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여행·항공업계 실적(연결재무제표 기준)이 뚜렷한 양극화 양상을 보였다. 대한항공은 수요 회복에 힘입어 실적 독주를 이어갔고, 대한항공과 통합 발표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첫 분기 실적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실적이 대폭 상승했다.
반면, 중소 여행사와 LCC들은 수익성이 악화되며 적자 전환하거나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업계 전반의 회복 흐름은 분명하나, 기업 규모에 따른 실적 격차는 오히려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다.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이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매출 6조4918억원, 영업이익 4310억원, 당기순이익 3498억원을 기록하며 독주를 이어갔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소폭 감소했다는 점에서 성장세는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주목할 점은 아시아나항공이다. 통합 절차 이후 조직 안정화가 이뤄지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1528억원에서 144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가장 큰 폭의 상승이며 대한항공과의 통합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기타수익(3128억원) 상승 및 기타비용(1043억원)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기타수익 상승은 순외환차익이 전년동기 대비 151억원, 잡이익이 2231억원 상승했다. 또한, 기타비용 하락은 외화환산손실이 1499억원 하락했다.
다만, 영업손실(재무제표 기준)이 79억원으로 항공운송(본업)의 수익 창출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안정성 확보를 위해 영업이익 개선을 통한 수익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327억원, 4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특히 제주항공은 전년 동기 471억원의 흑자에서 급락한 실적이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흑자를 유지했지만 수익성은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여행업계에서는 하나투어가 매출 1684억원, 당기순이익 143억원으로 여전히 여행업계 선두를 지켰지만, 매출과 수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모두투어는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영업이익 13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과도한 부채로 인한 400억원에 가까운 금융비용 부담이 지속됐다. 이 중 이자비용이 362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의 흑자 전환에는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중소 여행사들의 실적은 대조적이다. 노랑풍선은 당기순손실 1.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전년 동기 흑자에서 올해 적자 전환했다. 참좋은여행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를 뒤흔든 참사와 계엄 논란, 조기대선 등의 여파로 불안정한 정국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동시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업 규모에 따른 실적 양극화가 명확히 드러났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형사는 통합 및 재무 안정성에 기반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 여행사 및 LCC는 수익성 확보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규한 기자> gt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