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를 기반으로 패키지, 땡처리 부업을 사칭한 조직적 사기 수법 ‘팀미션’이 활개치고 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사기를 입은 피해자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4월 21일자 첫보도>
카카오톡 단톡방과 각종 SNS를 통해 여행 부업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린 뒤 관심을 보인 이들을 유인해 ‘팀미션’ 이라는 명목 하에 단계별 송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피해자를 끌어모으는 수법은 다음과 같다. ‘초특가 땡처리여행,
여행부업 모집’이라는 오픈채팅방은 참여자가 500명이 넘는 단톡방이다. 다만,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계정들은 유령계정 혹은 사기조직, 피해자들이 모여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이 가담해 체계적인 방법으로 사기를 친다. 팀미션이라는 명목 하에 여섯 명의 부업 팀방에 초대한 뒤 투자자 혹은 피해자인 척 교묘한 연기를 펼친다. 초대된 여섯 명 중 피해자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15단계에 걸쳐 이어진 팀미션 중 단톡방 참가자 여섯 명이 적게는 10만원부터 50만원, 100만원, 500만원, 1000만원 단위의 금액까지 돌아가며 사기조직이 만든 여행사 사이트의 패키지 상품을 구입한다.
상품 가액의 몇퍼센트를 추가 지급한다는 명목하에 팀으로 진행된 사기로 인해 피해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실제로 만난 피해자는 3300만원의 금전 손해를 입었으며, 단톡방 내 사기 조직은 “마지막 4건만 더 하면 수수료와 함께 환급된다.”는 식으로 심리적 압박을 가하며 송금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이름과 프로필 사진까지 정교하다. 사기 조직은 모두 피해자인 척하며 “한숨도 못 잤다.”, “저도 빨리 끝내고 싶다.” 등 유사한 대화를 반복했다. 이들은 피해자인 척하며 피해자의 불안을 자극하고 책임감을 유도했다.
사기 조직은 피해자가 중도에 포기하려 하자, “중도 포기시 수수료 100% 발생한다.”, “당신 때문에 나도 손해를 입었다.”, “내용증명을 보낼 것”이라는 식의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
피해자의 주장에 따르면 팀미션 사기는 짜고치는 고스톱과 같다. 단톡방 자체가 연극 무대다. 피해자만 제외한 모든 인물이 역할을 나눠 심리전을 벌인다.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고립되면 판단력을 잃고 송금을 반복하게 되며, 심지어 대출까지 감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주목할 점은 피해자가 의심과 자금 부족을 호소하자, 사기 조직이 대출을 받아 직접 회사로 오라고 유도했다는 점이다. “옆에서 4건을 도와주겠다”며 대면까지 제안한 것이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인스타그램 DM, 블로그 등을 통해 ▲여행사 사이트(사칭) ▲땡처리 여행 부업 ▲패키지 상품 부업 ▲팀미션 부업 ▲취소 건 대행 리워드 등의 문구로 피해자를 끌어들이며 팀미션 수법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사기 조직은 대부분 ‘미션 수행’, ‘단계별 송금, ‘빠른 환급’을 명목으로 금전을 갈취한 후 연락을 끊거나 더 큰 금액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
여행업계를 사칭한 사기 수법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당국의 신속한 수사와 제도적 방화벽 구축, 여행업계 차원의 실태 파악과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규한 기자> gt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