영지 방문하는 것은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셜 미디어와 스트리밍 서비스로만 보던 곳을 직접 방문하는 것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CNN 시청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가 TV,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등에서 접한 호텔 및 항공사 정보가 여행 계획에 영감을 준다고 답했다.
세트 제팅의 매력은 많다. 첫째, 영화 배경이 됐던 곳이나 작품에 등장한 장소로 여행을 떠나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의 세계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실제로 방문하는 곳에서 작품의 분위기와 역사적 배경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는 단순한 관광지 방문을 넘어서, 문화적 교류와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이다. 셋째, 처음 가보는 여행지일지라도 관광객들에게 이미 충분히 익숙하고 애정을 가지고 있는 작품 속 장소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방문자들이 세트 제팅을 통해 실제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경험한 장면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에미상 수상 시리즈’인 화이트 로터스는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촬영지인 하와이 마우이섬의 포시즌스 리조트의 관심도도 올라갔다
©HBO홈페이지 캡처
에미상 수상 시리즈인 화이트 로터스는 관광업에 큰 기여를 했다. 시즌 1은 하와이의 마우이 섬에 위치한 포시즌스 리조트에서 촬영됐으며 드라마 방영 후 숙박시설 이용 가능 여부를 확인 하는 사람이 386% 증가했다. 시즌 2의 촬영지였던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유입됐다. 익스피디아의 조사에 따르면, ‘화이트 로터스’ 종방 후 시칠리아에 대한 검색량이 300% 증가했다. ‘화이트 로터스 효과’를 알아본 태국 정부는 화이트 로터스 쇼 제작자들에게 440만 달러(약 61억원)의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 시즌 3은 태국의 코사무이 섬을 촬영지로 선택하게 했다.
‘세트 제팅’과 연관된 ‘팝 컬처 관광’도 있다. 에어비엔비는 2019년부터 팝 문화와 관련 있는 약 90개의 다양한 공간들을 플랫폼에 업로드 했다. 작년에는 바비 드림하우스• 슈렉의 늪지 하우스 등과 협업을 진행했고 이는 1만3000건 이상의 언론 노출과 2억5천만 건 이상의 소셜 미디어 노출을 기록했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엔비의 CEO에 따르면 이는 기업 공개 발표보다 두 배 이상으로 노출된 수치다. 에어비엔비는 ‘컬처 아이콘’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공개하며 대중문화와 더 깊은 관계를 맺었다.
컬처 아이콘에서는 음악, 영화, TV,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 인사들이 호스트가 되어 놀라운 경험을 선사함. 예를 들어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업’에 나온 주인공 칼 프레드릭슨의 집에서 숙박 기회 등을 제공했다. 집 건물이 8천 개 넘는 풍선에 매달려 공중에 떠 있는 등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고 재현했다. 숙박객들이 영화 등을 테마로 한 숙소 또는 특정 영화의 세트를 그대로 재현한 곳에서 지낼 수 있게 하여 팬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쌓을 기회를 제공했다.
<출처=한국관광데이터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