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가 갈수록 심해지는 난기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기내식 등 객실 서비스 재정비는 물론, 난기류 대비 자체 훈련 및 데이터 확보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적 항공사들이 겪은 난기류는 1만4820건으로 벌써 작년 한 해 2만575건의 70%를 넘어섰다. 이어 지난달 4일에는 강한 난기류로 대한항공 여객기 탑승객 10명이 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난기류 문제가 심화되자 항공업계도 대응에 나선 것이다.
난기류로 인한 업계의 변화를 대표하는 건 컵라면이다. 뜨거운 국물 때문에 화상 사고 위험이 큰 한편 탑승객의 수요도 큰 기내식이기 때문이다. 저비용항공사(LCC)업계는 우선 기내 컵라면 판매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난기류 대비 안전 조치를 더했다.
이스타항공은 컵라면에 ‘화상 주의’ 스티커를 부착하고, 뜨거우니 조심하라는 멘트와 함께 쟁반을 사용해 전달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화상에 대비해 컵라면 물 온도를 조절, 전용 비닐백에 넣어 제공한다. 마찬가지로 비닐백을 활용하는 제주항공의 경우, 애초부터 기내식 등을 판매하는 ‘에어카페’ 서비스를 안전 고도 진입 이후부터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CC와 달리 컵라면이 기내 서비스에 속하는 대형항공사(FSC)는 일반석에 한해 컵라면 제공을 중단한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5일부터 장거리 노선 컵라면 서비스를 콘덕, 피자 등 국물 없는 다양한 간식으로 대체했다. 기존에도 컵라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던 아시아나항공은 현행대로 커피와 차 서비스를 유지한다.
아울러 항공사들은 탑승객 대상 안전관리 확대와 더불어 자체적인 난기류 대응 역량 강화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자체 보유한 비행훈련장치(FTD)를 통해 운항 승무원의 난기류 비행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FTD는 가상 환경에서 조종이 가능한 모의비행 훈련장치로,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100여개 이상의 비정상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구현한다.
티웨이항공은 객실 승무원 서비스 매뉴얼을 난기류 대응 중심으로 보충하고 난기류 상황 시나리오 훈련을 진행 중이다. 또 비행 전 브리핑에 난기류 대비 안전벨트 착용 권고를 추가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중·장거리 전 노선의 객실 서비스를 착륙 40분 전까지 마무리하는 등 안전 업무가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서비스 개편을 실시했다. 또한, 지난해 6월 사용 계약을 체결한 ‘난기류 인식 플랫폼(ITA)’을 통해 난기류 데이터 확보 및 활용에도 힘쓰고 있다. 국제항공운송 협회(IATA)가 개발한 ITA는 전 세계 21개 회원사가 운항하는 항공기들을 통해 측정한 난기류 정보를 객관적 수치로 변환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에미레이트항공 등 세계적인 항공사들과 함께 난기류 관련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안전 운항에 활용하고 있다.
<자료 출처=에어포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