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20년은 외부악재에 따른 부도, 인가취소 등으로 *BSP 가입여행사 수가 줄어든 요인이었다면, 코로나 사태를 겪은 최근 5년은 자진반납이 대세를 이루고 있어 달라진 여행시장의 풍토를 느끼게 한다.
한때 여행사를 운영하는 대표들의 자존심과도 같았던 BSP 자체발권은 이제 중하위권 여행사들에게는 유지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 졌고, 카운터 1명 인건비도 보전할 수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실제 BSP가입 여행사의 월 항공권 발권매출이 5억 원일 경우 카운터 1명, 10억 원 일 경우 2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숙련도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긴 하지만 최소 월 400만원 정도가 보통의 임금수준. 여기에 BSP에 가입했다면 기본적으로 년 300만 원대 이행보증보험, 타스프 사용료 70만원, 토파스와 세이버 이용료 300만 원 등 연간 7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기본적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BSP여행사들은 여행시장이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월 10억 원을 발권했다고 가정할 경우 유류할증료를 제한 수익 8억 원 중 2% 약 1600만원 수익에서 이것저것 빼면 1000여만원으로 2명의 카운터 월 인건비를 지급하기도 벅찬 상황이다. 최근에는 외부악재들로 인해 발권액이 더 낮아져 중하위권 여행사들은 거의 대부분이 적자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항공사들의 발권수수료가 이미 2010년부터 사라져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돼 BSP가입에 따른 메리트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 최근 발생한 비상계엄사태와 제주항공 추락사, 에어부산 화재사고 등 굵직한 여행악재들로 인해 BSP 반납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BSP가입 여행사의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1997년 IMF사태 당시에는 500개 여행사가 활동했다. 발권량도 1조300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IMF 사태를 겪으면서 1999년 100여개 업체가 도산해 400개 여행사만이 BSP 발권의 명맥을 이었다.
이후 해외여행시장이 활성화되면서 2008년 900개로 정점을 찍었고 발권량도 6조원에 육박했다. 이후 2010년대 온라인 시장이 발달과 더불어 항공사들의 발권수수료 제로화 시행으로 점차 BSP 가입여행사가 줄어들기 시작해 코로나 직진인 2018~2019년 600여개 사가 활동했다.
그러다 4년여의 긴 코로나한파를 겪은 2024년 현재 BSP 여행사는 2008년 대비 50%, 코로나 직전 대비 25%가 감소한 450여개 사가 활동하고 있다.
BSP 가입여행사 모 대표는 “대형여행사들은 BSP 발권량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B2B 프로모션을 하면서 항공사로부터 볼륨인센티브나 좌석 지원을 받는 등 BSP발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월 매출 10억원 대 이하 여행사들의 경우 사실상 이번 사태가 아니어도 이미 오래전부터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BSP 가입여행사(대리점)는 IATA인가 여객대리점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국제선 항공권을 발권할 수 있는 대리점으로, BSP에 가입해야 한다. BSP란 IATA에서 운영하는 항공운송결제체계로 대리점과 항공사의 자금 정산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류동근 기자> dongkeu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