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캐나다 내 고물가, 경기불황 등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감소하고, 캐나다 국내여행 선호도가 급증했다.
캐나다 여행객들은 해외 유명 관광지를 직접 방문하는 대신 비슷한 분위기와 경험을 제 공하는 덜 알려진 국내 여행지를 찾기 시작하면서 트래블 듀프(Travel Dupe)라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듀프(Dupe)는 듀플리케이트(Duplicate)의 줄임말로, 뷰티?패션 업계에서 고가 브랜드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한 유사품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그런데 이 개념이 관광분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만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항공료, 숙박비, 식비 등 여행 관련 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오버투어리즘 문제까지 심화되면서, 관광지의 혼잡함과 현지 주민들의 피로감이 여행의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등장한 트래블 듀프 트렌드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한적하고 특별한 여행을 즐기고자 하는 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관광 트렌드에 발맞춰 글로버스, 투어포펀, 캘거리투어와 같은 주요 여행사들이 캐나다 내 유럽의 분위기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관광 상품들을 출시하면서 현지 여행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카나나스키스 컨트리의 ‘쓰리 아일 레이크’©앨버타관광청
장점은 뭘까?
여행 비용 절감 : 트래블 듀프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유명 관광지는 항공료, 숙박비, 입장료, 식비 등 전반적 여행 비용이 비싸지만, 비교적 덜 알려진 여행지는 같은 수준의 만족감을 훨씬 낮은 비용으로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 대신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스트래트포드를 선택하면 비슷한 분위기의 유럽 감성을 훨씬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이렇게 트래블 듀프는 한정된 예산으로도 더 길고 풍성한 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며, 젊은 세대나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혼잡함에서 벗어난 여유로운 여행 : 유명 관광지는 늘 관광객으로 붐비고, 주요 명소에서는 긴 대기줄이 존재하지만, 트래블 듀프 여행지는 비교적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행객들은 여유로운 환경 속에서 현지 자연과 건축, 음식 등을 한층 더 깊이 있게 경험함으로써 여행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현지 문화 사람들과의 교류 : 트래블 듀프의 또 다른 장점은 현지 문화와의 진정성 있는 만남이다. 유명 관광지에서는 상업화가 심해져 현지 전통보다는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덜 알려진 지역에서는 현지인들의 일상과 문화를 보다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지역의 주민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생활 방식을 배우거나, 전통시장 또는 소규모 카페를 방문하면서 현지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이런 경험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문화적 교류와 이해의 기회로 이어진다.
새로운 여행지 발견 : 여행객들은 기존의 유명 관광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특별한 장소를 찾는 과정에서 색다른 만족감을 느낀다.
그렇다면, 단점은?
관광 인프라 및 편의시설 부족 : 트래블 듀프 여행지는 유명 관광지에 비해 접근성이 좋지 않고, 숙박시설, 음식점 등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선택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여행자의 취향에 맞는 숙소나 식당을 찾기 어렵고, 일부 지역은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다.
관광지에 대한 정보 부족과 불확실성 : 트래블 듀프 여행지는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 온라인 후기나 여행 가이드북 자료가 적어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고, 실제 방문했을 때 기대와 다른 환경을 마주할 수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여행객들에게 스트레스로 느껴질 수 있다.
상징적 경험의 부족 : 유명 관광지는 그 자체로 상징성과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파리의 에펠탑,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문화적 상징으로 여겨진다. 트래블 듀프 여행지는 이러한 상징적 가치나 특별한 감동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

©토피노관광청
캐나다 내 트래블 듀프 여행지
브리티시콜롬비아주 빅토리아 : 빅토리아는 작은 영국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영국 풍의 건축, 정원, 티 문화 등이 어우러져 있다. 런던을 포함한 유럽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고풍스러운 유럽 분위기를 캐나다 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알버타주 제스퍼 국립공원 : 그랜드 캐니언의 축소판으로 불릴 만큼 인상적인 절벽과 협곡을 자랑한다. 산책로와 전망대가 잘 정비되어 있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하이킹 코스, 빙하 투어, 야생동물 관찰 등 다양한 액티비티 체험도 가능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 토피노 : ‘바다와 함께 사는 마을’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로서 열대우림 속 트레일과 웅장한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는 캐나다의 대표적인 서핑 명소이다. 해당 도시는 호주의 바리언베이를 연상시켜 힐링 여행지로 사랑받고 있다.
한국 또한 전 세계의 유명 관광지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트래블 듀프 관광지를 보유하고 있다. 일례로, 제주 예술인 마을은 파리의 예술가 마을인 몽마르트 언덕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감성적인 카페 문화와 해안가를 보유하고 있는 강릉은 미국의 포틀랜드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트래블 듀프는 단순히 여행 경비를 절약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보다 나은 여행의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전 세계의 숨겨진 보석 같은 장소들이 알려지면서, 기존에 당연하게 여겨졌던 여행 방식에 대한 재해석과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한국의 트래블 듀프 관광지도 신규 관광수요를 창출하고 국내외 관광객의 지역 방문을 견인하는 관광 콘텐츠로써 활용되길 기대해본다.
<출처=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