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대표적인 나라라면 중국과 영국을 많이 떠올린다. 하지만 1인당 세계에서 가장 차를 많이 마시는 나라는 튀르키예다. 튀르키예 사람들에게 꼭 즐겨야 하는 음료이다. 실제로 튀르키예의 차는 어느 지역을 방문하든 쉽게 접할 수 있다.
소비뿐 아니라 연간 150만 톤의 차를 생산하는 세계적인 차의 강국이다. 특히 동부 흑해 지방의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오늘날 튀르키예 차의 70%는 리제 지역에서 생산되며, 아르트빈, 트라브존, 오르두 등 동부 흑해 지역과 기레순의 일부 지역에서도 생산된다.
‘초록빛 금’이라고 불리는 리제 차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찻잎을 재배하는 지방 중 눈이 내릴 정도로 추운 곳에서 생산되어 ‘가장 자연에 가까운 차’라고도 불린다. 이 리제에서 생산 된 차는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지역 대표 특산품 중 하나로, 선명한 붉은색과 어우러지는 초월적인 향과 풍미를 지니고 있다.
리제 차밭©튀르키예문화관광부
튀르키예는 매년 차를 5~6월, 7~8월, 9~10월 등 세 차례 수확한다. 이 시기에 포크트, 아이더, 그리고 앤저와 같은 지역을 방문한다면 농장에서 차 제조 과정 견학을 하거나 직접 수확에 참여할 수도 있다. 차를 직접 수확하고 전통 의상을 입고 사진 촬영을 하는 체험 프로그램은 가장 인기가 많다.
튀르키예가 차를 대하는 방식을 보면, 그들이 차를 최상의 상태로 즐기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 연구해 왔는지를 엿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튀르키예에서는 차를 끓일 때 여러 금속을 혼합하여 만들어진 두 개의 주전자를 포개어 우려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아래쪽에서는 물을 끓이고, 위쪽에서는 온수에 찻잎을 띄워 은은하게 우러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성 들여 우려낸 차는 일반적으로 작은 튤립 모양의 유리잔에 담아낸다. 먼저 위쪽 주전자에서 우러난 진한 차를 따르고, 아래쪽 주전자에서 끓인 물로 마시는 사람의 취향에 맞게 희석해서 따라준다. 설탕도 찻잔과 함께 제공되어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이 유리잔의 모양과 재질은 차의 따뜻함을 유지하면서도 아름다운 색까지 감상하게 해주어 맛과 더불어 시각적으로도 훌륭하다.
튀르키예를 여행하게 된다면 리제에 들러 튀르키예식 차를 마시며 수확 체험을 즐겨보길 권장한다. 해안을 마주한 산비탈의 차밭 풍경과 흑해의 낭만을 즐기며 또 다른 여행의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규한 gt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